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빈코
시빈코

[팜뉴스=김민건 기자] 중등도-중증 아토피 치료제 시빈코(아브로시티닙)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교두보 확보에 성공했다. 시빈코는 중증 아토피에 쓰이는 세 번째 JAK억제제로 이름을 올리며 세간의 관심을 받아왔다.

이달 1일부터 18세 이상 성인과 만 12세 이상 청소년 중증 아토피에 1일 1회 시빈코 처방 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높은 가격이 부담됐던 의료진과 환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시빈코 처방 대상은 3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중증 아토피 환자로 만 18세 이상 성인과 만 12~17세 청소년으로 나뉜다.

급여 대상은 현재 시장에서 쓰이고 있는 듀피젠트(두필루맙), 린버크(유파다시티닙)와 마찬가지다. 

먼저 1차 치료에 중등도 이상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또는 칼시뉴린 저해제(국소치료제)를 4주 이상 사용했지만 조절되지 않고, 사이클로스포린이나 메토트렉세이트(전신 면역억제제) 등 약제를 3개월 이상 투여했음에도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어야 한다.

여기서 반응이란 습진 중증도 평가 지수(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 EASI)를 말한다. EASI는 피부 증상 개선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23점 이상이어야 급여 대상이 된다.

중요한 점은 급여 처방 시 비용이다. 시빈코는 대부분 환자에서 200mg 용량으로 시작한다. 이 경우 급여 등재 상한액은 2만5942원이다. 산정특례 본인부담금 10%를 적용하면 7만7826원(30일 처방 기준)이 된다.

만 65세 이상 환자와 만 12~17세 청소년, 이상반응이 예상되거나 내약성이 낮은 환자는 1일 1회 100mg이 권장 용량이다. 급여가는 1만7739원으로 30일 처방 시 5만3217원이다. 중증신장애 환자는 1일 50mg으로 처방하며, 급여가는 1만1087원이다. 30일 처방 기준 환자 부담금은 3만3261원이다.

▶클릭 시 확대. 중증 아토피 치료제 약가(산정특례 적용 후 비용,  30일 기준)
▶클릭 시 확대. 중증 아토피 치료제 약가(산정특례 적용 후 비용,  30일 기준)

앞서 활발히 처방되고 있는 듀피젠트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특히, 동일 JAK억제제 린버크와 치열할 경쟁이 예상된다.

만 12~17세  중증 아토피 청소년에서 린버크15mg의 처방 약가는 5만9493원이며 동일 연령대 시빈코 처방 비용은 5만3217원이다. 성인도 비슷하다. 린버크30mg은 9만4884원이며 시빈코200mg은 7만7826원이다.

이미 국내 환자 커뮤니티에는 시빈코를 경험한 환자들이 있다. 이들은 "듀피젠트, 린버크 사용 후 더 이상 효과가 없어 시빈코를 비급여 사용한 결과 효과를 보고 있다"며 후기를 공유하고 있다.

다만 후발 주자라는 점이 시빈코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듀피젠트, 린버크 모두 처방 시장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건보급여 제도상 중증 아토피 성인·청소년 모두 '교차 투여'를 금지하고 있다. JAK억제제를 사용 후 인터루킨으로 가거나, 반대로 치료제를 사용한다면 후속 약물은 급여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듀피젠트, 린버크에 유리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화이자로서는 시빈코 급여 출시 이후 첫 반응이 시장 안착에 관건이 될 수 있다.

시빈코가 주 타깃으로 삼는 JAK-STAT(Janus kinase-signal transducer and activator of transcription) 신호전달 경로는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생성에 핵심이다.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혈관신생유발인자, 피부 장벽 기능 인자 모두 JAK 신호전달 경로에 의해 활성화된다. 

시빈코 작용 기전(자료: 화이자)
시빈코 작용 기전(자료: 화이자)

다시 말해 아토피 치료에서는 JAK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JAK 패밀리에는 JAK1, JAK2, JAK3, TYK2가 있다. 시빈코는 선택적으로 JAK1을 억제해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인터루킨-4, 인터루킨-13, 인터루킨-22, 인터루킨-31 또는 림포포이에틴(Thymic stromal lymphopoietin, TSLP) 등 사이토카인 신호 전달을 조절한다.

시빈코 효과는 국소 치료 병용 임상인 'JADE COMPARE'를 통해서 확인됐다. 이 연구는 시빈코와 듀피젠트, 위약군을 각각 국소치료 또는 병용요법으로 진행한 것으로, 시빈코는 국소치료에서 위약군, 듀피젠트군 대비 가려움증을 개선했다.

1차 평가변수인 아토피 피부염 임상 반응 종합 평가(Investigator’s Global Assessment, IGA) 12주차 달성 비율을 보면 시빈코200mg 48.4%, 시빈코100mg 36.6%를 기록했으며 듀피젠트(36.5%)와 위약군(10.4%)은 낮았다.

JADE COMPARE 임상에서 연구 기간별 IGA 달성 비율
JADE COMPARE 임상에서 연구 기간별 IGA 달성 비율

다른 1차 평가변수인 EASI 점수도  개선을 나타냈다. 12주차 EASI-75(피부 병변 75% 이상 개선) 반응 달성율은 시빈코200mg 70.3%, 시빈코100mg 58.7%로 듀피젠트(58.1%)나 위약군(27.1%)과 비교해 유의한 국소치료 개선을 보였다.

12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빈코를 단독 투여한 연구도 있다. 'JADE MONO-1' 임상으로 피부 증상과 가려움 개선을 확인했다.

1차 평가변수로 설정한 IGA 반응 달성에서 시빈코200mg은 12주차 44%, 시빈코100mg 24%로 위약군(8%) 대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EASI-75 12주차 달성율은 시빈코200mg, 시빈코100mg이 각각 64%, 40%로 위약군(12%) 대비 유의한 피부 증상 개선을 입증했다.

아토피는 가려움증이 매우 심환 질환으로 앞서 임상에서 보여준 시빈코의 임상적 개선 데이터는 중증 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아토피가 단순히 가려움증이 아닌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대인관계에도 큰 피해를 주는 만큼 새로운 급여 치료제로 많은 혜택이 기대되고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