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올해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A) 치료에서 화제는 로슈의 이중기전 항체 바비스모(파리시맙) 등장에 따른 바이엘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와의 경쟁이다.

어떤 치료제를 누구에게 써야 더욱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김재휘 김안과병원 교수는 "시력 개선과 부종 감소 효과가 항체주사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기존 항체주사인 루센티스(니비주맙)와 아일리아로 환자의 70~80%는 만족할 만한 수준의 치료가 가능하지만 20~30%는 미충족 수요가 있다"며 치료제별 쓰임새가 각기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휘 김안과병원 교수
김재휘 김안과병원 교수

아일리아는 전 세계에서 많이 쓰이는 항체주사이며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습성 황반변성 치료에 사용됐다. 김 교수는 "효과와 안전성에서 가장 균형이 좋은 치료제"라며 후속 항체주사 대부분 아일리아를 기준으로 임상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아일리아를 대조군으로 임상에 나선 것은 올해 국내 허가된 바비스모도 마찬가지다. 바비스모는 임상을 통해 해외 안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존 약제보다 탁월한 정도는 아니지만 안전성과 효과면에서 괜찮다는 평이 있다"는 게 김 교수 얘기다. 즉, 아일리아와 동등한 수준에 놓고 비교 평가할 만한 약제라는 얘기다.

바비스모는 아직 국내에서는 본격 사용되기 전이다. 바비스모 효과를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임상시험 결과 뿐이다. 김 교수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사용해봐야 알겠지만 임상 결과만 봤을 때 바비스모의 초기 부종 감소 효과가 아일리아 보다 좋다고 평가했다. 그간 미충족 수요로 남은 습성 황반변성 치료를 보완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의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바비스모 임상 설계 자체에 궁금증을 가지고도 있다. 로슈가 진행한 아일리아와 바비스모의 직접 비교(Head to head) 연구에서 아일리아 로딩도즈는 3회인데 바비스모는 4회이기 때문에 임상 환경이 공정하게 설계돼 진행됐다고 볼 수 있냐는 것.

이에 김 교수는 팜뉴스와 인터뷰에서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아일리아와 바비스모를 어떻게 투약하는 게 좋을지 설명했다. 팜뉴스는 앞서 보도한 8월 21일자 <황반변성 치료 초전문화 시대 "아일리아부터 바비스모까지, 환자 맞춤 치료가 핵심"(상)>에 이어 인터뷰를 연속 게재한다.

▶아일리아 국내 출시 10주년 간담회에서 T&E 요법 가치를 언급하셨어요. 최소 4주에서 최장 16주까지 유연한 투여 간격 이점을 제공하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라고 하셨는데요, 치료적 관점에서 현재 가장 폭넓은 투약 기간을 가진 아일리아인데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아일리아의 가장 큰 장점은 효과와 안전성 사이 균형이 가장 좋아요. 사실 모든 제약사가 자기들 약이 좋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시장에 나와서 평가받을 때 '얼마나 많이 쓰이냐'가 가장 정확한 척도거든요. 아일리아가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제일 많이 쓰여요. 그게 이 약이 굉장히 좋은 치료제라는 것을 증명하는 지표라고 봐요. 바비스모는 출시된 지 얼마 안 됐으니깐요. 

그런데 환자 입장에서 치료라는 것은 경제적, 시간적 부담이 크게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너무 자주 사용하면 지치고 부담을 가지면서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문제가 생기거든요. 아일리아를 쓰면 대부분 환자가 감내할 만한 부담 아래 적절한 치료가 가능하니깐 이것 하나로도 굉장히 좋은 약제라는 게 다 설명이 돼요..

다만, 아까 얘기했듯이 바비스모가 아일리아와 경쟁해야 하잖아요. 임상시험에서 이 둘을 경쟁 붙인 것이죠. 첫 번째는 처음 로딩도즈 동안 부종이 빨리 줄어드는 장점이 있었고, 두 번째는 아일리아를 고정요법으로 8주 간격으로 계속 주사하고, 로슈가 임상에서 의도적으로 바비스모 주사 간격을 늘렸는데 효과가 비슷했어요.

이것을 가지고 바비스모가 '기존 약제와 비교해 (효과가) 좀 더 오래갈 수 있는 약이다'고 얘기를 하는 거죠. 물론 아주 깊게 들어가면 이렇게 저렇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어쨌든 임상 디자인을 그렇게 했기 때문에, 조금 애매해도 어느 정도 더 오래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거죠."

▶임상시험 결과를 보니 아일리아 보다 바비스모의 시력 유지 효과가 좀 더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이군요.

"왜 바비스모가 지금 각광받고 있냐면요, 대부분 환자는 (기존 루센티스와 아일리아로 만족할 만한 치료를) 할 수 있는데, 장기간 치료 시 20% 정도는 효과 측면에서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주사를 해도 부종이 잘 안 빠지고 계속 남거나, 부종은 다 뺄 수 있는데 너무 주사를 자주 해야 하는 거죠. 이걸 한 달 간격으로 계속해야 하면 환자가 금방 지치고 치료 부담이 너무 늘어요."

▶환자들이 주사 치료 자체를 어려워하나요

"주사 맞으면 통증도 있고 무섭잖아요. 당연히 환자들이 굉장히 부담을 느끼죠. 어르신들 중에 주사를 공포스러워하고 무서워하는 분이 있는데 자녀분들이 모시고 와서 결국 주사를 맞아요. 제가 생각해도 그래요. 친척이나 누가 병원에 가서 눈 주사를 두 달마다 맞는다고 하면 그 의사한테 치료를 잘해달라고 바라기도 하겠지만, 주사 좀 안 아프게 해달라고 그걸 바랄 것 같아요. 

과거에는 어떻게 하면 주사를 덜 아프게 놓을지 연구도 했어요. 정답은 없죠. 주사도 기술이기 때문에 모든 의사가 자기만에 노하우가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덜 불편하게 할까, 이건 개개인 판단이고 경험이기 때문에 저도 개인적으로 노력을 많이 하죠. 아마 제가 우리나라에서 주사를 제일 많이 하는 의사 중에 한 명일 건데, 저 뿐만이 아니라 특히 경험이 많고 이런 종류의 질환을 많이 보는 분들이 그런 노하우가 더 많을 거예요."

▶주사를 덜 맞고 효과를 유지하는 게 황반변성 치료에서 중요한 이유가 있군요.

"결국 국가에서 왜 약에 보험을 해주고, FDA가 승인해서 미국 제약사가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주느냐. 환자 펑션(시력)을 지켜서 삶의 질을 유지시켜 주는 게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이거든요. 시력이 떨어져서 안 보이면 삶의 질이 떨어지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주사 횟수가 늘어나는 그 자체로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어요. 물론 시력을 보존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단순히 시력을 보존하면서도 주사 횟수를 줄이는 게 결국 환자의 삶의 질을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죠."

▶아일리아의 경우 최소 4주에서 최장 16주까지 투여 간격을 연장한 부분이 환자한테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도움이 많이 되죠. 4주 간격으로 맞아야 하는 분들은 그렇게 맞지 않으면 시력이 계속 떨어져요. 그만큼 그 환자가 가진 황반변성 특성이 약제 반응성이 아주 좋지는 않은 거죠. 이 개념이 지금은 보편적이지만 과거 2000년대 후반 뉴욕에 있는 의사들이 T&E 요법을 주창했을 때는 굉장히 혁신적 개념이었어요. 환자 반응에 따라 자주 맞아야 하는 사람은 자주 맞고, 오래 버티는 사람을 늘려간다. 그런데 주사는 끊지 않는다. 굉장히 도움이 되죠..

사진. 아일리아
사진. 아일리아

▶앞서 질문한 바비스모 임상을 얘기하면요, 테나야(TENAYA)/루체른(LUCERNE) 연구에서 최대 16주까지 투여 가능함을 입증하면서 이 임상 결과가 너무 좋다고 하신 걸로 생각되는데요. 아일리아를 사용하는 현재 치료 환경에서 바비스모는 국내 환자들에게 어떤 이점을 줄 수 있을까요.

"임상 결과가 너무 좋은 건 아니고 '상당히 긍정적이다'라는 표현이 맞겠네요. 펑션(시력)이 좋아야 '너무 좋다'고 할 수 있는데, 사실 펑션은 비슷했어요. 

아일리아가 안 듣는 환자가 100명이 있다고 할 때, 바비스모가 그 100명을 다 해결한다는 건 불가능하죠. 다만, 일부는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거죠. 왜냐면 일단 바비스모 임상 결과가 좋았고, 기전 자체가 달라요. 바비스모는 이중기전 항체라고 하잖아요. 이게 안과 영역에서 안지오포이엔티-2(Ang-2)를 억제하는 최초로 상용화된 약이란 말이에요.

기존에 눈 속에 안지오포이엔티-2 수치가 많이 올라가 있고 그것 때문에 병적인 기전에 큰 영향을 받았던 환자는 아일리아에는 (치료 효과가) 안 들었지만, 바비스모는 조금이라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거죠.

보통 신약이 들어오면 의사 대부분이 처음 어디에 적용하냐면요, 기존 약으로 잘 안되던 환자들에게 써봅니다. 항암제하고 비슷해요. 항암제 보면 지방에 있는 환자가 임상하러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 오잖아요. 그것처럼 기존에 안 듣던 환자들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기에 먼저 약을 써요. (바비스모도 )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 환자에서 효과가 있을 것인지를 첫 번째로 보는 거죠.

두 번째로 바비스모도 임상에 한계점이 있어요. 임상은 명확한 조건을 만족해야만 참여할 수 있는데 그러면 실제 진료 환경에서처럼 평가하지 못한 환자 비중이 크거든요. 이런 분들을 대상으로 썼을 때 정말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지 아직 예단하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최소한 일부 환자는 확실하게 아일리아를 맞았을 때보다 좀 더 효과를 보는 경우가 있을 거예요. 그렇게 약을 쓰다 보면 생각보다 너무 좋다고 느끼거나 아니면 아일리아와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는 거죠. 

어느 쪽이 되든 결국 오랫동안 아일리아와 바비스모를 사용하다 보면 경험과 연구 결과를 통해 특정 약에 맞는 환자군이 나뉘게 돼요. 그렇게 되면 환자는 좋은 거죠. 원래 바비스모에 더 맞는 특성을 가진 환자였어도 아일리아나 루센티스로 밖에 치료를 못 받았는데, 바비스모가 들어오면서 어느 정도 (치료 방식이) 확립되면 치료 효과가 오래간다고 알려진 것처럼 정말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환자가 분명히 있거든요. 보다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장기간 치료하는 데 있어 효과와 효율 측면에서 균형을 잡는 게 훨씬 유리한 입장이 되는 거죠."

▶바비스모 임상 디자인을 보니 첫 4개월은 로딩도즈로 해서 20주, 24주 후에 평가하고 투약 간격을 최대 12주, 16주까지 연장한 다음에 아일리아 고정주기 8주 요법하고 비교했는데요, 아일리아가 바비스모 보다 한 달 짦게 투여 됐는데 임상 설계상 동등한 비교 연구였다고 볼 수 있을지, 실질적으로 투여 횟수를 줄였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식의 디자인은 황반변성의 굉장히 독특한 특성이에요. 옛날에 저도 이게 너무 궁금했는데, 임상을 어떻게 디자인할지는 제약사가 정하는 것이고 대신 의료전문가와 규제 기관이 그 방식을 받아들여야 하는 거죠. 

바비스모 뿐 아니라 기존 약들이 다 비슷해요. 아일리아 VIEW 스터디도 한 달 간격의 루센티스와 두 달 간격의 아일리아를 비교했어요. 루센티스는 허가 용법이 한 달이니 한 달로 계속 주사했고, 아일리아는 두 달 간격으로 갔는데 효과가 같은 거예요. 그러니깐 당시 바이엘에서 아일리아 효과가 더 오래간다고 얘기를 한 거죠.

다만 (바비스모의) 임상 디자인을 우리가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죠. 이 임상 디자인을 명확하게 해석하면 아일리아와 비교해 바비스모가 더 오래 가는 약이라고 하기에 조금 어렵다. 그러면 뭐라고 말할 수 있냐, 주사 횟수를 줄였음에도 아일리아와 거의 비슷한, 차이가 나지 않는 비열등하다고 하는 것이고 (바비스모가 아일리아 대비) 주사 간격을 더 늘렸음에도 효과가 비슷하게 나왔다고 할 수는 있다."

바비스모 TENAYA/LUCERNE 임상 설계
바비스모 TENAYA/LUCERNE 임상 설계

▶임상 디자인이 그렇게 설계됐으니 바비스모가 아일리아와 비교해서 비열등하다고 받아들이면 되는군요.

"그렇죠. 다만 전문가 입장에서 바비스모에 기대하는 것은 첫 세 번 주사까지는 (투여 간격이) 똑같은데, 이 세 번 주사 사이에 부종 소실 효과가 더 좋아요. 그래서 이걸 보고 전문가들이 기대하는 거예요. 써봐야 알겠지만 뭔가 바비스모가 더 잘 받는 환자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거죠."

▶얘기를 듣다보니 아일리아, 루센티스, 바비스모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현재 아일리아는 급여도 되고 투여 간격도 가장 넓게 쓸 수 있고, 이게 안 되는 환자일 경우 바비스모를 적절하게 쓰면서 치료 방향을 맞춰갈 수 있을까요.

"개인적 생각인데, 현재 아일리아를 표준으로 보면 루센티스는 약간 보완제 같은 성격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아일리아를 써요. 그런데 어떤 환자는 "루센티스도 잘 들어" 하면서 쓰는 거죠. 엄격히 말하면 직접 비교(Head to head)로 경쟁하는 약은 아닌 것 같아요. 아일리아라는 대장이 있고 그걸 보완하는 게 루센티스 같은 느낌이에요. 

그런데 바비스모는 아일리아랑 거의 동등한 포지션이라서 보완제라고 보기 어려워요. 바비스모도 아일리아처럼 효과와 안전성 균형이 굉장히 좋아요. 어떻게 보면 정말 본격적으로 경쟁 약제라고 할 만한 거죠. 

질문처럼 세 약이 상호 보완적이라는 것은 환자 특성에 따라 어느 정도 가능할 것 같아요. 그런데 바비스모가 아직 우리나라에 안 들어 왔지만(본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 아일리아를 보완하는 약이라는 것은 안 맞을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면 기존 환자에게도 많이 쓰겠지만 신규 환자한테도 많이 쓸 거예요. 왜냐하면 초반 로딩도즈 동안 부종이 더 잘빠졌으니깐요. 다만 기존에 아일리아 치료로 잘 치료받고 있어 문제가 없는 환자는 굳이 바꿀 이유가 없는 거죠."

▶아무래도 아일리아와 바비스모가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치료제일 수밖에 없는데요, 아일리아, 루센티스, 바비스모를 어떻게 활용해야 환자들에게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약제는 개발된 지 굉장히 오래됐어요. 약제 활용법을 100%로 보면 20년에 가까운 연구를 통해서 80~90% 정도는 밝혀진 부분이 있어요. 의사들이 그것을 보며 느낀 것은 환자 특성에 따라서 더 잘 맞는 약제가 있다는 거죠.

아일리아가 굉장히 좋은 약이지만 제 환자의 1/3은 루센티스를 써요. 아일리아가 더 좋은 약인데 이분들은 왜 루센티스를 사용하냐, 더 잘 맞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신약이 몇 년에 하나씩 개발이 되는데, (국내에) 들어오면 결국 의사들이 써보고 임상 연구를 통해 어떤 약이 어떤 환자에게 잘 맞는지를 확인해서 맞춤 치료 방식을 빨리 확립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T&E 요법도 이런 고민 끝에 만들어진 방법이고요, 또 하나는 기존에 확립된 방법을 좀더 발전시키는 것이죠. T&E 요법이 굉장히 좋은 방법인데 이것만 쓰냐? 그렇지 않아요. '이럴 때 어떻게 할 것이냐' '어떻게 기존 방법과 약제를 적절히 조합시킬 것이냐' 환자에 맞춰서 계속 여러 개를 섞어 쓰는 것이기 때문에 재발할 때마다 치료하는 방법을 써보기도 하고 어떨 때는 아예 주사를 끊어보기도 해요.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운 환자는 T&E 요법을 못 해요. 계속하자고 하면 경제적 부담으로 나가떨어져요. 그런 분들은 효과를 약간 포기하더라도 효율을 높여줘야 해요. 그러니깐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방법적인 표준을 정립하는 것과 특정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 사이에 약간 차이가 있어요. 표준 치료는 교과서에 나오기 때문에 누구나 알 수 있지만 이 환자에게 그 치료가 어느 만큼 맞을 것인지는 다른 이야기거든요. 

환자마다 특성이 다르기에 여기에 맞춰 약을 선택하고 치료법을 선택하는 거죠. 결국 환자 개인 특성에 맞춘 치료가 발전하는 것이,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에게도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거죠."

바비스모
바비스모

▶국가에서도 황반변성 맞춤 치료를 위해 지원해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국가에서 지원을 좀 더 해준다면 당연히 좋겠지만 현재 황반변성은 지원을 잘해주고 있어요.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 10% 정도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건 어떤 것이든 다 있어요. 개인적으로 국가 지원이 부족하기에 어떤 것을 더 해줘야 한다고 보지는 않아요. 다만 우리나라도 선진국이잖아요. 당장은 어렵더라도 기존에 지원이 안 된 부분을 조금씩 늘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죠."

▶ 국내 황반변성 치료 과정 자체, 비용 등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한 급여 적용 등이 필요하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결국 황반변성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은 미국도 우리랑 별반 다르지 않고요 전 세계적으로 비슷해요. 보통 환자들이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점이 있어요. 개인적 경험으로 대부분 여러 가지 이유로 보험이 끊기거든요. 

우리나라에서 황반변성 주사 치료제가 굉장히 비싸고 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써야 하니깐 일정 이상 신경이 손상된 환자는 보험을 끊고 아바스틴 같은 저렴한 약으로 넘어가요. 이 시점에서 환자들이 비보험으로 주사해야 하니 부담이 되고 고민을 많이 해요.

개인적 바람이라면 모든 환자에게 할 수는 없지만 특수한 형태의 황반변성이 있어요. 망막혈관 종증식형 황반변성이라고 해서 양안 실명을 할 수 있어요. 보험 적용 범위를 조금 넓혀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일리아, 루센티스에 바비스모라는 새로운 치료제가 나와서 의료진들이 어떠한 기대감을 갖고 있나요, 또 황반변성 치료의 중요성을 얘기한다면요.

"과거 25~30년 전에는 레이저 치료를 했는데 환자 입장에서 주사보다 더 힘들었어요. 과거에 그런 치료를 묵묵히 따라오신 분들이 어느 순간 주사치료제가 도입되면서 효과를 볼 수 있었거든요. 결국에는 멀리서부터 보면 계속 더 좋은 치료가 나오고 있어요. 

우리가 현재 하는 모든 치료, 앞으로 어느 정도 미래에 나올 치료들은 대부분 손상을 줄이거나 막아주는 것이지 신경을 되돌리려면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해요. 황반변성 특성상 열심히 주사도 맞는데 좋아지는 게 없고, 나빠지는 것 같아서 치료를 포기하는 분이 있어요. 조금 힘들어도, 포기하면 나중에 획기적인 치료가 나와도 혜택을 못 받아요. 황반변성은 포기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해요.

그리고 황반변성 환자는 우울증도 심해져요. 눈 때문에 맨날 병원 가야 하고, 언제 실명할지도 모르니 굉장히 우울해질 수밖에 없죠. 또 시력이 떨어지니까 일상생활에서 하고 싶은 걸 다 못 해요. 피아노 치는 걸 좋아했는데 못 하고, 책도 못 읽고 우울해지고, 계속 활동도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죠. 

환자 입장에서 치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의사와 잘 상의해서 치료를 어느 정도 유지해줘야 해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리는 순간 돌아올 수가 없거든요. 그때는 후회를 해도 늦죠. 

불안과 우울, 시력이 떨어지면서 할 수 있던 걸 못 하면서 삶의 질이 떨어지는 부분은 환자 스스로 이겨내려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주변 가족과 보호자가 같이 도와줘야 해요. 그래야 환자도 치료를 잘 따라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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