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최근 망막혈관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큐라클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사가 개발 중인 경구용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치료제 'CU06'은 기존과는 달리 새로운 작용기전과 경구치료 방식으로 차별점이 있으며, 이와 관련한 미국 임상 2a상 톱라인 결과가 발표되면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난치성 혈관질환 신약개발 전문기업 큐라클은 혈관내피기능장애 차단제 개발의 혁신 플랫폼 기술인 'SOLVADYS'를 이용한 경구용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Diabetic Macula Edema) 치료제 'CU06'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에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1상 시험을 마쳤으며 후기 임상연구 최적화를 위한 탐색 목적으로 미국에서 임상 2a상을 진행했다.

임상 2a상에서는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 67명을 대상으로 12주간 CU06 치료제를 100, 200, 300mg을 하루 1번 경구 투여했다.

1차 평가지표는 부종의 두께를 관찰하기 위해 시작점 대비 12주차 황반중심두께(CST, Central Subfield Thickness)의 변화를 측정하고, 2차 평가지표는 시력개선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베이스라인 대비 12주차 최대교정시력(BCVA, Best Corrected Visual Acuity) 점수 변화 등을 측정했다.

3개월간의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부종의 추가적인 진행은 없었고 3가지 용량 모두에서 시력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상대적으로 시력이 낮은 그룹에서는 5.8 글자 정도의 의미 있는 시력개선 효과를 확인했고 내약성도 우수했다.

주목할 점은 해당 치료제가 경구용 혈관내피기능장애 치료에서 '세계 최초의 약물(first-in-class)'로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분당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는 "이번 임상을 통해 경구용 약제로 3개월 치료기간만에 Anti-VEGF 실사용 데이터 정도의 시력개선 효과를 확인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당뇨병성 황반부종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한 경구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라며 "후기 임상시험에서도 CU06의 유효성이 입증된다면 기존 주사 치료제를 대체하거나 서로 보완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임상 2b상에서는 대조군과의 통계적 검증을 거치는 과정이 있다. 이 과정에서 앞서의 2a상 결과 정도만 재확인해도 CU06이 습성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과 같은 망막혈관질환 치료에 있어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현재 글로벌 망막혈관질환 시장에서는 바이엘의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일리아의 특허 만료로 인해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잇따라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로슈가 이중항체 주사제인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를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었으며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관련 시장은 2021년 기준 25조원에서 2031년 4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시장 전문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오는 2023년에 전세계 망막혈관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바비스모가 26%, 아일리아가 25%, 바이오시밀러가 19% 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큐라클
자료=큐라클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고무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먼저 기존 치료방식인 안구 내 주사방식의 anti-VEGF 시장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의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상업화보다는 기술수출에 중점을 두는 상황에서 발 빠르게 제품 개발을 완료해 높은 수준의 매출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다음으로는 큐라클의 CU06과 같은 혁신신약을 상업화해 블록버스터급의 매출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성공 방정식'을 이뤄내는 것이다.

큐라클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CU06이 임상 결과에 따라 다양한 치료 옵션으로 약물 개발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경구용 치료제이면서도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안구 내 직접주사를 하는 경쟁자들과 의학적 차별화가 뚜렷하다"라며 글로벌 블록버스터의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기전의 경구 치료제가 5.8 글자 정도로 치료효과를 입증했다면 상업화 이후 제품 간 경쟁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이를 통해 높은 매출과 시장 점유율 확보를 기대해 볼만 하다"라고 전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1차 평가지표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는 해당 임상시험의 맥락을 살펴야한다는 목소리다.

익명을 요구한 임상개발 전문가는 "임상 2a상 시험이 개념의 증명과 적정용량 확인이라는 탐색적 성격인 것과 CU06이 first-in-class인 점을 감안할 때, 후기 임상의 설계에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는 목적이 충분히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망막혈관 치료제 승인에 요구되는 최종 평가지표인 최대교정시력이 개선됐다는 것은 후기 임상 진입 후 성공의 가능성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라고 덧붙였다.

한편, 큐라클에 따르면 오는 3월 말까지 최종보고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임상 2a상 톱라인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추가적인 분석 결과까지 모두 포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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