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려서 기독교에 입문하여 전통적 제사 의례와 조상에 대해 다른 인식을 지니고 있지만 매년 조상 묘의 벌초에는 빠지지 않으려 노력해 왔다. 올해도 예년처럼 벌초를 다녀왔다.제주를 고향으로 둔 사람들은 추석 명절에는 못 가더라도 벌초에는 빠짐없이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인식에 더하여 어머니 생전에 다하지 못한 효에 대한 안타까움과 죄송함이 나를 깨워 부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설프게 어머님과 이별하고 벌써 일곱 번째 벌초이다. 시간의 흐름으로 마치 새 옷이 낡아 가듯 고운 잔디로 입혔던 어머님의 묘도 퇴락해 가고 있는데, 어
「2023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2022년도 전체 마약류사범 중 20·30대의 비중이 57.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마약사범의 주요 연령대가 20·30대이지만 10대가 2.6%, 60세 이상도 11%로 무시할 수 없는 수치이다.이는 전 연령대가 불법적으로 약물을 사용하고 있어서 약물남용 예방 교육이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예방 교육 대상자가 유치원생부터 60세 이상의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함을 고려한 교육체계가 필요하다.지난 컬럼에서 미국의 DARE의 사례를 중심으로 ‘약물남용 예방
질병 극복의 최선이 예방임을 고려할 때 약물중독 극복을 위한 최선의 방책도 예방이다. “아무도 마약을 오락용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마약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제로가 된다.다른 질병과 달리 ‘마약중독’은 각 개인의 선택에서 병이 시작되어 개인과 사회를 파멸로 몰아간다. 무시무시한 공포로 다가온 “마약중독의 폐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어떻게 해서든 “아무도 오락용으로 마약을 찾지 않도록”하는 것이다.그 주요 방안이 ‘약물남용 예방 교육(Education for drug abuse prevention)’ 또는 ‘약물
대검찰청이 7월 5일 발간한 ‘2022년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2022년 마약류 사범이 1만 8395명으로 전년에 비해 13.9 % 증가했고 2020년에 비하면 1.9 % 늘어난 수치이다. 다만, 30대 이하가 1만 988명으로 전체 사범의 59.8%를 차지하였고, 대부분의 사범은 투약과 소지로 51.7%이며 밀매자가 3492명으로 19%를 차지하였다.마약사범에 관한 연 통계는 실제 범법 현황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단속과 수사의 방향과 강도를 나타내기도 한다.종종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던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제목이 어
필자는 최근 마약의 위험성에 관하여 묻고 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모든 국민이 인지해야 할 중요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미처 다 알리지 못한 점들이 있어서 지면을 통하여서라도 한 번 더 설명하고자 한다.‘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정부 관련 부처의 적극적 노력으로 우리나라에서 펜타닐 패치의 처방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얼마 전 2020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특정인에게 304회에 걸쳐 펜타닐 패치 4826매를 부적절하게 처방한 의사를 구속기소하는 일이 있었다.이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펜타닐의 불법 사용이 일어
매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구개발사업 종합시행계획」을 발표하는데, 거기에서 ‘마약’ 또는 ‘중독’이라는 key word를 본 적이 없다. 2022년 9월에 발표된 「제44차 재난 및 안전관리 기술개발 종합계획(안) 」에도 ‘마약’ 또는 ‘중독’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종합계획(안)’에서 제시한 전략은 ‘문제해결의 새로운 접근, 재난안전 R&D 체계 혁신’과 ‘현장 문제해결 중심 촘촘한 대응체계 구축’, ‘안전에 기반한 국민 행복 맞춤형 R&D’, ‘첨단과학을 활용한 미래사회 위기 극복’으로 마약 또는 중독의 문제
최근 국민의힘에서 “베일이 벗겨지면서 드러나기 시작한 우리 사회의 마약 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 차원에서 ‘마약퇴치특별위원회’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마약 퇴치를 위한 정책과 예산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더하여 그 속도와 과학을 주문하고 싶다. 마약 사용의 추이를 볼 수 있는 구체적 통계가 없지만, 마약 사용이 어느 날 갑자기 폭증한 것은 아닐 것이다. 무한 경쟁이 지배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즐거움을 좇아 행동하는 인간의 본능들이 오작동하면서 마약류 노출의 위험이
미국 NIDA 홈페이지는 지난 5월 4일, ‘Psychological Medicine’에 발표된 “Association between cannabis use disorder and schizophrenia stronger in young males than in females(대마초 사용장애와 정신분열증 사이의 연관성은 여성보다 젊은 남성에서 더 강함)” 논문을 인용하여 대마초 사용장애자(마리화나중독자)에서 정신분열증 발병 위험을 경고하는 뉴스를 게재하였다.대마초 사용장애로 인한 새로운 정신분열증 사례의 비율이 지난 50년 동안 지
최근 미국 코네티컷주 법무장관 윌리엄 통(William Tong)은 브리지포트의 버로우즈 커뮤니티센터 미팅에서 약물남용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함을 역설하면서 예방의 역할을 정부와 함께 사회가 공유할 것을 주장하였다.그는 '중독산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술과 담배, 의약품의 생산과 유통을 통해 수입을 얻는 업체들이 약물 중독에 부분적 책임이 있으므로 그 업체들이 우선해서 정부와 함께 중독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하였다.미국의 연방정부와 주정부들은 마약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붇고 있는데도 약
지난 5월 16일, 테네시 주 서머빌에 있는 페이에트 웨어 중고등학교에서 펜타닐을 과다 복용한 두 명의 십대 소녀가 죽은 채 발견되었고, 함께 펜타닐을 복용한 동급생인 17세 소녀가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2021년 미국에서 펜타닐 과다복용에 따른 사망자의 수는 7만 5000여명에 이르고 이 중 10대 청소년 사망자가 1557명이다. 펜타닐이 약물 남용을 넘어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고, “pediatric opioid crisis”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올해 5월 9일, 펜타닐 중독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마약중독’과 관련한 오늘의 소란스러움은 갑작스런 사태가 아니라 우리사회가 외면하고 방치했던 실체의 일부가 드러난 결과이다. 아직 그 배일이 다 걷히지 않았고, 어떻게 드러날지 여전히 걱정스럽다. 우리의 준비부족/취약성과 관련하여 또 다른 아픈 현실을 들여다보자. PubMed 검색창에서 drug & addiction을 키워드로 입력하면 2001년부터 현재까지 발표된 학술자료의 건수가 5만 1834건, drug & addiction & Korea를 키워드로 입력하면 371건이 검색된다(표-1). 이는 약물 중독과 관련한 학술정보의 생
오늘도 온라인 뉴스의 장에는 마약 관련 기사들이 넘쳐나고 있다.“일상까지 파고든 마약”/ “마약 공화국”/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범정부 역량 총결집”/ “마약범죄 뿌리 뽑는다”/ “마약하면 반드시 처벌”/“마약범죄 근절”/ “마약과의 전면전 선포”/ 등과 같은 제목을 단 기사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그 내용과 논조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마약이 이미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실태를 미국의 실태에 비추어 그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가 발표한 종합 대책 즉, 각 부처들이 제시한 대책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