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매년 약 2000명의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 환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세포유전학적 변이를 가진 고위험군 환자 치료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새로 진단받는 다발골수종 환자 약 25%가 세포유전학적 고위험군 환자일 정도로 적지 않은데다 치료 예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바로 유전변이여서다. 

이는 다발골수종이 염색체 불안정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염색체 돌연변이나 유전적 변이가 치료 반응을 떨어뜨려 재발을 반복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유전적 변이가 있는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염색체 자리 바뀜(Translocation·전좌), 결손 같은 대표적 예후 인자로 알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치료 반응, 질환 진행 속도, 생존율 등 모든 지표가 일반 환자 대비 떨어진다. 재발로 인해 치료 차수를 진행할수록 효과가 줄고 반응 지속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좋은 소식은 올해 국내 급여 처방이 가능해진 다케다제약 '닌라로(익사조티밉)'의 고위험군 치료 합류다. 새로운 옵션으로써 의료진과 환자 선택 폭을 넓혔다는 얘기를 듣는다. 닌라로 3제 요법(IRd)이 2제요법(Rd)과 비교해 고위험군에서 유의한 PFS 연장을 보였고, 경구제인 만큼 내약성·이상반응·합병증도 장점으로 평가된다.

의료계도 현재 다발골수종 3제 병용요법 치료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길 원한다. 염색체 불안정성을 특징으로 하는 다발골수종 치료에 전략적 접근을 요하고 있는 것이다. 고위험군 특성에 따라 첫 재발부터 예후 인자, 이전 치료 결과, 환자 상태, 내약성 등 요인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에 팜뉴스는 최근 부산대병원 신호진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상세한 치료 전략을 들었다. 또한, 닌라로가 줄 수 있는 치료적 혜택은 무엇인지 확인했다. 신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심위원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에 임명될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신호진 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신호진 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팜뉴스와 인터뷰에서 닌라로 3제요법을 설명하고 있다.

▶다발골수종에서 '고위험군'은 예후가 좋지 않다. 어떤 기준으로 고위험군을 판단하며 치료 시 특징은 무엇인가.

"다발골수종에서 가장 중요한 고위험군 첫 번째는 인자는 골수검사로 시행하는 세포유전학적(Cytogenetics) 검사로 볼 수 있는 '고위험 세포유전학적 이상'이다. 두 번째는 형질세포백혈병(Plasma cell leukemia), 세 번째는 골수외 형질세포종이 생기는 것이다. 세 경우를 질환과 관련한 고위험군이라 할 수 있다. 

불량한 예후 인자는 최근까지 다양한 견해가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4·14번 염색체 전좌, 14·16번 염색체 전좌가 있는 경우, 17번 염색체 결손까지 세 경우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인자가 있는 환자는 없는 환자에 비해 치료 성적이 좋지 않고 생존율이 많이 떨어진다.

염색체, 세포유전학적 이상이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 간 질환 자체나 임상 양상에서 차이는 크게 나타나지 않지만 치료 반응에서 차이가 있다. 고위험군은 병이 진행할 때 빠르게 진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치료 반응이 적거나, 생존기간 또는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짧은 특성도 보인다. 치료 시 깊은 반응(Deep response)를 보이지 않는 건 반응이 충분히 나타나지 않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치료 반응, 질환 진행 속도, 생존기간 모두 일반 환자 대비 고위험군이 좋지 않다. 닌라로 3제요법이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보나.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2차 약제는 제한적이지만 1차 재발 시 선택할 수 있는 약제 중 2제요법 보다 3제요법이 치료 효과가 더 좋다는 부분은 정립된 사항이다. 닌라로를 포함한 3제요법, 그리고 다른 약제를 포함한 3제요법과 2제요법을 쓸 수 있다. 

3제요법 중 닌라로를 포함한 3제요법(IRd) 장점은 첫 번째로 모든 약제가 경구제로만 구성됐다는 점이다. 경구 3제요법이다 보니 병원에 자주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주사제가 포함된 다른 3제요법은 주 1~2회 병원을 방문해야 하니 일상 생활에 불편함이 있다. 집과 병원 간 거리가 멀거나 고령인 경우는 매주 주사를 맞으러 오기가 쉽지 않다.

두 번째로는 세포유전학적 고위험군은 상대적으로 닌라로 3제요법이 효과가 있다. 고위험군은 일반 환자에 비해 반응률, 반응유지기간이 떨어지는 게 보통인데 닌라로 연구결과를 보면 전체 환자군과 고위험군 환자군 간 반응유지기간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즉, 닌라로를 포함한 3제요법이 세포유전학적 고위험군도 상대적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세 번째로 경구약제이면서 약제 내약성(Tolerance)이 좋다는 게 장점이다. 심장·신장 독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고령 환자나 전신활동도가 저하된 환자, 심장 질환, 신장에 문제가 있는 등 동반 질환 환자도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약제라고 평가한다."

▶닌라로 3제요법은 2제요법 대비 고위험군 mPFS를 6개월 연장한 약 20개월을 기록했다. 이 결과를 어떻게 보나.

"1차적으로 PFS는 생존율 향상에 영향을 미치기에 중요하다. (고위험군에서)평균적으로 2제요법을 했을 때 14개월 뒤 병이 진행한 데 반해 닌라로 3제요법은 질환 진행 없이 평균적으로 6개월을 더 편히 살 수 있었다. 평균 6개월이므로 PFS가 더 긴 환자도 있다. PFS가 늘어난다는 것은 환자가 병원에 다니지 않고 정상 생활을 잘 영위하는 기간이 그만큼 길어진다는 의미다. 환자 삶의 질 측면에서도 상당히 중요하고 PFS가 늘수록 전체 생존기간(OS)도 길어질 수 있다."

▶닌라로 주요 임상인 TOURMALINE-MM1에서 고위험군 PFS는 21.4개월을 기록했다. 닌라로 3제요법이 고위험군에서 특히 더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통상 고위험군은 치료 반응유지기간이 떨어지는데 닌라로는 그렇지 않았다. 전체 환자군(PFS 20개월)과 비슷한 반응유지기간을 보였다. 닌라로를 포함한 3제요법이 상대적으로 고위험군 환자의 안 좋은 예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해당 연구가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하긴 했지만 다른 3제요법과 닌라로 포함 3제요법을 직접 비교한 연구가 아니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실제 닌라로를 투여한 환자 상태가 궁금하다. 또 처방 경험에 비추어 닌라로 3제요법이 진료 현장에서 임상과 동일한 결과를 낸다고 보나.

"우리 기관에서 투여 중인 환자 대부분 닌라로 3제요법으로 치료를 잘 진행하고 있다. 부작용도 적고, 내약성도 좋아 순조롭다. 닌라로를 쓸 수 있게 된 지 오래되지 않아 평가가 더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경험으로 볼 때 주사제를 포함한 다른 3제요법은 약 18개월 정도 사용 후 2제요법으로 넘어가야 했는데, 닌라로는 경구제다 보니 3제요법임에도 계속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므로 장기간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좋다.

이처럼 경구약제 장점은 유지요법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유지요법은 2제보다는 3제로 쓰는 것이 효과가 좋을 가능성이 많다. '3제요법을 오래 쓸 수 있다는 것'은 세 가지 약제 병용에도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적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3제요법은 환자가 힘들면 약을 잘 못 먹어 오랜 기간 투약에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닌라로 3제요법은 환자들이 잘 견디고 투약을 유지할 수 있다."

▶앞서 장점으로 언급한 내약성이 중요한 것 같다. 다발골수종처럼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환에서 내약성이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말해달라.

"내약성, 복용순응도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처방 시 하루 세 번 약을 복용하라고 지시했다면 환자가 그 약을 100% 다 먹는지, 70%만 먹는지 보는 것을 말한다. 복약 지시를 잘 지키는 것뿐 아니라 환자가 투약을 잘 감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약을 먹고 설사하거나 두드러기가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 환자는 약을 잘 먹지 않는다. 의사는 환자가 약을 잘 먹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환자가 몰래 약을 먹지 않으면 치료 반응이 떨어지고 약제 내성이 생길 수 있어서다. 닌라로는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세 번만 복용하면 되므로 복용순응도와 내약성 측면에서 상당히 좋다."

▶경구제로써 닌라로가 가지는 혜택을 환자나 의료진도 실질적으로 체감하고 있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주사제와 닌라로 3제요법 장단점이 있다. 닌라로 3제요법은 주사제에 비해서 앞서 말한 장점을 확실히 모두 가지고 있다."

▶치료 전략을 이야기해보자. 현재 고위험군 환자의 적절한 2차 치료 시기는 언제라고 보나. 치료 전략 시 고려할 점도 말해달라.

"고위험군 치료 전략을 수립할 때는 예후가 좋은 군, 중간위험 군, 고위험군 세 군으로 나누기에 치료 약제가 다르다. 재발 시 약제나 다른 약제 조합이 많아 다양한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지만 고위험군 환자에서 재발한다면 2차 약제를 고려할 때는 보다 빠르고 깊은 반응이 올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고위험군의 또 다른 특성은 재발 시나 치료할 때 골수 외 형질세포종이 잘 생길 수 있어 그 자체로 고위험군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치료를 앞당기자는 개념이 있다.

현재까지 1차 치료 후 질환 진행으로 인해 2차 치료를 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크게는 생화학적 병의 진행(Biochemical relapse)과 임상적인 병의 진행(Clinical relapse) 두 가지 기준이 있다. 생화학적 재발은 임상적 문제는 없으나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M-단백의 양을 측정해 수치가 올라가면 병이 진행되는 것으로 평가한다. M-단백이 점진적으로 올라가고 있으므로 질환 재발은 맞지만, 2차적 합병증이나 임상적 문제가 없는 상태를 생화학적 재발이라고 한다. 생화학적 재발 단계를 좀더 지켜보면 2차적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예로 빈혈이 진행하거나, 신장이 안 좋아지거나, 병적인 골절이 생기거나, 잦은 감염이 생기는 등 상태인데 임상적 재발이라고 본다. 

이 두 가지 시점(Time point)을 놓고 봤을 때 일반적으로 첫 번째인 생화학적 재발 때는 치료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다가 생화학적 재발이 점점 진행해 임상적 재발이 되면 치료하는 게 현재 가이드라인이다. 그런데 고위험 세포유전학적(High-risk cytogenetics) 이상이 있는 환자는 생화학적 재발 상황에서도 급작스럽게 병이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고위험군은 병의 진행이 빨라지기 전에 조기 치료를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닌라로 경구 3제요법으로 치료 전략이 바뀔 것으로 이야기한다. 다발골수종 2차 치료에서 닌라로를 처방해야 한다면 어떤 환자에게 사용할 생각인가?

"모든 연구는 임상에 적합한 환자만 선정(Well-designed)한다. 전신활동도(Poor performance status)도 좋아야 하고, 다른 병발한 질환도 없어야 하는 등 합당하고 좋은 조건을 가진 환자를 찾아 임상연구를 진행한다. 그러나 실제 진료실에서 환자를 볼 때는 아무 문제가 없는 환자만 보는 게 아니다. 전신활동도가 좋지 않거나 2차적 감염, 심장·신장질환 등 다양한 문제가 있는 환자를 본다. 임상 연구결과와 진료 현장에서 보는 실제 환자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2차 치료에 쓸 수 있는 여러 3제요법을 간접 평가했을 때 닌라로를 포함한 3제요법 생존율이 다른 3제요법 대비  약간 떨어지거나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그런데 최근 체코에 있는 해외 교수 주관으로 실제 환자 데이터를 모은 후향적 연구를 봤다. 닌라로를 포함한 3제요법이 효과가 더 좋게 나오면서 예상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학회에서 닌라로 3제요법을 주로 처방하게 되는 환자를 논의할 때 현재까지 합의로는 통상 고령 환자, 전신활동도가 떨어지는 환자, 심장이나 신장 질환처럼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먼 지역(지방)에서 병원을 다니는 경우 등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본다. 고위험군 환자에서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어서 닌라로 3제요법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닌라로 3제요법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나 의료진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달라.

"다발골수종은 1차, 2차, 3차, 4차 치료로 차수가 뒤로 갈수록 어떤 약을 쓰더라도 치료 반응기간이 점점 짧아진다. 통상 1차는 예를 들어 18~21개월, 2차는 10~12개월, 3차는 8개월, 4차는 4개월로 어떤 약을 쓰더라도 비슷하다. 가급적이면 1~2차 치료에서 좋은 약제를 써야 한다. 2차 치료 약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닌라로 3제요법은 고령환자, 전신활동도가 떨어지는 환자, 여러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등에 닌라로 3제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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