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복지부와 심평원이 올해 하반기 중으로 히알루론산 점안제에 대한 '약제 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내년에 고시할 예정이다. 제약사들이 히알루론산의 임상적 유용성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급여 퇴출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매출 급감이란 직격탄을 맞는 셈이다.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점안제 생산 제약사의 주가에도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평가로 인해 급여에서 퇴출된다면 매출 실적 악화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히알루론산 점안제는 안구건조증 치료에 오랫동안 사용된 치료제다. 하지만 복지부는 히알루론산 점안제를 2023년 급여 재평가 대상으로 선정했고 심평원은 제약사로부터 임상 데이터 등 자료 제출을 받고 심사를 시작했다. 

급여 적정성 평가를 통해 건보 재정 효율화를 이뤄내기 위한 목적이다. 오는 7~8월 약제사후평가소위원회 및 약평위에서 심의를 거쳐 9월 중 1차 결과가 통보된다. 

문제는 상당수 제약사들이 히알루론산 점안제를 생산 중인 것은 물론, 시장 규모가 2000억원대에 달한다는 점이다. 

제약사 51곳이 427개 품목을 생산 중이고 3년 평균 처방액은 2315억원이다. 점안제 시장이 급성장 추세를 보이면서 지난해엔 2800억을 돌파했다. 

하지만 제약사들이 이번 재평가 과정에서 임상적 유용성(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상당수 품목이 급여에서 퇴출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는 "히알루론산 성분의 효과성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심평원이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 제약사들이 제출한 자료를 통해 판단하겠지만, 해외 선진 규제기관들은 대부분 히알루론산에 대해, 급여를 줄 만큼의 임상적 유용성이 없다고 판단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구나 우리의 약가 참조 주요 10개국에선 급여 혜택을 주는 국가는 일본을 제외하고 없을 정도"라며 "호주도 희귀 질환자 중에 안구 건조증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를 제한적으로 준다. 급여 적정성 재평가에 대한 복지부와 심평원의 문제 의식도 여기서 촉발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식 투자자들의 이목이 '히알루론산 급여 재평가'에 집중된 이유다. 특히 점안제 생산 제약사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자 A 씨는 "지난 1월 안과를 찾았을 때 환자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라섹 수술을 했던 사람들이 눈에 문제가 생겨 환자가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원래 눈이 나빠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안과용제에 관심이 많았다. 검진을 마치고 점안제 생산 시장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H사가 생산한 점안제가 유망해서 1000만원 어치 주식을 매수했는데 계속 올랐다"며 "그런데 우연히 점안제 급여를 재평가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눈앞에 캄캄해졌다. 건보 급여에서 퇴출되면 의사들이 점안제를 쓰지 않을 것 아닌가, 매출에 타격이 오면 주가도 곤두박칠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주식을 팔아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단 투자자 A 씨의 우려뿐만이 아니다. 투자자들 대다수의 분위기가 이런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시력 교정 수술 부작용뿐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 안에 머문 시간이 증가하면서 미디어 과다 노출로 인해 안구건조증 등 안과 질환 환자들이 급증했다. 이는 점안제 시장의 팽창으로 이어졌고 일부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점안제 생산 기업으로 향했다. 

하지만 복지부가 2022년 점안제 재평가 계획을 전격 발표한 이후, 재평가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온 순간 주식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앞서의 투자자는 "1000만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H사 점안제가 급여권 퇴출 이후 실적 악화로 주가가 급격히 빠지는 상황이 두렵다"라며 "물론 급여 퇴출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정부가 급여 적정성을 다시 평가하겠다고 마음 먹은 이상, 약가 조정이라도 이뤄진다면 회사는 리스크를 방어하기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제약사 51곳의 면면을 살펴보면, 투자자들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A 사는 점안제 시장에서 꾸준히 매출 급성장을 보여왔다. 안과용제 전문 기업으로 코스닥 상장사기 때문에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안과용제 매출 비중이 10% 이상에 달할 정도이기 때문에 이번 재평가 파고를 넘지 못할 경우 실적 악화로 인한 주가 하락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점안제 생산 제약사들은 약가 인하 트라우마로 치명상을 입은 기억이 있다. 바로 2018년 복지부가 1회용 점안제에 대해 일괄 약가 인하 조치를 취한 사건이다. 당시 복지부는 1회용 점안제 약가를 일괄적으로 198원으로 상한금액을 고시했고 제약사들은 소송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점안제 매출이 얼마 안 된다면, 재평가 이후 품목을 포기하면 그만이다. 실적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일부 제약사들은 점안제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당장 매출이 빠질 수 있어 주식 투자자들이 이번 재평가를 악재로 인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욱 큰 문제는 제약사들이 소송에 나설 경우 지난한 법정 싸움이 시작된다는 점"이라며 "소송 비용도 문제지만 법정 싸움 과정에서 주가 폭락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실제로 제약사가 소송 당사자가 되면 공장이 자주 멈추고 주가도 폭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재평가는 투자자 입장에선 대형 악재가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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