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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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제 2형 당뇨·비만 치료제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헬스장에서 전문 의료인을 통해 비만 치료와 개인 PT 레슨을 받는 시대가 미국에서 열리고 있다. 

헬스장에서 비만치료제를 사용하길 원하는 사람들과 새로운 회원을 확보하길 원하는 헬스장, 의료 현장 수요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불가능하지만, 미국은 전문약 처방이 좀더 자유롭다. GLP-1 수용체 작용 기전으로 당뇨·비만 치료에 혁신을 가져온 치료제들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4일(미국 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오젬픽·위고비 등 GLP-1 유사체 작용 치료제를 고급 헬스장에 등록한 회원들을 위해 사용하길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미국에서는 체중 감량 목적의 당뇨·비만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이러한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체중 감량에 매우 효과적이고 강력한 GLP-1을 처방할 수 있는 의사가 있는 클리닉을 인수하고, 약물을 처방받는 환자를 위한 특별한 운동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뇨·비만 치료에 혁신을 일으킨 치료제가 등장, 다이어트를 쉽게 도와줄 수 있게 되면서 헬스클럽을 이용하는 고객과 목적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의료진과 새로운 근력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CNN은 "오젬픽과 위고비 같은 GLP-1 치료제들 미국 내 부유층을 휩쓸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22년 4/4분기에만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제 처방전이 900만 건 이상 발행됐고, JP모건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인구의 9%인 3000만 명이 GLP-1 치료제를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젬픽
오젬픽

실제 노보노디스크가 판매하는 전문의약품 중 주요한 매출이 오젬픽(당뇨치료제)과 위고비(비만치료제)에서 발생하고 있다. 오젬픽 매출은 지난 2022년 93억달러(약 12조원)에서 2023년 184억달러(약 24조원)로 대폭 증가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오젬픽이 2023년 3분기에만 34억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처방 매출을 기록했고 위고비는 14억달러(1조8000억원)를 기록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오젬픽·위고비가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 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선 비만 환자만 5000만 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에서는 "고급화를 콘셉트로 하는 헬스클럽 체인점들이 회원을 늘리기 위해 GLP-1 유사체 마케팅에 나설 것이다"는 마케팅 전문가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GLP-1 유사체를 투약하면 근육 손실 부작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초점을 맞춰 헬스장과 병의원이 함께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의 고급 헬스클럽 체인인 라이프타임(Life Time)은 체중 감량에 초점을 맞춰 개인 트레이너과 GLP-1 약물을 처방하는 의사로부터 진료를 볼 수 있는 의원(클리닉)을 만들었다. 또 다른 고급 피트니스 체인인 에퀴녹스(Equinox)는 GLP-1 유사체를 사용하길 원하는 회원들의 근력 손실을 막는 'GLP-1 프로토콜'이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엑스포텐셜 피트니스(Xponential Fitness)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 GLP-1 처방 의료진들로 구성된 체중 감량 특화 클리닉 체인을 인수했다. 미국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다이어트에 성공하면서 유명해진 체중 감량 서비스 제공 기업 웨이트 워처스(WeightWatchers)는 GLP-1 약물 처방이 가능한 의사를 만날 수 있는 회원권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 현지 일각에서는 GLP-1 유사체 약물을 처방하는 헬스장이 등장하기에는 이르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오젬픽, 위고비 같은 GLP-1 기전 주사제는 6개월 이상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가 있다.  미국에서 오젬픽 1달 치를 처방받을 때 비용은 1000달러(약 130만원)가 넘는다. 

특히 국내에서는 전문약 처방이 매우 까다로운 만큼 미국처럼 헬스장과 연계한 상품이 등장하기는 어렵다. 당장 오젬픽과 위고비가 출시됐지만 비급여 항목인데다 제품 수급조차 쉽지 않다.

오젬픽은 지난 2022년 4월 28일 국내 허가됐다. 2023년 2월 약제급여평가위에서 조건부 급여를 인정받았지만 노보노디스크와 건강보험공단 협상 과정에서 최종 결렬됐다. 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세계적인 공급 불안정 상황에서 급여 이후 발생할 (품절, 미공급 등) 상황을 고려해 한국 출시를 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3년 2월 약평위 당시 결과를 보면, 오젬픽에 대해 진료상 필수 약제로 판단하지 않았다. 급여와 관련해서는 "대체약제와 임상적 유용성이 비슷하지만 상당히 고가다. 비용효과성이 불분명해 비급여로 한다"는 평가가 따랐다. 

다만, "제약사가 대체약제 가중평균가로 환산된 금액 이하를 수용할 경우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덧붙엿다. 또, 약가협상생략기간(대체약제 가중평균가의 ▲▲) 이하를 수용하면 상한금액 협상을 생략한다고 결정했다. 대체약제란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GLP-1 장기지속형 주사제 트루리시티(둘라글루티드)다. 

한편,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오젬픽과 위고비는 동일 성분으로 처방 목적에 따라 다른 이름과 용량을 가진 제품이다.

오젬픽 국내 적응증은 제 2형 당뇨병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성인에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보조제로 오젬픽 단독 투여 또는 다른 당뇨 치료제와 병용요법이다. GLP-1 RA(long acting GLP-1 receptor agonist)라는 명칭에서 보듯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1주일에 1회, 피하주사로 투여하면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

오젬픽은 혈당 의존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며 위장 배출을 지연해 체중 감소와 식욕 억제 등 작용을 한다. 이에 반하는 부작용으로 오심, 구토 등이 있다. 

죽상경화심혈관질환(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ASCVD)을 동반한 제 2형 당뇨병 환자 등에 권고되며, GLP-1 RA 계열 약제는 저혈당 위험이 낮고 체중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고비
위고비

위고비는 주 1회 투여하는 비만 치료제다. 성인 환자 체중 감량과 유지를 위해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과 신체 활동 증대 보조제로 국내 허가됐다.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m2이상인 비만 환자나 한 가지 이상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으면서 BMI가 27kg/m2이상 30 kg/m2 미만인 과체중 환자가 쓸 수 있다. 임상 연구를 통해 68주 동안 평균 14.9%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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