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연초부터 국내 대기업 및 제약바이오 회사 간의 '빅딜'들이 성사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모양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투자 혹한기를 맞이했던 제약바이오 업계에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들의 전략적인 투자가 진행되면서 활력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는 기업과 기업 간의 거래뿐만 아니라 산업을 뛰어넘는 거래 활동이 잇따라 발생하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지난 12일에는 화학·에너지·건설 및 엔지니어링을 주력 분야로 삼고 있는 OCI 그룹이 국내 제약바이오 주요 회사인 한미약품 그룹과 통합을 위한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7703억원)를 취득하고 한미약품 그룹은 OCI홀딩스 지분 10.36%를 취득해 통합 지주회사로 전환된다.

또한 제과업을 주력으로 하는 오리온 그룹은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 개발기업 레고켐바이오를 5500억원을 들여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다케다제약으로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프라이머리 케어(Primary care)' 부문을 인수한 셀트리온그룹은 최근 해당 사업부를 분할 매각해 총 247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종합감기약 '화이투벤'과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등 일반의약품(OTC) 부문은 동화약품에 370억원을 받고 매각했으며 전문의약품(ETC) 부문은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 사모펀드 CBD 그룹에 2100억원에 처분했다. 이를 통해 셀트리온그룹은 약 1400억원의 매각 수익을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 글로벌 제약바이오 M&A, 총 1276건 & 4110억 달러 규모

이처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일부 사업권 매각이나 회사 인수합병(M&A)이 기업 경영에 있어 매우 일반적인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

주요 제약사들은 새로운 R&D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확장하고 새로운 치료분야에서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는 한편, 신생 바이오 기업들은 투자금 회수나 수익구조 개편을 통해 신약개발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는 지난 2019년 기준 총 1276건의 인수합병이 이뤄졌고 이들의 전체 가치(value)는 4110억 달러(한화 549조 71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다만,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사업권 매각 등은 자칫 잘못하면 이익보다는 오히려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운영상의 복잡한 점이 많고 매각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변수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아이큐비아 최근 발표한 'M&A 과정에서의 규제 리스크 관리 방안'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제품 특성상 규제가 많아 소유권 이전(Ownership transfer) 과정에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시판 중인 제품을 성공적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모든 기능적인(cross-funtional) 요소와 규제들을 고려해야 하며, 이를 소홀히 했을 경우 일정이 수개월 넘게 지연되거나 기한을 놓쳐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인수자가 새로운 수익 창출을 못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게 된다.

일례로 브라질에서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품목허가 이전(MAT, Marketing Asset Transfer) 서류 제출을 완료해야 하며 브라질의약품감시국(ANVISA)이 승인한 이후에도 몇몇 규제된 마일스톤을 충족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는 제품을 거래하기 전에 현지 제품 출하승인 검사(Product release testing)와 같은 분석법을 요구하는데, 이 과정은 짧게는 5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소요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규제 양식 및 인증과 같은 일부 문서는 완료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지만, 의약품 인증서(Certificates of Pharmaceutical product)와 같은 서류는 3~5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또한 제품 관련 데이터베이스가 방대할 경우 이를 처리하는데 상당한 시간적 비용이 소모된다.

# 핵심은 규제 리스크 관리…'전문인력' 확보 필수

그렇다면 이러한 리스크들은 회피하면서 성공적인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아이큐비아는 다양한 규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규제 전문가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으면 수익성 높은 거래가 순식간에 틀어질 수 있다"라며 "M&A를 추진하는 많은 기업들이 빠르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규제 전문가를 영입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파트너사와 협력해 품목허가 이전(MAT)을 관리한다면 에셋(asset) 이전의 모든 측면을 감독하는 숙련된 전문가를 확보할 수 있다"라며 "인허가(RA)를 담당하는 직원은 기존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 일상적인 워크플로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아웃소싱은 양수양도에 대한 간소화된 접근방식을 만들어 관련 리스크를 완화하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인력을 투입해 궁극적으로 기업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