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출시 초기부터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을 평정한 HK이노엔의 케이캡이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의약품 시장 1위 미국과 2위 중국에 잇따라 진출한 것에 더해 중남미, 동남아 등 전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팜뉴스(약사신문)가 HK이노엔을 '국가대표 제약사'로, 케이캡을 '국가대표 의약품'으로 선정한 배경이다. 케이캡은 현재까지 기술이전과 완제품 수출 등 다양한 형태로 전세계 35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앞으로 총 100개국으로 영토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 출시 초기부터 불러일으킨 '돌풍'

HK이노엔은 지난 2019년 국내 30호 신약으로 P-CAB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을 선보였다. 케이캡은 국내에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 총 5가지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초창기부터 케이캡은 '돌풍'을 일으켰다. 출시 첫 달에만 원외 처방액 15억 3000만원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고 이는 곧 실적으로 증명됐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은 출시 첫해 원외처방액 기준 32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20년 719억원, 2021년 1096억원으로 데뷔 3년만에 연간 처방실적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022년에는 1295억원을 달성하며 4년 연속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처방 실적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이어갔다.
 

사진. HK이노엔 CI
사진. HK이노엔 CI

# 가파른 성장의 배경, '우호적으로 조성된 대내외 환경'

이처럼 케이캡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배경에는 외부적인 환경과 내부적인 요인이 있다. 

먼저 외부적 환경을 살펴보면,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수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도 함께 성장 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수는 지난 2016년 420만명에서 2020년 458만명으로 9%가량 증가했고 이 기간 동안 연평균 증가율도 2%대를 기록했다.

이와 동시에 시장 규모 또한 커지고 있는데, 유비스트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기준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3058억원으로 이는 전년(2603억원) 대비 약 17% 증가한 수치다.

다음으로 내부적인 요인은 케이캡이 기존에 시장을 지배하던 PPI 제제와는 다른 기전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는 전통적으로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Proton Pump Inhibitor) 제제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지배해왔다. 프로톤 펌프는 위산의 구성성분인 수소이온을 분비하는 효소인데, 이것을 억제하면 위산분비가 줄어 들어 증상이 개선되는 기전이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인 P-CAB제제로 위산 분비 최종 단계에서 작용하는 프로톤 펌프 효소와 칼륨이온이 가역적으로 결합해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 

기존 PPI 제제가 위산에 의해 활성화된 이후에 비가역적으로 결합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기전으로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식사 전후와 관계 없이 복용이 가능하다는 장점 등으로 이처럼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케이캡이 보유하고 있는 적응증 중에서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대한 내용은 국내 제품 중 케이캡이 유일하다. 또한 정제(25mg/50mg)와 물 없이 입에서 녹는 제형인 '구강붕해정제(25mg 허가/50mg 출시)' 등 다양한 제형을 내놓으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올해 초 출시한 케이캡정25mg은 국내에 출시된 P-CAB계열 제품 중 유일하게 출시된 저용량 제품이다"라며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에 처방하는 제품으로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의 처음부터 치료 후 효과 유지까지 시장을 더욱 넓히는 기반을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 현재 美・中 시장 포함 전세계 35개국 진출 

흥미로운 점은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의 변화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에 맞춰 HK이노엔 역시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 

케이캡은 현재까지 해외 35개국에 기술수출이나 완제수출형태로 진출한 상태다. 

전세계 의약품시장 1, 2위인 미국과 중국에 잇따라 진출한 것은 물론이고 전체 40조원이 넘는 중남미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 멕시코 등 다양한 대륙 내 시장 규모 1~2위를 다투는 국가에 진출하고 있다. 

현재 중국과 몽골,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6개 국가에서 허가가 완료됐고 이 중 중국과 필리핀에서는 지난해 현지 출시 완료한 상태다. 올해 1월에는 중국에서 '의료보험 적용 의약품'으로 등재됐는데, 2023년 3월부터 실제 보험적용이 되기 시작하면서 판매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는 앞서 허가 받은 미란성 식도염 적응증에 이어 최근 십이지장궤양 치료 적응증 추가도 신청한 상태다. 
 

사진. HK이노엔 '케이캡'
사진. HK이노엔 '케이캡'

# 지속적인 임상 연구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목표는 100개국 진출

이뿐만이 아니다. HK이노엔은 해외 학술저널 논문 등재나 추가적인 임상 연구 등을 통해 케이캡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기준, 케이캡과 관련해 총 69건의 임상연구가 완료됐거나 진행 중에 있으며 30여편의 논문이 국내외 유수 저널에 게재됐다.

HK이노엔 측은 "최근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를 활용해 케이캡과 PPI계열 제품들의 간 독성 위험을 비교한 연구를 진행했다"라며 "연구 결과, 케이캡은 다른 PPI계열 약물들에 비해 간 독성 위험이 27%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PPI 약물 6종 대비 낮은 간 독성 위험률을 보였다"라고 전했다.

그려먼서 "이밖에도 케이캡의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해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위·십이지장 궤양 예방요법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경구용 항응고제(NOAC)와 병용투여 시 위장관 출혈 부작용을 억제하는지 확인할 목적으로 임상 1상을 승인 받았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 3제요법에 대한 케이캡의 용량별 안전성 및 유효성 확인 목적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HK이노엔은 전세계 100개 국가에 케이캡의 깃발을 꽂는다는 방침이다.

HK이노엔 곽달원 대표는 "케이캡은 국내의 경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 치료 적응증까지 보험적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수출 계약, 후속 임상, 품목 허가, 현지 출시 등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 많은 국가에 진출하기 위해 새로운 파트너 발굴에 집중하고 있으며, 케이캡이 블록버스터 국산 신약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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