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미국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코감기약 '페닐에프린'에 대해 '효과 없음' 결정을 내렸다. 식약처가 지난해 9월부터 페닐에프린의 임상 데이터 조사에 돌입한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페닐에프린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나올 경우 파장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들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현재의 제품명조차 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업계는 국민 감기약이자 최근 품절 사태에 직면한 테라플루를 주목하고 있다. 페닐에프린 효과 논란이 테라플루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다. 

FDA 자문위원회 결정은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까, 나중에 진짜 폭풍으로 날아올까. 

업계의 '표면'적인 분위기만 보면 '찻잔 속 태풍'에 가깝다.

17일 팜뉴스 취재진은 페닐에프린 생산 A 제약사 관계자에게 "이번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해 물었지만 "FDA에서도 공식 결정이 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식 입장은 따로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제품에 들어간 성분에 효과가 없다는 얘기가 있기 때문에 꽤 문의가 많이 들어오지만 당장 제약사들이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미국도 식약처에서도 공식 입장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GSK 감기약 '테라플루'에 대해서는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제약사 품질 관리자들은 페닐에프린 효과 논란이 적어도 테라플루에 대해서는 '폭풍'을 넘어선 허리케인급의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고 입을 모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페닐에프린이 들어간 제품은 대부분 복합제"라며 "예를 들어 해열제, 기침약 등과 코감기약으로 페닐에프린을 섞어서 만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페닐에프린이 빠지면 그건 이미 그 제품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식약처에서 효과가 없다고 하면 해당 성분을 빼고 처음부터 끝까지 제품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며 "특히 테라플루는 다른 감기약과 달리 페닐에프린을 제외하면 주성분이 얼마 남지 않는다. 광범위하게 쓰이는 약이기 때문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식약처 의약품 안전나라 홈페이지에 따르면, GSK '테라플루데이터임(건조시럽)' 제품은 2008년 6월 30일 품목 허가된 일반의약품이다. 2021년 수입실적은 9억, 지난해엔 6억을 기록했다. 테라플루데이터임의 주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 650mg과 페닐에프린 10mg이다. 

향후 비충혈제거 성분인 '페닐에프린'이 빠질 경우, GSK는 '테라플루데이터임건조시럽'이란 이름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없다. 비록 10mg이지만 해열 진통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만 남아 허가를 새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테라플루콜드앤코프나이트타임(건조시럽)' 제품도 다르지 않다. 해당 제품의 주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 650mg, 디펜히드라민염산염 25mg, 페닐에프린 10mg다. 페닐에프린이 빠지면 아세트아미노펜과 디펜히드라민염산염이 남는다.

앞서의 관계자는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며 "보통 약을 개발할 때 생산 비용과 R&D 비용이 들어가 있는데 옛날에 허가를 받고 이런 비용을 계산해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조공정이 바뀌면 허가를 유지했던 체계가 전부 무너지고 밸리데이션을 다시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GSK는 페닐에프린 성분을 빼거나 스위칭하는 과정에서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 지금의 제품명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약사 사회에서는 페닐에프린을 슈도에페드린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GMP 업계 관계자는 그것도 녹록치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테라플루의 페닐에프린을 슈도에페드린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라면서 "그것도 쉽지 않다. 슈도에페드린이 테라플루의 API, 즉 약효를 내는 성분에 영향을 주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GMP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개념은 과학적으로 증명을 제대로 해야한다는 것이다. 슈도에페트린으로 대체한다면 안정성 테스트 등에 대한 식약처의 질문에 빠짐없이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GSK도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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