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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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1년 만에 급여 도전이었지만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첫 급여기준 설정에 도전했던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마일로탁(겜투주맙오조가마이신)이 다시 한번 암질환심의위원회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기준부(부장 장준호)는 2023년 제5차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한국화이자제약 CD33 양성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이하 AML) 치료제 마일로탁 급여기준을 심의해 재논의를 결정했다.

이날 화이자는 새로 진단된 CD33 양성 성인 AML 적응증 대상으로 마일로탁 급여 설정에 나섰지만 재논의 결정을 받아 실패했다. 작년 5월 열린 5차 암질심에서 쓰라린 경험을 한데 이어 두 번째다.

다행인 점은 급여기준 미설정이 아닌 재논의라는 사실이다. 급여기준 미설정은 앞서 제출한 자료 보다 새로 업데이트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재논의 결정이 나온 만큼 희망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재논의 결정은 약가나 임상 데이터, 전문가 자문 등 급여 기준을 설정할 수 있는 추가 자료를 화이자가 제출해야 한다는 의미다.

2023년 제5차 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최근 암질심 재논의 결정 이후 재정분담을 통해 급여기준 설정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항체-약물결합체(Antibody Drug Conjugate, ADC)로 HER2 표적치료 급여에 도전한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다.

엔허투 1회 투약비는 750~900만원(3~4바이알 투약 기준)으로 급여 없이는 사용할 수 없다. 급여 도전에 번번이 실패하며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기다린 엔허투는 지난 3월 열린 3차 암질심에서야 겨우 통과할 수 있었다.

당시 급여기준 설정 핵심은 암질심이 요청한 보완자료였다. 임상 데이터가 확실했던 엔허투에 있어 재논의 요청은 결국 재정분담안 요구로 풀이됐다. 엔허투 개발사인 다이이찌산쿄는 전세계 최저가 약가와 추가적인 RSA 부담을 지기로 하는 등 보완자료로 답했다.

지난 2000년 화이자가 개발한 마일로탁도 CD33 항원을 표적하는 유일한 ADC 치료제다. AML 환자 90%에서 발현하는 CD33 항원을 추격해 암세포 성장을 차단하고 사멸을 유도한다.

마일로탁은 새로 진단된 AML 환자 271명이 참여한 ALFA-0701 연구에서 재발 위험을 40% 이상 감소시켰다. 미세잔존질환(MRD) 음성 지표도 표준치료 대비 더 높은 관해를 확인했다.

화이자가 암질심을 설득할 '혜택'을 어떻게 제시하냐에 따라 마일로탁에 급여 기준 가부를 물을 수 있다. 다음 암질심에서 급여기준 미설정을 받게 된다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편, 국내 급여 등재를 원하는 항암신약은 첫 번째로 암질심을 통과해야 한다. 암질심은 임상적 유용성 자료를 토대로 급여기준을 설정하는 역할이다.

최근 경제성 평가 등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가 해야 할 재정 영향을 암질심에서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항암신약 급여 등재 지연을 지적한다.

혈액암 진료를 보는 의료계에서는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혈액질환 소위를 개설하거나 혈액암·혈액질환만 따로 심사하는 혈액질환심의위원회 분리를 요청하고 있다.

고형암 중심의 암질심 심의위원들로 구성된 탓에 혈액암 치료제들이 상대적으로 급여기준 설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언급된 치료제 중 하나가 마일로탁이다. 

대한혈액학회와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보험이사를 맡고 있는 김성용 건국대병원 교수는 앞서 팜뉴스에 "암질심 구성위원 대부분 고형암에 치우쳐 있어 혈액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혈액질환을 보는 의사로 구성된 '혈액암 또는 혈액질환 심의위원회'가 신설된다면 고형암과 같은 기준으로 천편일률적인 약제 심의를 하지 않고 질환 특성에 맞는 급여 심의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일로탁이 암질심을 통과하면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에서 설정된 급여기준을 놓고 급여적정성 등을 평가한다. 약평위를 넘어서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심의와 고시를 통해 최종적으로 급여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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