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WLA 성과'의 역설. 그것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제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WLA의 시작과 끝이 창대하기 위한 선결 요건이다.

제약사들이 식약처 WLA 등재를 계기로 주목할 키워드가 바로 국제보건기구(WHO)의 품질인증(Pre-qualification, PQ) 제도인 이유다. 

로제리우 가스파(WHO 규제 및 사전심사) 국장이 지난 11월 한국에 방문했을 당시, WLA 등재국에 대해 PQ 패스트트랙 절차 적용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WHO의 PQ는 뭘까. 제약사들이 PQ 인증으로 공공입찰 자격을 얻기 위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까. 팜뉴스가 지난 보도에 이어 김부선 동국대 교수의 목소리를 후속으로 전한다. 

# 김부선 교수, 국내 최초 PQ 인증 주인공 

우리나라의 최초 PQ 인증 제품은 혈장 유래 B형 간염 백신이었다. 1980년경 인증받았는데 제가 PQ 인증 작업에 참여했다. 혼자가 아니고 테스크포스 팀이 있었는데 40년 전이라서 저는 막내였고 선배들은 전부 은퇴했다. 

현직에 있는 사람은 제가 유일한데. 국내 최초로 PQ 인증을 받은 사람이 감히 저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다.

WHO의 PQ는 일종의 사전 적격성 평가다. 후진국, 개도국, 저개발국에 의약품 조달을 위해 WHO가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그리고 GMP를 평가한다. 

사전 적격성 평가에서 적합 판정을 받으면 UN 산하 유니세프 등에 의약품 공급이 가능한 '국제 조달 입찰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유니세프 등 국제구호단체가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WHO가 평가를 대신하는 것이다. 

PQ 인증 대상엔 Immunizaition devices(면역 장치), Vitro dlagnostics(시험관 진단약), Vaccine(백신) 등이 있다. Chemical product(합성 의약품)은 에이즈 치료제, 말라리아 치료제, 결핵 치료제 등 7종이다. 우리나라는 말라리아와 결핵 치료제가 등록된 상황이다.

# CTD 제출 이후 1개월 스크리닝, 3개월 리뷰

회사들이 PQ 인증을 받고 싶다면 일단 WHO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청서를 제출하면 WHO가 답변을 준다. 신청이 가능하다고 WHO 답변이 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 이후 CTD 문서를 제출한다. 

물론 CTD 문서 제출 이전, 사전 미팅을 요청할 수 있다. 회사의 사정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WHO 측과 논의할 수 있다. 기술적인 요청도 가능하기 때문에 WHO 조언도 받을 수 있다.

최대 3회까지 가능하지만 필수는 아니다. 보통 두 번 정도 사전 미팅을 하는데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CTD 제출 이후에는 1개월 동안 스크리닝(Screening, 검토)를 받는다. 그 이후 내용 전체에 대해 리뷰(Review, 평가) 과정을 거친다. 평가 과정에서는 보완을 받을 수 있는데 회사별로 사정이 다를 수 있다. 

# 연속 3개 배지 실험 필수, 적합 판정 요건

스크리닝은 CTD 문서의 형식적인 요건, 즉 요구 사항을 제대로 갖췄는지를 보는 개념이다. 리뷰는 CTD 문서 안의 내용이 적절한지를 살펴본다. CTD 리뷰가 완전히 끝나면 WHO가 회사 측에 연속 3개 배지에 대해 실험 샘플을 요구한다. 

WHO은 영국을 비롯해서 세계적으로 저명이 있는 RAB를 갖추고 있다. 상호 네트워킹으로 연결된 곳으로 시험할 수 있는 아이템이 다양하다. WHO가 적절한 렙 두 곳 선정하고 그곳으로 샘플을 보내면 실험이 진행된다. 

시험 결과가 적합한 경우 WHO가 현지 실사를 한다. 이때 해당 국가의 규제기관이 참관인으로 참석한다. 실사가 끝나면 최종 보고서를 보내주고 이를 받은 회사들은 시정 및 예방조치(CAPA) 계획을 제출한다. WHO가 적합 판정을 내리면 PQ 인증이 완료된다. 다만 회사들은 3년 주기로 재평가를 받는다. 

# 필승 전략? 우선순위 파악과 CTD 제출 기한

팁을 드리자면, 먼저  WHO 심사 우선순위에 해당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High, Medium, Low에 따라 스크리닝과 리뷰 스케줄이 굉장히 달라진다. Low 쪽에 있으면 들어오는 순서대로 심사를 받기 때문에 High 또는 Medium에 밀려 심사가 지연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번에 업데이트를 하면서 High, Medium, low 단계에 변화가 있는 백신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위 표의 검정 글자는 기존에도 High 등급에 있던 백신이고 파란 글자는 Medium에서 High 옮겨진 것이다. 빨간 글씨는 새로 들어온 백신이다. 

또 바뀐 부분은 기존에 이미 제품 개발 완료됐고 공공에서 필요한 백신이라면 2년동안 잠재적인 후보군으로 두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와 원숭이두창 백신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 PQ 인증을 위한 잠재적인 후보로 올라간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주의할 점을 말씀드리겠다. CTD 문서는 제출 기한은 1년에 세 번뿐이다. 회사는 문서를1월 30일, 5월 30일, 9월 30일까지 보내면 된다. 예를 들어 6월 1일, 빨리 리뷰를 받고 싶어서 보내도 WHO는 9월 30일까지 리뷰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회사 일정이 4개월 동안 지연된다. 회사가 스케줄을 숙지해야 계획대로 진행 가능하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대목으로 명심해야 한다. 

키워드

#PQ #김부선 #w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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