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주요 제약 '오대장' 신년사 분석 시리즈 2편의 주인공은 일동제약이다. 일동제약의 신년사에서 빼놓지 않는 단어가 있다. 그 단어는 대다수 제약사들이 당연하게 여기지만 일동은 신년사 가장 앞줄에 그 단어를 넣는다. 일동 신년사에 담긴 '속뜻'은 무엇일까. 앞서 대웅 신년사 분석에 이어 '일동제약 크레이지'를 소개한다. 

# '미쳤다'는 어떤 의미일까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세간에 떠도는 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메시의 폼이 미쳤다'는 문장이다. 유명 축구 선수 메시가 매순간 최고의 폼을 유지하며 높은 수준의 축구를 보여주면서 월드컵을 들어올렸다는 의미다. 

다른 단어도 있지만, 축구 팬들은 '미쳤다'는 말 이외에 별다른 언급하지 않는다. 그만큼 '미쳤다'는 하나의 분야를 끊임없이 파고들어 뛰어난 성과를 꾸준히 보여주는 사람을 위한 찬사다.

놀라운 사실은 잠재력 면에서 '~에 미쳤다'는 표현이 가능한 제약사가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바로 일동이다.

일동은 어떤 잠재력을 가지고 있을까. 이는 다년간의 신년사에서 등장한 첫번째 키워드로 파악 가능하다. 

2023년 일동제약 시무식 모습

# 일동의 반전은 뭘까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키워드가 'R&D'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일명 '윤웅섭 체제'가 본격화한 이후 일동제약이 수년간 R&D에 전력을 기울여왔다는 이유에서다. 신약 개발을 기치로 내걸고 회사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R&D를 쏟아온 일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년사에서는, R&D가 최우선 순위가 아니다. 

오히려 일동 CEO들이 매년, 가장 먼저 꺼낸 화두는 '품질 최우선'이었다.

2019년 일동은 시무식 당시 ▲품질 최우선 ▲계획대로 실행 ▲경영효율성 증대 3대 경영방침을 발표했다. 2020년에도 경영지표로 ▲품질 최우선 ▲신속한 실행 ▲수익성 향상을 내걸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2021~22년 신년사 내용이 비공개된 점을 고려해도, 올해 신년사에서 또 다시 '품질 최우선'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일동은 계묘년 경영지표를 ‘사업구조의 질적인 도약과 혁신’으로 정하고, 3대 경영 방침으로 ▲품질 최우선 ▲수익성 증대 ▲생산성 향상을 강조했다.

다른 단어는 바뀌었지만 오로지 '품질'이란 단어는 변하지 않았다.

윤웅섭 일동 부회장
윤웅섭 일동 부회장

# '품질'에 미친 '일동제약'

수년째 빼놓는 법이 없다. 일동은 매년 초마다 시무식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품질 최우선'이란 메시지를 전파해왔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일동은 임의제조 등 약사법 위반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기업이 아니다. 그런데도 신년사에서 일동 CEO들은 가장 먼저 '품질'에 외치고 또 외쳐왔다. 

임원방의 가장 높은 위치에도 '품질 최우선'이란 글자가 쓰여 있을 정도다. 대다수 제약사들은 당연하게 여기는 가치를 일동은 매년 강조하고 설파해왔다. 아이러니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일동 사장의 입에서 '글로벌'이 튀어나왔다

팜뉴스는 궁금했다. 일동제약이 유독 품질을 강조하는 배경을 말이다. 

먼저 취재진은 지난해 5월 팜뉴스와 만난 서진식 사장의 인터뷰 속에서 작은 실마리를 찾았다.

 "글로벌 업체는 경영 방침에 ‘품질 최우선’이 없다. 전부 지키고 있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직원들한테 얘기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지키지 않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는 갈 길이 조금 남아있다. 지금의 품질 수준은 우리가 원하는 수준과 차이가 크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차이를 엄청난 노력으로 좁히고 있다. "

서 사장의 입에서 '글로벌'이란 단어가 나왔다. 일동이 수년 전부터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품질을 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품질 담보하지 않은 모든 의약품 개발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 품질은 곧 일동의 다른 이름

이는 윤원영 일동홀딩스 회장의 회고록 ‘인간을 향한 빛, 생명을 향한 빛’에서 "일동은 누구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며, 일동의 다른 이름은 '품질'"이라는 대목과 일맥 상통한다.

일동 그룹의 뿌리에 '품질'이 스며있다는 얘기다.

품질은 신약 개발 성공과도 직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동이 추구하는 품질 영역은 아주 높은 수준"이라며 "품질은 곧 신약 개발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준에 부합해야 차후에 기술 이전을 했을 때도 반환되지 않고 나갈 수 있다. 데이터가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반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약 개발 제품의 모든 생산 영역과도 맞물리는 가치가 품질"이라며 "해외로 나가려면 시제품, 임상시약, 완제품이 됐든 제조 품질이 좋아야 글로벌 임상 수준에 맞출 수 있고 이는 모든 면에서 품질 수준을 높여야 가능하다, 단순히 생산 제조 단계가 아닌 글로벌 스탠다드를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동은 신년사마다 품질을 강조하고 그 이후에 신약과 R&D를 강조해왔다. 세간의 예상처럼 신약이 최우선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품질을 우선순위에 두고 신약 개발을 추진해왔다는 뜻이다. 

결국 정도를 걸어온 덕분에 성과도 따라오고 있다. 

2형 당뇨병,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등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장했고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조코바)도 식약처 허가를 앞두고 있다.  

품질을 향한 일동 특유의 광기가 올해도 이어진다면 내년 이맘때쯤 비로소 '일동이 미쳤다'라는 평가가 들려오지 않을까. 기본과 정도를 잊지 않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일동맨들의 또 다른 신년사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