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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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한국릴리가 국내 첫 번째로 허가된 RET(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 표적치료제 '레테브모(셀퍼카티닙)' 급여 등재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올해 3월 허가부터 9월 출시, 11월 급여기준 설정까지 굉장히 빠르게 진행 중이다.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22년 제9차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를 열어 RET 표적 치료에서 레테브모 급여 기준을 설정했다.

급여 기준은 ▲전이성 RET 융합-양성 비소세포폐암 ▲전신요법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변이 갑상선 수질암 ▲넥사바(소라페닙) 또는 렌비마(렌바티닙) 치료 경험이 있으며 전신요법을 요하는 RET 융합 양성 갑상선암 적응증에 마련됐다. 레테브모가 국내에서 가지고 있는 허가 적응증 모두 급여 설정을 받았다.

제약업계에서 허가부터 급여기준 설정이 8개월 만에 이뤄진 것은 상당히 빠른편이다. 레테브모가 '희귀암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표적치료제'라는 측면에서 식약처, 건보공단, 심평원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RET 유전자는 정상 기관을 만들고 신경, 신경 내분비, 남성 생식 세포 등 여러 조직을 유지하는데 필요하다. 그러나 RET 융합(fusion), 점 돌연변이(point mutation) 등이 생기면 RET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암을 발생시킨다.폐암을 비롯해 유방암, 대장암, 식도암, 갑상선암, 난소암 등에서 RET 변이가 확인된다. 

RET 융합 유병률을 보면 비소세포폐암에서 2~6%, 갑상선 유두암은 6.8~ 40%까지 확인된다. RET 점 돌연변이는 산발성 갑상선 수질암이 40~50%, 생식세포 갑상선 수질암이 98%다. 레테브모는 비소세포폐암, 갑상선암, 갑상선 수질암 치료에 쓸 수 있다.

문제는 올해들어서야 첫 번째 표적치료제인 레테브모가 허가됐다는 사실이다. 이전에는 RET 변이가 있는지 조차 알기 힘들었고, 안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 부작용이 큰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해야 했다. 그간 RET 변이를 가졌지만 치료 옵션이 없던 환자에게 생존 연장 가능성을 열었다는 측면에서 레테브모가 혁신적 항암제로 평가받는 이유다. 

EGFR, ALK, ROS1 등 유전 변이가 확인된 암 환자에게 표적치료제를 쓰면 생존기간 중앙값 3.5년으로 유전 변이가 있지만 표적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2.4년), 유전 변이가 없는 환자(2.1년)와 큰 차이를 낼 수 있다.

기존 치료제가 없는 분야에서 생존 혜택 연장 등 혁신적 치료 혜택을 가진 신약이 등장하면 굉장히 빠른 허가 과정을 밟을 수 있다. 레테브모가 국내 식약처 신속심사를 통해 해당 질환의 첫 번째 표적치료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지난 2020년 미국FDA로부터도 신속심사(Accelerated Approval), 우선심사(Priority Review), 혁신의약품 및 희귀의약품 지정(Breakthrough Therapy & Orphan Drug Designation)을 적용받을 수 있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많기는 하지만 RET 변이는 사실 희귀암에 들어간다. RET변이 표적치료 환자만 보면 절대적으로 많은 게 아니다"며 "중요한 것은 그간 치료 옵션이 전혀 없어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해야 했던 RET변이 표적 치료 분야에서 임상적 혜택을 입증했다는 것"이라며 레테브모의 임상적 가치를 설명했다.

레테브모
레테브모

▶RET 변이 환자 702명 대상 임상에서 생존연장 확인

RET 변이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이하 NGS) 등 진단법을 통해 종양 검체 또는 혈장에서 RET 유전자 융합(비소세포폐암, 갑상선암)과 특이적 RET 유전자 변이(갑상선 수질암)를 확인할 수 있다. 레테브모 허가 근거가된 임상 'LIBRETTO-001'에서도 표적 환자를 확인하기 위해 NGS 검사 등을 활용했다.

레테브모 LIBRETTO-001 임상 디자인
레테브모 LIBRETTO-001 임상 디자인

해당 임상은 RET 변이가 있는 진행성·전이성 고형암 환자 70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세부적으로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332명), RET 변이 갑상선 수질암 환자(306명), RET 융합 양성 갑상선암 환자(38명)가 참여했다.

주요 평가변수는 독립적 검토위원회에서 평가한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과 반응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이었다. 이 외에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 PFS), 중추신경계 객관적 반응률(CNS ORR), 중추신경계 반응지속기간(CNS DOR)도 확인했다.

그 결과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 폐암에서는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치료 경험이 없는 호나장 39명에서 ORR은 88%,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 105명에서는 65%가 확인됐다. 백금기반 항암요법 치료 경험이 있으며 뇌전이 부위 측정이 가능한 환자 22명에서는 CNS ORR 82%가 확인됐다.

레테브모 LIBRETTO-001 결과

RET 융합 양성 갑상선암은 넥사바 또는 렌비마 등 치료 경험을 가진 환자 19명 ORR 79%, RET 변이 갑상선 수질암에서는 카프렐사(반데타닙) 또는 카보메틱스(카보잔티닙)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88명에서 ORR 73%, 카프렐사·카보메틱스 치료 경험이 있는 호나자 55명은 69%가 확인됐다.

한편, 지난 3월 29일 국내 두 번째 RET 표적치료제가 허가됐다. 한국로슈 '가브레토(프랄세티닙)'다. 이 신약은 ▲RET 융합양성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전신요법이 필요한 RET변이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갑상선 수질암 성인을 대상 적응증으로 허가됐다. 아직 레테브모와 가브레토 간 임상 효과를 직접 비교한 데이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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