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화이자가 원형탈모 치료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올해 6월 일라이릴리가 미국식품의약품국(FDA)으로부터 JAK억제제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의 원형탈모증 치료제 승인을 받은 지 3개월 만이다. 

화이자는 지난 9일(현지시각) 미FDA에 12세 이상 성인·청소년 원형탈모 치료를 위한 JAK3 억제제 리틀레시티닙(Ritlecitinib)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접수했으며 오는 2023년 2분기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원형탈모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신체 면역계가 두피 모낭을 공격함으로써 모발이 빠지게 돼 발생한다. 두피 외에도 눈썹, 속눈썹, 수염 등 여러 신체 부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리틀레시티닙은 면역세포가 모낭을 공격하는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기전을 개발, 모발 재생을 돕는다.

화이자는 전세계적으로 약 1억4700만 명, 미국에서만 600만 명의 원형탈모 환자가 있다고 본다. 이에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도 원형탈모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 EMA)에 미국과 동일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 리틀레시티닙 마케팅 허가 신청(Marketing Authorization Application, MAA)를 제출함으로써 오는 2023년 4분기 답변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과 중국, 일본에서는 이미 리틀레시티닙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화이자가 제출한 리틀레시팁 허가 신청서는 위약군 대비 두피 모발이 현저히 재성장을 보인다는 두 건의 임상데이터가 기반이 됐다. 해당 데이터는 'ALLEGRO(NCT03732807, 2b/3상)' 연구와 현재 진행 중인 'ALLEGRO-LT(NCT04006457, 3상)'이다.

ALLEGRO 2b/3상 연구 데이터는 지난 2021년 유럽 피부과 성병학회(EADV) 총회와 2022년 미국피부과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바 있다. ALLEGRO-LT 초기 데이터는 이달 열린 2022 EADV Congress에서 발표됐다. ALLEGRO-LT 연구는 SALT 25점 이상 원형 탈모 성인과 50점 이상의 12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3상 장기연구다.

ALLEGRO 2b/3상 참여 환자는 SALT(Severity of Alopecia Tool)로 측정한 두피 탈모가 50%(점) 이상인 경우로 6개월에서 10년 사이에 지속된 원형 탈모증을 겪고 있었다. 

SALT는 두피 탈모를 기반으로 얼마나 원형탈모가 심각한지 정략적으로 판단하는 평가법이다. 0(정상)에서 100(심각)까지 있으며 점수가 100에 가까울수록 중증도가 높다. 100점은 모발이 하나도 없는 상태다.

ALLEGRO 2b/3에서 리틀레시티닙 투여 24주차 SALT 점수를 통해 원형탈모가 있는 12세 이상 환자 718명을 대상으로 효능·효과를 분석했다.

임상 참여 환자들은 1일 1회 리틀레시티닙 투여군 10mg, 30mg, 50mg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1차 주요 평가변수는 두피 모발 재생 효과였다. 그 결과 리틀레시티닙 30mg 50mg 투여군은 치료 6개월 후 SALT 20점 이하에 도달하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80% 이상의 모발 재생을 보였다. 

상세히 보면 리틀레시티닙 30mg 투여군 132명 중 119명을 분석한 데이터는 SALT  50점 이상인 중등도에서 중증으로 4주간 매일 리틀레시티닙 30mg을 투약했다. 그 이후 20주, 24주까지 매일 1회 리틀레시티닙 30mg을 복용했고, 마지막 시험약 복용 후 최대 5주까지 추적관찰이 이뤄졌다. 그 결과 SALT 20점 이하는 14.29%로 확인됐다.

리틀레시티닙 50mg 투여군은 두피 탈모가 50점 이상으로 중등도에서 중증 환자다. 4주간 매일 리틀레시티닙 50mg을 투약받았고 20주, 24주차까지 동일한 용량을 투약했다. 마찬가지로 마지막 시험약 투여 후 최대 5주차까지 추적관찰이 진행됐다.

그 결과 50mg 투여군 참여 환자 130명 중 121명에서 분석이 이뤄졌고 SALT 20점 이하를 달성한 환자군은 23.39%로 나타났다.

이 외에 처음 4주간 리틀레시티닙 200mg을 투여 후 50mg으로 전환한 경우 124명 중 30.6%가 SALT 20점 이하 달성을 보였고, 200mg 투여 후 30mg으로 전환한 121명의 경우 22.31%가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리틀레시티닙 부작용 관련해서는 가장 흔하게 두통, 비인두염·상기도 감염이 확인됐다. 이 외에 대상포진(8건), 폐색전증(1건), 유방암(2건) 등이 있었다.

마이클 코보(Michael Corbo) 화이자 본사 최고개발책임자(CFO)는 "탈모증은 모든 연령, 성별, 민족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가면역질환으로 탈모 자체를 넘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리틀레시티닙이 승인되면 중요한 새로운 치료방안이 될 것이다. 미국과 EU 규제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남성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M자형 남성 탈모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α환원효소(5ARIs)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화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기전적 차이로 인해 리틀레시티닙은 M자형 탈모에는 효과를 보일 수 없다. 국내 탈모 처방 의약품 시장도 M자형 치료에 집중돼 있다.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 제품군이 약 900억원,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 약 200억원으로 대부분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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