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본격적인 엔데믹 국면이 시작된 가운데, 올 1분기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성적표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사들은 대부분 강세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중견 기업들은 외형과 수익성에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팜뉴스가 금용감독원에 공시된 국내 대형 및 중견 제약바이오 기업 50곳의 2023년도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기업의 1분기 총 매출액은 6조 7529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 3416억원) 대비 6.5%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2년 1분기에 상위사를 중심으로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두자릿 대의 성장률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는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진단키트 업체의 부진과 미국발 인플레이션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대상 50곳의 전체 영업이익은 65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642억원) 보다 오히려 1.2% 감소하며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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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제약바이오사, 대체적으로 '합격점'…But 일부는 '울상'

1분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 제약바이오사들은 대부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증가했다.

먼저 분기 매출액 5000억원을 훌쩍 넘기면서 조사대상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이번 1분기에 각각 매출액 7209억원, 5975억원을 기록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급성장한 CDMO 사업과 바이오 의약품에서 좋은 성과를 낸 까닭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3년 1분기 영업이익은 19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고 셀트리온은 1824억원으로 41.1%가 늘어났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것이다.

전통 제약사들도 꾸준히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형 제약사 중에 매출 성장률이 10%가 넘는 곳은 한미약품(2023년 1분기 매출액 3618억원·성장률 12.5%), 광동제약(3569억원·14.3%), 보령(2038억원·14.1%), JW중외제약(1738억원·10.9%), 휴온스(1279억원·10.4%) 등 총 5곳이었고 대부분이 평균 매출 성장률(6.5%)를 웃도는 외형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녹십자와 동아ST, 일동제약은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줄어들며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녹십자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글로벌 매출이 일부 순연되고 남반구향 독감 백신이 분할 반영돼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동아ST의 경우,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의 유통물량 조절로 매출이 일부 줄었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해외 사업부문에서 캔박카스(캄보디아)의 매출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동제약은 신약 연구개발 활동 지속에 따른 비용 지출이 발생하면서 기나긴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상태다.
 

# 양극화 커지는 중견사들, 수익성은 '빨간불' 켜져

앞서의 대형사들과 마찬가지로 중견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대부분 매출이 늘어나며 덩치 키우기에 성공했다.

1분기 매출 1000억 미만의 중견 제약사 32곳 중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한 곳은 23곳으로 확인됐다. 중견사 3곳 중 2곳인 셈이다.

이 중 두자릿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동화약품(2023년 1분기 매출액 994억원·성장률 16.6%), 삼진제약(700억원·15.2%), SK바이오팜(607억원·47.7%), 환인제약(555억원·13.7%), 안국약품(551억원·17.0%), 대한뉴팜(515억원·13.0%), 에스티팜(506억원·37.0%), JW생명과학(499억원·14.0%), 경보제약(479억원·11.5%), 대한약품(460억원·11.6%) 등으로 집계됐다.

다만 일양약품, 휴젤, 삼일제약, 종근당바이오, GC셀, 경동제약, 이연제약, 바디텍메드, 녹십자엠에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기업은 오히려 매출액이 전년 대비 줄어들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수익성 측면이었다.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곳은 총 14곳이었고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곳은 2곳, 작년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하는 곳은 6곳으로 나타났다.

중견 제약바이오사 32곳 중 절반이 넘는 22곳이 지난해보다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와 경동제약은 지난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237억원, 58억원 흑자를 기록했으나 이번에는 291억원, 41억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또한 SK바이오팜, 신풍제약, 경보제약, 종근당바이오, 부광약품, 코오롱생명과학은 영업이익이 적자를 지속하며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반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곳은 영진약품으로 확인됐다. 영진약품은 작년 1분기에 영업적자 7억원에서 올해 영업이익 5억원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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