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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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에서 자가조혈모세포 이식(Autologous Stem Cell Transplantation, ASCT)과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닌라로(익사조밉, 2세대 프로테아좀 억제제) 가치가 다시 한번 조명됐다.

정성훈 화순전남대병원 혈약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대한의사협회지 4월호 '다발골수종 치료의 최신 지견'을 통해 "닌라로의 일주일 1회 경구라는 복용 편의성을 감안하면 고령 환자 등 일부 환자군에서 유지요법 역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2022년 4월 21일자 팜뉴스 인터뷰를 통해서도 유지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현재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유지요법이 무진행생존기간 연장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체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정성훈 교수 인터뷰 기사

닌라로 급여 1년 "처방해보니 효과 충분, 다발골수종 치료 포기 줄어"


더욱이 최근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가 늘고 있다. 2018년에만 1700여명이 신규 환자로 진단됐다.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이 어려운 70세 이상 고령층에서 복용이 편리한 경구제는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정성훈 화순전남대병원 혈약종양내과 교수
정성훈 화순전남대병원 혈약종양내과 교수

 

▶다발골수종 치료, 어떻게 하나

골수 형질세포가 악성으로 변하면서 발생하는 다발골수종은 대표적인 완치 불가능한 혈액암으로 악명 높다. 빈혈, 고칼슘혈증, 신기능부전, 골용해성병변 같은 특징적 증상이 있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률이 증가한다. 평균 진단 연령은 70세로 여성 보다 남성에서 흔하다.

다발골수종 치료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한지에 따라 환자를 분류하고, 이식 여부는 연령에 따라 판단한다. 70세 이하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해도 그 이상 연령은 어렵다고 본다. 

이에 따라 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환자는 일차 치료 4~6주기 후 공고요법으로 고용량 항암 치료를 받거나 자가조혈세포이식을 하고 재발할 때까지 유지요법을 시행했다. 이식 대상이 아닌 경우 정해진 기간 일차요법 후 유지요법을 하거나 질환 진행 시까지 일차요법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정 교수는 "최근 70세 이상 고령 환자도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했을 때 전체생존기간 향상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지속 나오고 있다"며 "단순히 연령을 기준으로 이식 가능 여부를 결정하기 보다는 환자의 동반 질환과 신체 활동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정 교수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돼 임상에 도입되면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환자의 생존기간도 점차 향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탈리도마이드, 보르테조밉, 레날리도마이드 같은 치료약제 도입으로 8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군의 전체생존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최신 치료제들이란 2세대 면역조절제와 프로테아좀억제제, 단클론항체, CAR(키메라 항원 수용체)-T 세포 치료제, 면역세포 치료제 등이다.

▶다발골수종에서 유지요법과 닌라로가 필요한 이유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은 고강도 항암화학요법 또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 이후 진행하거나, 이식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의 장기간 치료가 필요할 때 사용한다. 재발이 잦은 다발골수종에서 일차치료 반응을 유지, 무진행생존기간을 늘려 재발을 최대한 늦추며 전체생존기간 연장 혜택을 보기 위해서다. 유지요법을 하지 않을 경우 통상 2년 이내에 재발한다.

그런데 유지요법에 쓸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가 많지 않았다. 다케다제약 닌라로가 최초로 자가조혈모세포 이식과 상관없이 사용 가능한 유지요법으로 등장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21년 9월 유지요법으로 허가 적응증을 확대, 사용되고 있다.

유지요법 치료제에는 조건이 있다. 질병이 진행할 때까지 사용하는 치료요법인 만큼 효과는 물론이고 안전하고 약가도 부담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복용이 편리해야 한다. 

정 교수는 "대표적인 유지요법 권고 약제가 레날로마이드"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임상과 메타분석 연구를 통해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이 무진생 생존기간 향상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교수는 "고위험군에서 효과는 제한적이다"고 했다. 레날리도마이드가 가장 좋은 치료 옵션으로 고려돼 왔지만, 고위험군 유지요법에서는 효과가 분명하지 않으며 장기 사용 시 2차 암이 발생 가능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 환자 중 약 30%는 골수기능 저하, 피부 발진 등으로 치료를 중단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진. 다케다제약 닌라로
사진. 다케다제약 닌라로

 

이때 닌라로가 등장했다. 주 1회 경구 복용, 말초신경병증이 심하지 않으며 고위험군에서도 충분한 효과를 확인했다. 해당 근거는 TOURMALINE-MM3(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유지요법)와 TOURMALINE-MM4(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이 불가한 환자에서 유지요법) 연구를 통해 나타났다.

정 교수는 "레날리도마이드와 닌라로 유지요법을 직접 비교한 연구는 없지만 각 결과만 비교할 때 닌라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유지요법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일주일 1회 경구 복용하는 편리성을 감안하면 고령 환자 등 일부 환자군에서 유지요법 역할이 있을 것으로 고려된다"고 했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 유지요법 사용은 쉽지 않다. 

정 교수는 지난 2022년 팜뉴스와 인터뷰에서 "환자 10명 중 8명은 유지요법을 받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 치료받는 비율은 전체의 40% 정도로 절반 이하다"며 "치료를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이다"고 말했다.

올해 1월 한국BMS제약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이 급여화 됐지만 이 또한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안정병변을 보이고, 6개월 이내 유지요법을 시작한 환자로 제한된다. 이전까지 매달 약 200만원을 치료비로 내야 했다.

닌라로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과 관계없이 유지요법 허가만 돼있을 뿐 급여화는 되지 않았다.

▶닌라로 유지요법 효과는?

닌라로는 TOURMALINE-MM3 연구를 통해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환자에게 유지요법 시 위약군 대비 약 5~6개월 정도 유의미한 무진행생존기간 개선을 입증했다. TOURMALINE-MM4에서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 8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 개선을 보였다.

임상 내용을 자세히 보면 TOURMALINE-MM3은 새롭게 진단된 다발골수종 환자 중 유도 요법 치료를 받은 후, 고용량 멜팔란을 포함한 전처치 이후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에서 부분반응(PR) 이상을 보인 총 656명을 대상으로 했다.

닌라로(395명), 위약군(261명)에 3대 2로 무작위 배정했다. 무진행생존기간을 보면 닌라로는 198명(50%)에서 26.5개월의 중앙값을 기록했으며 위약군은 156명(60%)에서 21.3개월을 나타냈다.

TOURMALINE-MM4는 새롭게 진단된 다발골수종 환자 중 유도 요법 치료를 받은 후,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지 않은 환자 중 부분반응 (PR)이상을 보인 총 706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은 닌라로(425명)와 위약(281명)으로 나뉘었으며 닌라로 단독 유지요법군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228명(54%)에서 17.4개월로 위약군 198명(70%)의 9.4개월 대비 약 1.85배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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