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더 이상 없을 줄 알았던 C형 간염 신약의 등장으로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애브비와 길리어드사이언스 간 2파전이 예고됐다.  

애브비가 개발한 마비렛(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이 완치율 99%로 시장을 석권하자 C형 간염 명가로 이름을 높였던 길리어드사이언스가 대항마로 신약 엡클루사(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를 내놨다.

엡클루사의 등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범유전자형 치료제 사용을 권하는 시기와 맞아떨어지고 있어 더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리바비린 병용 시 만성 C형간염 바이러스(HCV) 유전자형 1·2·3·4·5·6형에 감염된 성인 또는 만 12세 이상으로 소아(체중 30kg) 환자 치료 목적으로 엡클루사를 허가했다.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간경변이 없거나 대상성 간경변(Child-Pugh A)이 있는 경우 이전 치료 경험과 상관없이 엡클루사 단독요법으로 12주 처방이 가능하다. 비대상성 간경변(Child-Pugh B 또는 C)은 리바비린과 병용요법(12주 처방)으로 쓸 수 있다.

쉽게 말해 간경변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유전자형 HCV 치료에 엡클루사 단독 또는 리바비린 병용으로 12주 사용할 경우 C형 간염을 99% 완치할 수 있는 또 다른 치료제가 국내 허가됐다. 

대상성 간경변은 간이 알부민이나 혈액응고인자 등 단백질 합성, 독성 물질 해독 기능을 최대 30%만 유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간경변은 간세포가 20% 정도만 남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다. 대상성 간경변 환자의 상태가 악화될 경우 간경변을 겪게 된다.

▶엡클루사 등장으로 한껏 올라간 C형 간염 시장 긴장도

엡클루사 허가로 C형 간염 시장 긴장도는 한껏 올라갔다. 2018년 9월 국내 출시된 마비렛 독주를 막을 경쟁자가 없었지만 근 3년 만에 독점적 위치를 위협할 상대가 나타나서다. 마비렛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제품이라는 것만으로 엡클루사 가치가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마비렛은 출시 2달 만에 처방 실적 10억원을 넘었으며 그 이듬해 400억원대를 기록했다. 압도적 1위로 시장 점유율 80%를 달성하며 마비렛을 이길 경쟁자가 없었다.

애브비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HCV 1~6형 유전자를 모두 치료하는 범유전자형 치료제로 마비렛을 선보였고, 모든 유전자형에서 리바비린 병용없이 단독 사용이 가능했다. 아울러, 국내에서 가장 흔한 1형 유전자에서 12주 이후 치료 성공률(SVR12) 99%로 압도적 모습을 보였다.

반면, 경쟁 품목은 각각 1~6형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환자가 제한적이었다. 환자 유형에 따라 각기 다른 치료제를 써야했던 C형 간염 치료 전략을 마비렛이 새롭게 정의했던 것이다.

그 여파로 길리어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길리어드의 대표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소포스부비르)와 하보니(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 매출이 각각 수백억 원대에서 수십 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길리어드가 마비렛 반격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신약이 엡클루사다. 엡클루사는 마비렛과 동일하게 모든 유전자형 HCV에 사용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리바비린과 병용이 필요없다. 리바비린 병용 시에도 하루 1회 투여로 인터페론 없이 12주 치료 결과 반응률 90%를 달성했다.

엡클루사에게는 시의적절하게도 국내 C형 간염 진단이 활성화 될 전망이다. 이는 마비렛과 신규 환자를 두고 경쟁하는 입장에서 더없이 좋은 기회 요인이 되고 있다. 

대한간암학회는 국낸 C형 간염 환자의 단 20%만 선별검사로 치료받고 있다고 본다. 정부와 간암학회는 검사를 확대하기 위한 진단 사업을 계획 중이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마비렛 외에 처방 옵션이 생겨 장점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길리어드의 경우 소발디와 하보니 영업·마케팅 인프라를 구축한 만큼 애브비에게 어떤 위협을 가할지 알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엡클루사 효과 입증한 4건의 임상

미국FDA가 2016년 승인했을 당시 엡클루사 임상 결과가 있다. 간경변이 없거나 대상성 간경병 환자 대상으로 진행한 한 총 3개의 임상으로 ASTRAL-1, ASTRAL-2, ASTRAL-3이라고 부른다.

ASTRAL-1 임상은 성인 1~6형 유전자 감염 환자 624명을 대상으로 엡클루사를 12주 투여, 위약군과 비교했으며 그 결과 모든 유전자형 SVR12는 99%였고 치료에 실패한 환자는 없었다.

ASTRAL-2는 2형 유전자 환자에게 ASTRAL-1과 동일한 조건에서 엡클루사(134명)와 소포부비프/리바비린 병용군(132명)을 비교해 각각 SVR12 99%, 94%로 나타났다.

ASTRAL-3은 3형 유전자 환자에서 소포부비프/리바비린(275명) 투여 24주, 엡클루사(277명) 투여 12주 효과를 비교했다. 간경변이 없거나 대상성 간병병인 경우 엡클루사의 SVR12는 95%, 소포부비프/리바비린 투여군은 80%로 큰 차이가 났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임상이 있다.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를 대상으로 한 ASTRAL-4이다. 1~6형 유전자 중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를 엡클루사(12주), 엡클루사/리바비린 병용(12주), 엡클루사(24주) 투여군으로 나눠 각각 진행했다.

그 결과 엡클루사/리바비린 병용군 SVR12는 94%로 엡클루사 단독 또는 엡클루사 24주군 보다 높은 결과를 나타냄으로써 미FDA 허가사항으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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