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유한양행 렉라자

[팜뉴스=김민건 기자] 한국이 만든 3세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가 그간 사용해왔던 표적치료제 단점을 보완할 것으로 예상되며 폐암 1차치료에 적잖은 충격파가 예고됐다.

10일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와 강진형 가톨릭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렉라자 폐암 1차치료 허가 확대 기자간담회에서 생존 기간 연장 혜택에 자신감을 보였다.

두 교수가 밝힌 렉라자의 임상 효과 특징은 세 개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치료받은 적 없는 4기 EGFR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환자 특성, 종양 특성, 뇌전이에 상관없이 의미있는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을 보였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글로벌 임상을 한 3세대 EFGR 표적치료제 중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20개월을 넘은 유일한 치료제다. 

세 번째는 한국인 대상으로 전향적인 글로벌 임상 연구를 한 최초의 연구 데이터를 가진 것이다.

특히 조병철 교수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제로 이레사(게피티닙), 타세바(엘로티닙), 지오트립(아파티닙),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등 치료제들의 3상 연구가 있었지만, 글로벌 임상에서 긍정적 임상 결과를 낸 3세대 EGFR 표적치료제는 오로지 타그리소와 렉라자 뿐이다"고 강조했다.

▶가장 많은 환자, 높은 사망율...렉라자 폐암 1차치료 허가 중요한 이유

2020년 암종별 국내 데이터를 보면 신규 암 환자는 24만7952명 중 11.4%가 폐암으로, 남녀 통틀어 가장 많이 걸린 암이었다.

그런데 굉장히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폐암은 예후도 좋지 않다. 2021년 암으로 인한 사망자 중 가장 많은 1만8902명을 기록했다. 위암, 대장암은 조기 진단이 활발하지만 폐암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폐암은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뉘며, 비소세포폐암이 80%로 가장 많다. 이중 렉라자 투여 대상이 되는 선암 환자가 비소세포폐암 대부분을 차지한다.

비소세포폐암 진단 환자 절반은 4기로 진단된다. 상당수는 EGFR 변이를 가지고 있다. EGFR 변이는 '흔한' 변이와 '흔하지' 않은 변이가 있다. 렉라자 처방 대상인 EGFR 엑손19번 결손과 L858R 치환 변이는 전체 EGFR 변이 환자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하면서도 '흔한' 변이다.

가장 많은 암 발생과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는 폐암이지만 4기 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은 많지 않았다. 렉라자의 1차치료제 승인이 중요한 이유다.
 

연세암병원 조병철 종양내과 교수
연세암병원 조병철 종양내과 교수

▶뇌전이·아시안·L858R  기존 EGFR 표적치료제 단점 '보완'

그간 사용했던 EGFR 변이 표적치료제가 효과는 좋았지만 단점도 있었다. 뇌전이에 약하고, 아시안 효과가 불충분하며, L858R에 강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EGFR 변이 유형, 인종적 특성, 뇌전이 여부에 따라 생존기간이 달라진다. 렉라자는 LASER-301 연구를 통해 기존 1,2,3세대 EGFR 표적치료제가 가진 한계, 즉 아시안과 뇌전이, L858R이라는 안 좋은 예후인자를 가진 그룹에서 효과를 발휘했다.

조 교수는 기존 표적치료제들의 단점을 렉라자가 보완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EGFR 변이가 기존 표적치료제에 반응을 잘하고 효과가 좋은 것은 다 알고 있지만, 모두 환자군에게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EGFR 변이 유형에 따라 생존기간을 보면 그간 엑손19 결손과 L858R 변이 중에 엑손19 결손 치료 효과가 좀더 좋았다. 달리 말해 L858R에 효과적인 표적치료제가 없었다. 기존 1,2,3세대 표적치료제를 L858R 변이에 사용 시 기대 가능한 여명이 짧다. 

그런데 렉라자는 다른 효과를 보였다.

렉라자 1차치료 허가 확대 근거인 LASER-301 연구를 통해 렉라자 투여군(122명)과 기존 1세대 EGFR 표적치료제 이레사(122명)를 비교했다. 엑손19결손에 렉라자 투여 환자는 121명(62%), 이레사 122명(62%), L858R 변이는 각각 75명(38%)이었다

렉라자는 엑손19결손 환자에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20.7개월, 이레사는 10.9개월을 보였다. 렉라자 투여군 위험비는 0.46으로 다른 EGFR 표적치료제 처럼 효과를 입증했다.

그런데 렉라자는 다른 표적치료제와 다른 점이 하나 더 있었다. 엑손19 결손 변이 보다는 L858R에서 위험비가 더 낮게 나왔다.

L858R 변이 환자 각각 75명씩에게 렉라자와 이레사를 투여,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을 본 결과 17.8개월과 9.6개월을 기록했다. 렉라자 위험비는 0.41로 엑손19 결손 보다 더욱 낮았다. 
 

LASER-301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과 위험비
LASER-301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과 위험비

조 교수는 "위험비는 낮으면 낮을 수록 좋다. 예후가 안좋다고 알려진 환자군에서 더 좋은 위험비를 보여준 것은 기존에 다른 EGFR 표적치료제가 가지지 못한 특징이다"고 말했다.

중요한 점은 EGFR 변이에 상관없이 효과적으로 위험을 감소시켰다는 점이다. 엑손19번 결손, L858R 변이 환자 위험비를 보면 엑손19번 결손 환자는 0.46, L858R 변이 환자는 0.41이었다. 조 교수는 "어떤 변이가 있든 렉라자 투여로 아주 고룬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EGFR 표적치료제에서 또 다른 한계는 인종적 특성에 따라 치료 효과가 미진했다는 단점이다. EGFR 19번 결손, L858R에 따른 차이 뿐만 아니라, 아시안과 서양인 사이에서 EGFR 표적치료제 효과 차이가 있었다는 게 조 교수 이야기다.

LASER-301 연구에서 렉라자(129명)와 이레사(129명)를 투여한 결과 아시안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각각 20.6개월(위험비 0.46)과 9.7개월이 확인됐다. 비 아시안에서도 렉라자(67명)는 중앙값 데이터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위험비는 0.38, 이레사(68명)는 9.7개월로 나타났다. 
 

LASER-301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과 위험비
LASER-301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과 위험비

조 교수는 "렉라자 투여군의 아시안 위험비는 0.46, 비아시안도 0.38로 유사했다. 그동안 EGFR 1~3세대 표적치료제의 아시안과 비아시안 위험비를 보면 0.46이라는 숫자 의미는 글로벌 임상을 진행한 그 어떤 표적치료제 보다 가장 낮은 위험비를 가진 것이다"고 설명했다.

기존 표적치료제의 또 다른 한계는 뇌전이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뇌전이 발생을 보면 1,2세대 표적치료제로 3년 이상 치료받은 환자 절반 정도가 생긴다. 이 때문에 EGFR 변이 폐암에서는 뇌전이에 좀더 효과적인 약제가 필요했다.

LASER-301 연구에서는 치료 시작 전(기저) 뇌전이 동반 환자는 렉라자 투여군 51명(26%)과 이레사 48명(24%)이었다. 조 교수는 "렉라자는 뇌전이에서 아주 좋은 임상적 혜택을 보였다"고 말했다. 

기저 시점에 뇌전이가 있는 환자에게 렉라자와 이레사를 투여한 결과, 렉라자 무진행 생존기간은 16.4개월(위험비 0.42)로 이레사 9.5개월이었다. 뇌전이가 없는 환자에서도 렉라자는 중앙값 20.8개월로 위험비 0.44를 나타냈다. 이레사는 10.9개월이었다. 
 

LASER-301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과 위험비

조 교수는 "렉라자 위험비 0.42와 0.44는 뇌전이와 관계없이 효과를 보였다는 뜻이다. 통상 어떤 약제든 뇌전이 환자는 예후가 안 좋다. 하지만 렉라자 투여 환자는 그 위험비가 절대로 올라가지 않아 뇌전이에 매우 효과적인 3세대 EGFR 표적치료제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궁극적으로 렉라자와 타그리소만 글로벌 임상에서 성공했다. 중국에서 진행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 로컬 임상 연구와 비교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며 타그리소를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글로벌 임상서 무진행 생존기간 20개월 넘은 건 렉라자가 '유일'

렉라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LASER-301 임상이 아스트라제네카 3세대 표적치료제 타그리소의 'FLAURA' 연구와 비슷하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렉라자는 이 연구를 통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 3세대 EFGR 표적치료제 중 글로벌 임상을 통해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약 2년을 나타낸 것이다.

조 교수는 "글로벌 임상을 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가 무진행 생존기간 20개월을 넘긴 것은 렉라자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LASER-301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1차 유효성 평가 변수로 '시험자 평가에 의한 무진행 생존기간'이다. 데이터를 보면 렉라자 중앙값은 20.6개월(위험비 0.45), 이레사는 9.7개월이었다. 렉라자 투여로 무진행 생존기간의 절대적 감소율이 55%를 이뤘다는 의미다.

반응률 자체는 렉라자와 이레사가 76%로 동일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반응 지속기간이다.  조 교수는 "반응 지속기간은 약제 효과와 맞물린다.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은 렉라자 19.4개월(위험비 0.38)과 이레사 8.3개월로 큰 차이가 났다"고 설명했다.

2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기간(OS)은 가장 주목하는 지표다. 조 교수는 "아주 중요한 목표는 아니지만, 중요하지 않은 목표도 아니다"고 말했다.

LASER-301에서 렉라자와 이레사 모두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그 이유가 있다. LASER-301 디자인을 보면 EGFR 엑손19번 결손과, L858R 변이가 있는 4기 폐암 환자를 1대 1 무작위 배정해서 렉라자240mg(196명)과 이레사250mg(197명)을 투여했다. 

치료는 질병이 진행될때까지 했으며, 임상에서 질병 진행이 있고 T790M 양성인 경우 렉라자로 교차투여(크로스오버)를 허용했다. 이 때문에 아직 사망 데이터가 충분히 모이지 않았고, 중앙값이 도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임상 18개월 시점에서 전체 생존율은 80%대 72%로 양군간 차이를 보였다. 분명히 생존커브가 렉라자에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전체 환자 약 40%가 렉라자 또는 다른 3세대 표적치료제로 교차투여가 됐기 때문이다"고 했다.

과거 렉라자 임상 연구를 진행했을 때는 모든 환자가 1,2,3세대 표적치료제를 한 후에 T790M 내성 변이를 확인하는 방식이 고착돼 있었다. 

조 교수는 "대부분 나라에서 타그리소 보험이 되고 승인된 시대에서 임상을 진행했기에 상당히 많은 생존기간 추적관찰 환자의 OS가 블러링 된 것에 임팩트가 있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렉라자 부작용은 낮은 빈도의 3등급 이상 반응, 중대한 이상반응 비율을 보였다. 대부분 이상반응은 발진, 설사, 감각이상이 있었다.

조 교수는 "충분히 알고 있는 관리 가능한 이상반응이다. 1/2상인 LASER-201에서 보인 것과 비슷했고 환자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했다.
 

강진형 가톨릭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강진형 가톨릭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전향적으로 진행한 한국인 임상 연구는 렉라자가 '처음'

기존에 알려진 한국에서 타그리소, 지오트립의 리얼월드 데이터는 임상 현장에서 진행한 후향적 분석 연구다.

강진형 교수는 "한국인에서 전향적으로 진행한 글로벌 임상 연구로는 렉라자 LASER-301이 유일무이하다"고 강조했다.

LASER-301 연구는 총 13개 국가에서 진행했다. 전체 393명 중 아시안 285명 66%, 비아시안 135명 34%가 등록됐다. 

LASER-301 연구의 한국인 하위 분석 결과를 보면 전체 대상 중 43%, 아시안 환자의 67%에 해당하는 172명(렉라자 투여 87명, 이레사 85명)이 한국인으로 등록했다. 

예후가 좋지 않은 뇌전이 환자군이 36%로 전체 환자군 대비 다소 많이 포함됐고, EGFR 변이 유형 중에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L858R 변이 환자도 전체 환자군 대비 한국인이 좀더 높은 43%로 등록됐다.

1차 평가변수는 '시험자 평가에 의한 무진행 생존기간'이다. 전체 환자군에서 렉라자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20.6개월(위험비 0.45), 대조군인 이레사는 9.7개월이었다. 

그러나 한국인 하위그룹은 좋지 않은 예후를 보인 환자 비중이 다소 높았음에도 렉라자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20.8개월(위험비 0.41), 이레사는 9.6개월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글로벌 전체 환자군과 한국인 하위 분석 결과가 매우 유사한 결과를 보인 것은 다른 표적치료제와 비교되는 차이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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