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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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지난 17일 방한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는 재산만 2조달러(약 2800조원)에 달한다. 막대한 부와 권력을 가져 '미스터 에브리씽(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남자)'이라고 불리는 그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이 화제였다.

방한 당시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것이 또 있다. 바로 빈 살만 왕세자의 'M자형 탈모'였다. 지난해 국내 탈모 환자는 약 24만3000명으로 추산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잠재적 환자를 더하면 10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의 탈모가 온라인을 달궜던 이유다.

23일 탈모에 대한 뜨거운 관심만큼 국내 관련 치료제 시장 규모도 약 1300억원으로 추산될 만큼 커졌다. 지난 2020년 4분기 전체 경구용 탈모 치료제 시장에서 처방량 기준 1위(아이큐비아(IQVIA)·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기준)를 달성한 제품은 GSK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였다. 아보다트가 의료진과 환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탈모 치료제는 5-α 환원효소 억제제인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 성분 계열이다. 오리지널은 각각 GSK 아보다트와 한국오가논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다. 이 외에 두피에 바르는 미녹시딜 성분 의약품 등이 있다. 

오리지널인 아보다트, 프로페시아 인기에 힘입어 출시된 제네릭만 수백 여개에 달한다. 경쟁이 치열한 탈모 시장에서 아보다트가 처방량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데이터'였다. M자형 탈모에 더해 피나스테리드에 반응 없는 환자의 발모 효과, 복용 3개월부터 나타는 빠른 반응 등을 데이터 근거 중심으로 풀어내며 국내 시장을 공략했다. 아보다트가 어떻게 한국 남성이 가장 많이 복용한 경구용 탈모 치료제가 될 수 있었는지 보도한다.

▶아보다트, 피나스테리드 대비 우수한 발모 효과 임상으로 입증...M자형 탈모도 '쑥쑥' 

탈모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되면서 시작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DHT에 의해 모발이 자라서 빠지기까지 걸리는 성장 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과정이 반복되면, 모공이 좁아져 흔히 말하는 대머리가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하기에 머리카락이 얇아지는 초기부터 탈모 증상을 의심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보다트는 5-α 환원효소 제1형과 제2형 모두를 억제하는 듀얼 이펙트(Dual Effect) 제제로 혈중 DHT 농도를 90%까지 낮춰 머리카락 수와 굵기 개선에서 효과를 보인다. 특히, 아보다트는 임상을 통해 국내 남성 10명 중 8명이 골칫거리로 여기는 M자형 탈모에서 발모 효과를 입증했다. 917명의 남성이 참여한 다국적 3상(DOI: https://doi.org/10.1016/j.jaad.2013.10.049)을 통해 피나스테리드 대비 앞이마 모발 성장 효과가 70.6% 높게 나타났으며 정수리 모발 성장 효과도 28.6%(median score 0.58vs.0.34, P=.002) 높았다는 결과다.

이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탈모 환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치료 요소가 '발모 효과'이기 때문이다. 앞이마 모발은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도 있기에 성장 효과를 가장 많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또한, 아보다트는 메타 분석을 통해 피나스테리드 대비 효능과 안전성을 연구도 있다. 연구자 글로벌 사진 평가에 따라 아보다트 복용군과 피나스테리드 복용군의 평균 앞이마 차이는 0.63(p<0.01), 정수리는 0.68(p=0.02)로 나타났다. 전문가 사진 평가에서도 앞이마와 정수리 차이는 각각 0.25(p<0.00001), 0.17(p<0.00001)을 보였다. 아보다트 복용군 정수리와 앞이마 모발이 피나스테리드 복용군 대비 통계적으로 향상, 피나스테리드 대비 탈모 개선에 효과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GSK 아보다트
GSK 아보다트

▶한국인 대상 임상에서도, 피나스테리드 반응 없는 환자군도 모두 '효과'

일본, 브라질과 함께 전세계 탈모 치료 시장에서 톱3를 형성하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GSK는 아보다트 출시와 함께 전략적으로 각 시장에 적합한 임상 데이터를 마련하고 있다. 아보다트의 강점으로 꼽히는 부분이 임상 데이터다. GSK의 전략적 판단이 있다.

남성형 탈모 치료제 최초로 한국인 대상 임상을 한 아보다트는 18~49세 환자 153명을 대상으로 위약군과 비교해 모발 수 증가 효과를 입증했다. 아보다트 투약 6개월 시점에서 머리카락 수 평균 변화를 측정한 지표가 12.2/cm2로 위약군 4.7/cm2 보다 3배 높았다.

이 외에도 한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가 많다. 아보다트 3상이 대표적이다. 피나스테리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 대상으로 한 연구, 안전성·내약성을 확인한 시판후조사(Post Market Surveillance, PMS) 결과, 안전성 평가를 위한 후향 차트분석 연구(retrospective chart review study) 등도 있다.

예로, 피나스테리드로 6개월 치료했지만 유의한 임상적 개선이 없는 한국 남성 3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보다트로 처방을 변경해 6개월간 복용한 결과다. 치료를 완료한 31명 중 77.4%가 증상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아보다트 투약군이 피나스테리드 대비 모발 밀도와 모발 두께 측면에서 각각 10.3%, 18.9%까지 유의하게 증가했다.

▶탈모 치료 중간 포기...아보다트, 복용 3개월부터 빠른 변화 이끌어

아보다트가 데이터로 입증한 또 다른 강점은 복용 3개월 만에 나타나는 발모 효과다. 탈모 치료제는 일정 기간 복용해야 효과를 보인다. 탈모 환자 중에 기대한 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치료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이유다. 

아보다트는 복용 3개월부터 치료 효과가 나타나 비교적 빠르게 체감할 수 있다. 이는 다국적 3상에서 아보다트 복용 3개월, 6개월 시점에 치료 효과를 보니 피나스테리드 대비 모발 수가 더 빠르게 증가했다는 내용으로 확인됐다. 치료 시작부터 꾸준히 복용할 수 있도록 습관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점이다. 

여기에 아보다트는 먼저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개발·허가받았다. 시장에 출시된 지 20년이 넘는 시간 만큼 안전성을 확보했다. 장기간 복용하는 탈모 치료제 특성상 안전성 부분도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탈모 치료제는 발모 효과만큼 장기 복용 안전성과 경제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아보다트 적응증과 임상 연구 결과가 장기 안전성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 남성 7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판 후 조사 결과를 보면 아보다트는 약물유해반응이 1%였다. 이 조사는 아보다트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두타스테리드0.5mg을 복용한 남성 탈모 환자에서 나타나는 모든 이상반응을 관찰·평가하기 위해 이뤄졌다. 

김도영 세브란브병원 피부과 교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임상 데이터는 처방 기준 근거가 된다. 의사로서 가장 신뢰하는 것은 데이터"라고 강조하며 "장기간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는 탈모 질환 특성 상 경제적 부담으로 제네릭을 선택하는 환자들이 꽤 많기 때문에 의사로서 약가 또한 치료제를 선택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제네릭과 비슷한 약가 수준의 오리지널 치료제가 시중에 출시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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