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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약품 수출? 그 이면의 FACT

'00제약, 중동 2개국 의약품수출 성공'

아주 흔한 기사 제목이다. "00제약, 중남미 의약품 최대 시장 남미 진출"도 마찬가지다. 

한 줄 짜리 소식을 들어가보면 해당 제약사가 어떻게 남미 시장에 진출했는지, 진출한 의약품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쓰여있다. 

5문단 정도에 그치는 간단한 설명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제약 업계에 사정에 밝지 않은 이들이 보면 무심코 지나갈 수 있다. 

'소화성 궤양용제' 등 어려운 약물 용어는 물론, 해외 규제당국 이름마저 낯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줄짜리 제목 또는 간단한 기사 속을 들여다보면, 숨은 진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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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난과 역경? 도대체 뭐길래 

제약 바이오 산업의 본질은 '규제'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국내 식약처 규제를 뚫어내는 것도 힘들지만 해외 규제 당국 심사는 더욱 어렵다. 

말조차 통하지 않는데다 각국의 규제 수준이 판이하게 다르고 현지 특유의 문화 때문에 고난과 역경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는 "다른 산업도 수출은 힘들지 않나"라고 물을 수 있다. "얼마나 대단한 고난을 겪는다고 생색을 내려고 하느냐"라고 비아냥댈 수도 있다. 

하지만 제약사들이 해외 각국에서 마주한 현실은 상상 이상이다. 

남미에서는 공공 입찰 당일, 심사 담당자가 메시지 한통으로 기약 없이 미팅을 취소해버리는 일이 생긴다. 

의약품 허가를 위한 사전 미팅에서 갑자기 전기가 나가버려 자가발전소가 비치된 미팅 장소를 섭외해야 하는 일도 숱하다. 

중동 쪽은 갑자기 ICH 이상의 높은 규제 수준을 요구해 업계 담당자는 곤혹을 치루게 만든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진 규제 당국 GMP 실사단이 국내 공장으로 찾아오면 통번역은 기본이고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맞춰야 한다. 

현지 파트너사 또는 RA(해외 규제 당국 의약품 인허가 심사) 컨설팅 업체를 섭외하다가 국내사들이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이뤄지려던 찰나, 작은 변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수출길을 막는 것이다.

제약사 수출 담당자들이 밤샘 업무에 돌입하면서 고군분투해온 배경이다. '의약품 수출'이란 한줄 이면에 가려진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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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DE IN KOREA

그런데도 국내 제약사들은 지구촌 구석구석을 'MADE IN KOREA'로 물들이고 있다.

우리 의약품들은 북미(미국, 캐나다 등), 중남미(브라질, 멕시코 등) 아시아(중국 등), 유럽, 아프리카로 뻗어 나가고 있다.

물론, 이들은 글로벌 빅파마들만큼 압도적인 신약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전 세계 곳곳에 거대한 의약품 공급망을 갖춘 것도 아니다. 

열악한 상황에서 일당백으로 맞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것이다.

숱한 어려움을 거쳐 해외 시장을 개척한 제품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속에서 '국가대표'란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는 이유다. 

수년 동안 치열한 노력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온 제약사들을 향해 '국가대표'란 닉네임을 붙일 수 있다는 뜻이다. 

손흥민 선수 공식 인스타그램

# 국가대표 그리고 손흥민

그렇다면 국가대표란 무엇일까.

카타르 월드컵 3주가 남은 2022년 11월 1일,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왼쪽 눈두덩이는 퉁퉁 부었고 콧속에선 피가 흘렀다. 좌측 안와 부위 네 군데 골절이었다. 

즉시 수술대에 올랐고 의사는 최대 6주간 절대 안정을 권고했다. 최소한 6주이지 사실상 3개월이 필요했고 월드컵 출전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뜻밖의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SNS를 통해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뛰는 건 많은 아이들이 축구선수로 성장하면서 꿈꾸는 일이다"이라며 "저 또한 그 꿈을 지금까지 변함없이 가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여러분들이 참고 견디며 써온 마스크를 생각하면 월드컵에서 쓰게 될 저의 마스크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이 마지막 쓴 문장이 압권이었다. 그는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그 가능성을 보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앞만 보며 달려가겠다"며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월드컵 대표 선수가 되기 위해”라고 밝혔다. 

결국 그는 마스크를 끼고 약 3주만에 우루과이전에 풀타임 출전했다. 가나전은 물론 포르투칼전에서는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16강에 올렸다.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16강의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국가대표'는 그런 것이다. 나라를 대표해 가슴에 새긴 태극마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고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원천이다. 

국가대표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헌신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면 많은 국민들이 찬사를 보내는 이유다. 

이들의 헌신 덕택에, 세계 속에서 빛나는 대한민국을 목도할 수 있어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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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대표 제약사가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제약 업계에도 국가대표란 키워드를 붙일 만한 주인공들이 있지 않을까.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려고 해외 규제 당국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제약사들 말이다. 

그들은 '글로벌 사업본부' 또는 '해외 영업팀'이란 이름으로 가깝게는 아시아의 이웃나라, 심지어 적도 주변을 넘나들고 멀게는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팜뉴스(약사신문)가 36주년 창간기획 연속 시리즈로 "국가대표 제약사, 국가대표 의약품'을 준비한 이유다. 

자칫 무심코 넘길 수 있는 의약품 수출 성과을 둘러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동시에 '국가대표 의약품'의 가능성을 지닌 제품의 잠재력을 짚어보기 위한 목적이다. 

본지는 지난달 17일 '특별 취재팀'을 구성한 이후 제약업계 글로벌본부 관계자부터 해외영업팀은 물론 제약사 대표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번 창간 특집은 "북미 국가대표' 휴온스, 리도카인 수출 '비하인드 스토리' 1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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