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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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항암 신약 개발 영역은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다국적제약사의 전유물이었다. 이에 반해 신약 개발 인프라가 절대적 열세인 국내 제약사들이었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어려움 속에서도 R&D 역량을 쏟아부어 혁신신약꽃을 틔웠다.

'렉라자'라는 신약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이하 EGFR)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 진입을 앞두고 있는 것.

포기하지 않은 유한의 근성 덕분이다. 렉라자가 글로벌 거인을 쓰러트린다면 항암 신약 영역의 '글로벌 국가대표'로 우뚝 설 수 있는 이유다. 

팜뉴스(약사신문)는 EGFR 3세대 표적치료제 시장을 놓고 타그리소와 경쟁해온 '국가대표 항암 신약' 렉라자의 이야기를 보도한다. 

▶거인을 향한 유한표 반격, EGFR 변이 표적치료제 '렉라자'

렉라자
렉라자

EGFR 변이 표적치료 시장의 글로벌 거인은 타그리소다. 국내 굴지의 제약사들이 타그리소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면서 '국가대표 폐암' 신약의 존재감은 미미한 상태였다. 

하지만 유한양행 렉라자가 등장하면서 글로벌 거인이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렉라자는 지난 2021년 1월 식약처로부터 3상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일단 렉라자는 애초부터 기술 수출을 통해 국가대표급으로 올라섰다. 2018년 11월 얀센이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독점적인 개발, 제조, 상업화 권리를 위해 최대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금을 안긴 것. 

그 이후 승승장구를 거듭하면서 국내에서 현재 EGFR 변이 양성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요법으로 1~3세대 EGFR 표적치료제가 투여가 가능하다. 3세대로 허가된 것은 렉라자와 타그리소 뿐이다. 

렉라자는 EGFR 1차 표적치료제인 이레사, 타쎄바, 지오트립 투여 후 내성 또는 전이가 있는 환자의 2차치료에서 보험급여를 인정받으며 국내 80개 의료기관에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00억원대를 넘는 등 안정적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렉라자는 크게 2개의 주요한 임상이 진행 중이다. 2차치료에서 렉라자 단독요법(LASER-201), 1차치료에서 렉라자 단독요법(LASER301)이다.

먼저 국내 허가 근거가된 임상1/2상 LASER-201에서 EGFR T790M 변이 양성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렉라자 240mg 용량을 2차치료로 투여한 결과 전체생존기간중앙값(mOS) 38.9개월을 확인했다. 뇌전이 위험이 높은 EGFR T790M 환자에서 3년 이상 생존기간을 낸 것은 렉라자에게 충분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1차 치료에서 결과다. 3세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 치료제의 상업화 성공은 1차 치료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ESMO ASIA 2022에서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1차치료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글로벌 결과를 발표하며 타그리소를 바짝 쫓았다.

그 내용은 기존 표준진료(SOC) 1차치료법인 이레사와 렉라자를 비교한 LASER-301에서 무진행생존기간중앙값 20.6개월로 이레사의 9.7개월 대비 사망 위험을 55% 감소시켰다는 결과였다. 이 연구의 1차 종결점인 무진행생존기간을 충족시켰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글로벌 거인이 답보를 거듭하는 사이, 렉라자가 반격을 시작한 것.

더구나 EGFR 변이 치료제에서 뇌전이 억제 효과가 굉장히 중요하다. EGFR 변이 환자의 40~50%가 뇌전이를 겪기 때문이다. 렉라자는 뇌전이 환자의 두개강내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iPFS) 26개월로 높은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 투과율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EGFR 변이 1차치료 시장을 놓고 붙게 될 렉라자와 타그리소

타그리소
타그리소

이제 렉라자와 타그리소는 EGFR 1차치료에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타그리소는 지난 2018년 12월 국내에서 1차치료 적응을 가지고 있지만 급여 진입에는 5년 이상이 소요되고 있는 상황이며, 렉라자는 지난 3월 17일 1차치료 적응증 추가 변경을 신청했다.

중요한 사실은 타그리소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이라는 점이다. 제약산업에서 폐암 치료의 역사는 타그리소 전과 후로 나뉜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 2015년 미국FDA로부터 1차 치료로 첫 허가를 받은 이후 임상현장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인정받고 있다.

특히, 타그리소는 1차 치료에서 효과를 확인한 FLAURA 글로벌 임상을 통해 무진행생존기간 18.9개월로 기존 1·2세대 EGFR 표적치료제 대비 9개월이나 기간을 연장했다. 최종 전체생존기간도 타그리소는 38.6개월로 1·2세대 치료제의 31.8개월 보다 6.8개월 연장하는 결과를 냈다. 

여기에 작년 12월 타그리소 역시 일본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1차치료 단독요법 연구 REIWA 결과를 공개했다. 그간 아시안에서 효과가 부족하다는 우려를 희석시킬 내용이었다.

이 연구에서 타그리소는 EGFR 표적치료를 시작한 T790M 변이 양성 환자 659명 중 1차치료로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투여한 583명(88%)에서 무진행생존기간 20개월, 전체생존기간중앙값 40개월을 기록했다. FLAURA 글로벌 데이터와 비슷한 결과를 낸 것이다.

하지만 렉라자의 희망은 꺾이지 않았다. 유한이 향후 국내 1차 치료 급여시장에서 타그리소의 아성을 무너뜨린다면 '글로벌 국가대표' 타이틀 확보가 가능하다. '국가대표 폐암 신약' 렉라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매서운 반격을 이어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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