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는 2021년 아두헬름(Aduhelm)을 알츠하이머 질환(AD) 경과를 늦출 수 있는 약으로 승인했다. 승인된 처방 정보집에는 이 약이 임상시험을 통해 데이터가 있는 경증 인지 장애 또는 경증 치매에만 사용돼야 하고 말기 질환에 대해서는 유효성 및 안전성 자료가 없음을 기술하고 있다.

또 이 승인이 가속 승인이면서 확증적 임상시험 결과에 의해 정규 승인 여부가 확정됨을 명시했다. 

아두헬름은 승인과정  중 우리나라 약심에 해당하는 FDA 자문위원회가 10:1 로 승인 반대를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FDA가 승인했으므로 여론이 매우 분분했고 심지어 FDA 를 감사하겠다는 움직임도 있었다. 아두헬름 승인 배경과 그 후에 대해 알아본다. 

FDA 검토 보고서로 본 임상시험 결과 

FDA 승인 검토는 FDA 웹사이트에 공개돼 있으며 다음은 그 검토 결과에 대한 요약이다.

알츠하이머 질환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ABP)가 뇌세포 바깥에 축적되고 한편으로는 뇌세포 안에 신경섬유 다발 안에 타우 단백질이 응집되면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는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진단 후 평균 4-8년 안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두헬름 승인 이전에 AD를 원인적으로 치료하는 약은 없었다. 아두헬름은 응집된 ABP 를 방해해 뇌 안에 축적되는 ABP를 감소시키고 궁극적으로 AD 진행을 막도록 고안된 항체로 병인을 치료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개발사인 바이오젠은 디자인이 같은 두 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해 결과를 도출하고자 했는데 불행하게도 한 개 임상시험에서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고 다른 임상시험에서는 고용량 아두헬름을 사용한 그룹에서만 AD 진행을 늦춤을 입증했다.

두 임상시험에서는 기억력, 지남력, 판단력 등 6가지 요소로 평가하는 임상치매척도를 일차 임상변수를 사용했으며 PET 영상으로 ABP와 타우 단백질 축적을 관찰했다.

성공한 임상시험에서는 질병 진행을 늦추는 결과가 ABP와 타우 단백질 축적 감소함과 비례함이 관찰됐다. FDA의 검토는 임상적 변수보다 대리변수인 ABP와 타우 단백질 감소에 더 주목했다. 

안전성에 대한 결과 중 가장 중요하게 검토된 것은 ARIA라고 하는 아밀로이드 영상 분석에서 뇌부종 및 뇌미세 출혈이었는데 이로 인한 증상은 없거나 경미한 것으로 보고됐다.

FDA 승인 검토 보고서는 두개의 임상시험에서 유효성 결과가 일관성이 없었으므로 유효성 확인을 위한 임상 시험이 더 필요하지만 패턴으로 보아 두 결과가 다르다고 이야기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설명한다. 이 설명이 모호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나 오히려 이 약이 임상적 결과와 아밀로이드 영상분석으로 본 ABP 축적에 대한 결과가 비례해 유효성을 인정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FDA 승인 결정 및 그 이후 

FDA는 검토 과정에서 질환의 중한 정도 및 가능한 치료제로 가늠하는 의학적 미충족 요구, 임상시험 결과에서 질환 경과 개선 정도, 안전성 결과를 통해 임상적 이득과 환자에 대한 위험을 평가해 임상적 이득이 위험을 상회한다고 판단될 때 승인 결정을 한다.

FDA는 아두헬름에 대한 임상적 이득-위험에 대한 평가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렸으며 2021년 6월 승인 결정을 내렸다. 두 개의 임상시험 중 한 개만 성공했고 용량으로 보아 고용량인 환자군에서만 유효한 결과를 보였으므로 정규 승인이 아닌 가속 승인으로 결정됐다.

FDA는 가속승인에 대한 요구사항으로 1. 확증적 3상 임상시험의 수행하고 9년 동안 장기추적으로 유효성을 검증할 것 2. ARIA 영상 분석 및 기타 안전성 관찰 결과를 1년에 2회 보고할 것에 대해 명기했다.  어쨌던 아두헬름은 승인을 받음으로써 신약개발 첫번째 성공은 이뤄진 셈이다.

그러나 FDA 자문 위원회가 10:1 로 승인을 반대한 후 이뤄진 결정이므로 여러가지 후속적인 일들이 일어났다.

실상 FDA 자문위원회에서 아두헬름 자료를 검토한 위원 11명 중 10명이 승인을 반대하고 1명은 승인에 대해 불확실하다고 함으로써 승인 지지를 한 위원은 한 명도 없었던 셈이다.

2021년 6월 승인 후 9월까지 자문위원 3명이 자문직에서 은퇴를 선언하면서 "유효성에 대해 확실한 증거가 부족하고 연간 치료비가 일인당 56,000 달러가 필요한 아두헬름을 승인해 준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FDA 결정에 강한 반감을 표현했다. 

또한 언론에서도 아두헬름 승인 결정에 대해 바이오젠과 FDA 사이에 불투명한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아두헬름 가격이 일인당 연간 56,000 달러이고 일년에 전체 AD 환자의 1/3인 100만명에서 사용한다면 현재 메디케어 B 비용에서 지출되는 약 전체보다도 많은 비용이 되므로 비용-효과에 대한 우려도 대두됐다.  

미국 하원 감독 개혁 위원회는 아두헬름 승인 및 가격 책정을 조사할 계획을 발표했고 위원장은 "위원회가 바이오젠의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의 높은 가격과 약물의 임상적 이점에 대해 의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승인으로 이어진 과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라고 했다.

이에 FDA 국장 대행인 쟈넷 우드콕 박사는 FDA 독립 감찰관실에 FDA가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을 승인하기 전에 FDA와 바이오젠 대표가 어떻게 소통했는지, 혹시라도 공식적인 미팅 외 외부에서 다른 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실제 FDA 감찰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보도가 없었으나 적어도 부정 또는 거래가 있었다는 보도는 없었으니 감찰을 하지 않았던지 문제가 없었던지 둘 중 하나 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승인 이후 성공 여부 

신약 승인은 후속적으로 가격과 보험 승인이 따라야 하며 회사가 상업적 성공을 이루기 위한 의학적 활동이 따라야 한다. 현재까지 아두헬름 판매는 회사의 계획보다 훨씬 밑도는 성적을 보였으며 아직 메디케어에 대한 지침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또 확증적 임상 시험을 10년 가까지 걸려 수행해 결과를 보아야 한다. 신약 가치의 진정한 인정은 의료현장에서 사용됨으로써 환자에게 이득을 주고 지속적인 실사용 데이터를 수집해 의학적 증거를 보다 공고히 해 이뤄진다.

그러므로 신약개발이라는 의미에서 아두헬름은 승인이라는 첫번째 성공을 이뤘으나 다음 단계의 진정한 성공을 이룰 수 있을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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