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윤종례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상담 간호사와 김태형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왼쪽)윤종례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상담 간호사와 김태형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팜뉴스=김민건 기자] 시대가 바뀌었다. HIV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본인 스스로 고민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바이러스 증식과 면역력 저하가 일어나기 이전에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ART)으로 치료받는다면 일상생활이 가능해졌고 전파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두렵게 만든 '에이즈(HIV/AIDS)'가 하루 한 알로 평생 관리 가능한 질환이 된 것이다.

HIV/AIDS 치료 분야에는 U=U(Undetectable=Untransmittable) 개념이 있다. 'HIV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 전염력도 0%'라는 의미다. 혈액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과 치료만 잘 되면 본인의 질병 악화 뿐만 아니라 타인으로의 감염 전파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HIV/AIDS 인식은 치료 수준을 따라가지 못 하고 있다. HIV 검사가 감염 예방에서 매우 중요함에도 에이즈 환자의 조기 진단과 치료 과정에 사회적 낙인과 편견을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병원 진료, 직장생활, 여행 등 가장 기본적인 활동에서 제한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고 두려워한다. 가장 큰 무서움은 타인의 시선이다.  보건소 같은 공공기관을 이용할 때 조차도 개인 정보 노출을 우려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켜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팜뉴스가 만난 김태형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 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정확한 HIV/AIDS 정보를 안내하고 사회적 낙인을 해소하기 위한 공익광고, 관련 포스터, 책자 등을 만드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지만, 주변 시선으로 인해 HIV 고위험군이나 감염인이 포스터가 붙여진 상담실에 들어가거나 책자를 가져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흔히 다큐멘터리나 공중파 방송에 나오는 에이즈 환자를 마르고 쇠약해 병실에 누워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모든 에이즈 환자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 생사를 오가는 환자는 서너 달에 한 번 꼴로 볼 정도로 극히 드문 편이다. 오히려 주기적인 약제 복용으로 정상 생활을 살아가는 분들이 더 많기에 극복해야 할 선입견 중 하나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팜뉴스는 HIV/AIDS 치료·예방 전문가인 김태형 순천향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의료진과 감염인 사이 중간다리 역할을 하며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윤종례 상담 간호사를 만났다. 두 사람으로부터 HIV 감염인이 어떤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 왜 치료를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지,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HIV 감염인이 자신과 타인을 모두 지키는 방법이 무엇인지 이야기 들을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정서상 어떤 소수자나 장애인이 목소리를 내면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결국은 왼손잡이들의 요구를 받아주지 않는 세상은 오른손잡이도 살기 힘든 세상이 될 것이다. 감염인 관리가 잘 돼야만 나머지 국민도 감염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나와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태형 교수, 윤종례 상담간호사와 일문일답.

▶2022년 기준 감염인 상담사업을 진행하는 의료기관은 전국 28곳으로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담 간호사라는 직무가 생소한데 상담 간호사가 상주하는 의료기관에서는 감염인에게 어떤 것들을 지원하며 담당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윤종례 상담간호사(이하 윤): 상담 간호사는 HIV 감염인이 HIV/AIDS 질환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꾸준히 치료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HIV 감염인은 죄책감과 수치심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질환 정보와 치료 과정을 정확히 설명함으로써 HIV 감염이란 스스로 편견을 버리고 꾸준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HIV는 평생 치료제를 복용하며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임의로 치료제 복용을  중단하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감염인 가족이나 보호자를 위한 상담사업과 비급여 항목 치료비를 지원해주는 유관 기관 연계 업무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형 교수(이하 김):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 종식을 위해 진행하는 캠페인의 목표는 '95-95-95(진단 95% 이상, 치료 95% 이상, 바이러스 억제 95%)'인데 이 95를 만들어내는 게 상담 간호사라고 생각한다. 의사가 약을 처방한다고 해도 꾸준히 복용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하는 것은 오로지 감염인의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상담 간호사가 열심히 도와주고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은 의료기관 감염인 상담사업에 참여하며 HIV 감염인과 고위험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HIV 감염인은 의료기관을 결정할 때도 사회적 낙인과 편견으로 주저함이 있다고 들었는데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을 찾으면 좋은 점이 있나

김:  상담사업을 하는 대부분 병원의 특성이겠으나 병원 내 모든 의료진이 HIV 감염인의 원활한 치료를 위해 원팀(one team)으로 일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는 순천향대병원을 비롯한 상담 사업을 하는 병원들의 공통적인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의 경우 HIV 분야만 전담하는 원무과 직원이나 영양사, 약사, 간호사들이 각각 존재한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HIV 전담 인력이 많지 않고 의료진과 간호사 2-3명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 내 관련 인력이 원팀으로써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염인 상담 사업을 통해 타과 의료진과 협력도 이뤄냈다. HIV 감염인은 HIV 외에도 부수적인 질환으로 인해 안과나 내분비내과, 심장내과 등 다른 진료과를 방문할 일이 더러 있다. 이때 타과 의료진이 HIV 감염인을 대하는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20여 년 전에는 순천향대서울병원도 HIV 감염인이라고 하면 진료를 뒤로 미루거나 수술을 꺼리기도 했다. 그 이후 상담사업의 적극적인 시행을 통해 의료진과 감염인 사이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상담 간호사가 병원 내에서도 지속적으로 HIV 인식을 개선하게 됐다. 그 덕에 감염내과 뿐 아니라 타과 의료진과도 원활한 협진이 가능하게 됐다.

윤: 국가에서도 HIV 감염인의 원활한 치료비 지원을 위한 후불제를 시행하고 있다. 후불제는 의료기관과 협조 하에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의료기관에서 보건소로 청구하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의무사항이 아니라 시행하지 않는 병원도 있고 일부 지역만 해당하기도 한다. 순청향대서울병원은 후불제를 지원하고 있다. 요즘은 온라인 검색을 통해 가까운 의료기관이 후불제를 지원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김태형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태형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사회적 낙인과 편견 심해, 질환 정보 바로 알고 감염에 낙담·좌절 말아야

▶HIV 고위험군 혹은 감염인이 가장 궁금해하는 정보는 무엇인가

윤: 과거에 비해 질환 정보를 사전에 검색하고 오기에 의학적인 내용을 궁금해하는 경우는 많이 줄었다. 처음 병원을 방문한 환자에게 가장 먼저 질환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물어보고, 인터넷에서 떠도는 정보가 아닌 정확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하고 차근히 설명한다.

다만 HIV와 AIDS가 사회적 낙인과 편견이 심한 질환이다 보니 HIV 감염인 또는 에이즈 환자로서 본인이 받게 될 부정적 시선을 가장 많이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HIV 치료비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이나 보건소에 실명을 등록하고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개인 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될 우려는 없는지, 신체검사나 건강검진을 하는데 혈액검사에서 HIV 감염 여부 항목이 직장에 알려지지 않을지, 교통사고나 다른 질환으로 긴급하게 병원을 찾았을 때 치료를 거부당하지 않을지 등 여러 고민을 토로한다. 

HIV로 인해 학업이나 사업을 그만두는 분도 있다. 이제 HIV는 감염됐더라도 발견해 치료만 잘 받으면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고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를 주저하거나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HIV/AIDS는 사회적 편견과 낙인찍기, 오해가 큰 질환이다. 의료진 입장에서 HIV/AIDS 종식을 위해 편견과 오해 해소가 왜 중요한지 궁금하다. 또 의료현장에서 스스로 편견과 오해를 불식시켰던 경험이 있다면 말해달라

윤: 여러 감염인을 상담하다 보면 HIV 감염인으로 진단되기 이전에 본인이 HIV/AIDS에 대해 갖고 있던 부정적 인식을 스스로에게 적용시키는 경우가 많다. HIV는 수혈이나 주사기, 분만 또는 성관계 등 감염인 본인이 충분히 인지 가능한 경로로 전파되는 병이기 때문에 코로나19나 에볼라보다 훨씬 예측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음료수나 음식을 나눠 먹는 것으로도 감염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우선 질환 정보를 바로 알고 본인의 감염 사실에 좌절하거나 낙담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에게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는 것을 줄였으면 한다.


라이프스타일 맞는 처방 중요, 동반질환자는 한 병원에서 진료 권장

▶과거에 비해 HIV 치료제는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최신 치료제를 복용했을 때 효과는 어떤가 

김: 초창기 HIV 치료제는 어지럼증, 설사 등 부작용이 많아 복용하기 쉽지 않았지만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 감염인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복용해야 했다. 이제는 치료 환경이 발전돼 감염인의 개별 특성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약제를 선택해 처방할 수 있다. 향후에는 주사제까지 개발될 예정이니 치료 선택지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치료 옵션 선택지가 다양한 만큼 처방 전 문진 과정에서 일부 감염인은 부담감을 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의사들이 문진하는 내용은 감염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치료제를 처방하기 위한 과정이다. 발생 가능한 합병증을 사전에 예방하고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과정이니 부담을 내려놓았으면 한다.

예를 들면 아침, 점심, 저녁 중 복용 선호 시간대에 따라 처방 약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최적의 치료를 이뤄내기 위해 여러 문진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내과 진료를 본다고 생각하고 병원에 방문하길 권장한다.

HIV 감염인은 HIV 감염 외에도 동반 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다. 간혹 당뇨병은 A 대학병원에서, 고혈압은 B 대학병원에서 진료 보기 위해 따로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처방 약제가 중복되거나 충돌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최적화된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동반질환이 있다면 한 병원에서 진료받기를 권장한다. 

이외에 감염인 면역 상태에 따라서도 치료제 선택이 달라진다. HIV 감염 후 진행된 상태이거나 대상포진 등 면역계통 동반질환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 치료제가 달라지기 때문에 치료에 앞서 HIV와 관련된 동반질환이 없는지 확인하고 치료제 내성 여부도 확인해 처방하게 된다. 그 이후 바이러스와 합병증을 치료하고 상태가 3~4개월 정도 지속되면 유지요법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HIV 고위험군은 몇 개월에 한 번 검사받는 것이 좋은가. 정기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를 알려달라

김: 성생활을 하고 있는 성인 남녀라면 1년에 한 번씩 HIV 검사를 권장한다. 그중에서도 성생활이 활발한 남성이라면 더욱 주기적인 검사가 요구된다. HIV 초기 증상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발열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설사, 인두통, 림프샘염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속히 병원을 찾아 검사받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HIV 치료는 약제도 비싸고 부작용도 많은데 평생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빨리 진단받고 치료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기 진단을 통해 빨리 치료하면 합병증 없이 건강을 회복하고 오래 살 수 있게끔 치료제가 많이 발전했다. 그래서 HIV 치료는 '당일치료(Same Day Treatment)'라는 개념이 전 세계적인 치료 기준으로 자리 잡혔다. 확진 당일에 가급적 바로 치료제를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기존에는 치료제 복용하고 3~6개월이 지나야 체내 HIV 바이러스 수치가 미검출 수준까지 낮아졌다면, 이제는 치료제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뛰어나 1~2개월이면 미검출 수준에 도달한다. 치료제 부작용도 심각하지 않고 복용 편의성도 개선돼 과거에 비해 치료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 

치료제를 복용하면 개인의 생존이나 재활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전파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보통 HIV 감염 상태를 방치하면 평균적으로 3개월에 0.8명씩 전파된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하고 조기 치료를 진행하면 이러한 전파도 막을 수 있다.

윤종례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상담 간호사
윤종례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상담 간호사

의료기관에 의무기록 보호 요청, 보험부담금 90% 받을 수 있어

▶HIV 고위험군은 검사 후 양성 판정에 대한 두려움도 클 것 같다. 보건소, 병의원 등에서 시행한 검사 후 양성 진단 시점부터 치료까지 과정을 설명해달라

윤: 보건소나 병의원 등에서 1차적으로 HIV 선별검사를 하면 해당 검체가 보건환경연구원으로 넘어가고, 약 2주 후 최초 검사를 받았던 보건소나 병의원으로 확인검사 결과가 통보되면서 본인에게 연락이 간다. 여기서 양성 판정이 나오면 본인이 원하는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치료받으면 된다. 만일 3차 병원에서 치료받기 원하면 1, 2차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의뢰서를 받아 해당 병원에 제출하면 된다.

아무래도 에이즈가 민감한 병이다 보니 HIV 고위험군은 검사받고 결과를 기다리기까지 많이 힘들어한다. 다행히 정부의 노력으로 과거 대비 결과를 기다리는 기간이 많이 단축됐다. 신속하게 병원을 찾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더 빨리 확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또한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PCR 검사를 시행해 HIV 감염 양성이 확인되면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결과가 나오기 전 치료제를 처방할 수도 있고 이때 건강보험 혜택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감염 또는 HIV/AIDS는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분류돼 보험부담금 90%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지불한다. 나머지 10%는 본인부담금인데 이마저도 나중에 환급 받을 수 있다. 과거에는 본인부담금 환급을 위해 보건소에 실명 등록하고 영수증을 가지고 방문해야만 환급이 가능했다. 이제는 보건소에서 실명 등록하면 이후 절차는 보건소와 병원이 서로 협조해 환급이 이뤄져 노출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보호가 더욱 유리해졌다.

과거에는 간혹 감염인 중 환급 받는 과정에서 본인의 감염 사실이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비보험으로 치료를 받겠다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의료기관은 기본적으로 치료 대상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의무와 책임이 있으며 시스템도 구축돼 있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의료기관마다 의무기록 개인정보 보호 요청을 할 수 있어 같은 병원에 근무하더라도 담당 의료진 이외에는 본인 기록을 조회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병원에 입원했을 때 입원 사항을 조회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개인정보를 이유로 병원 방문을 꺼리거나 치료를 미루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HIV 고위험군이나 감염인이 병원 밖에서 문의하고 상담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나

윤: 병원 이외 HIV 관련 문의 상담이 가능한 기관으로는 대한에이즈예방협회, 한국에이즈퇴치연맹, 한국가톨릭레드리본 등이 있다.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러브포원(LOVE4ONE),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센터 띵동, 청소년∙청년 감염인 커뮤니티 알 등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코로나19 기간 가장 영향을 받은 것이 HIV 검사다. 지난 3년간 HIV 신규 감염 건수에 미친 코로나19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나,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의 실질적인 변화를 전망해달라

김: 실제 지난 3년 동안 HIV 신규 감염 건수가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보건소 인력 대부분이 코로나 방역 업무에 투입돼 상대적으로 HIV 관리가 소홀해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건소의 HIV 검사 중단 외에도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첫 번째는 HIV 검사 인식이다. HIV는 남성에게서 위험도가 더 높은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는 성비는 여성이 70%를 차지한다. HIV 검사가 아직까지 유흥업 종사자가 주로 받는 검사라는 인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HIV 감염 증상을 보이거나 위험이 의심되는 사람이 검사하는 경우가 부족한 실정이다. 

두 번째는 검사 접근성이다. 아무래도 보건소가 공개된 공간이다 보니 HIV 고위험군이 방문하기 쉽지 않다. 코로나19 자가 검사 키트처럼 검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자발적으로 검사할 수 있도록 관련 키트를 널리 보급하고 재정적 지원을 했으면 한다.

세 번째는 대면 접촉 감소이다. HIV 전파는 성관계가 주요 매개인데 코로나19로 사회활동 자체가 위축되면서 사람 간 접촉 자체가 줄었고 HIV 감소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는 HIV 치료가 활성화돼 실제 질병이 통제되기 시작했다는 신호이다. 전 국민이 95-95-95를 달성하면 결국 더 이상 HIV 전파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인데, 실제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미 감염률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코로나19 기간 HIV/AIDS 검사, 치료, 예방에서 의료 사각지대를 경험하는 등 사례가 많이 보고됐다. 실제 국내에 있는 감염인은 어떤 상황이었나

윤: 국내 HIV 감염인들은 코로나19로 일상생활이 더욱 위축되고 활동량이 크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면역계통 질환을 가지고 있는데 코로나19에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걸렸을 경우 보건소에 감염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하는지 등 여러 걱정을 하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코로나19 치료제와 기존 HIV 치료제 사이에 상충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코로나 증상이 심해져 치료제를 먹어야 하는 경우 미리 보건소에 고지하도록 안내했다.

김: 이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치료받고 있는 병원이 폐쇄되거나 진료 기능이 마비되는 경우 다른 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하는 사례가 생기기도 했다. 해외 거주 중인 교민도 코로나19로 여행이 제한되면서 몇 달 동안 치료제를 복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HIV 감염인과 고위험군이 상담과 진료 현장으로 나오는 것을 꺼려하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떠한 정책적 지원이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김: 앞서 소개한 상담사업이 모든 병원으로 확대하고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HIV 신규발생은 정점을 찍고 감소하고 있다. 그렇지만 HIV는 감염인들이 오래 장수하는 질병이다. 결국 HIV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는 누적된 사람 수는 더욱 많아졌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감염률이 낮아졌다고 해서 관심이나 정부 차원의 지원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평생 HIV 감염 상태에서도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각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의료진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정확히 HIV를 이해하도록 관련 교육도 지속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도 HIV 발병률이 적은 나라에 속해 있다. 소수에게만 해당하는 질환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는 게 맞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HIV 감염 관리는 감염인 소수뿐만 아닌 불특정 다수 건강에도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아직 진료 현장으로 나오는 것을 망설이거나 꺼려하는 감염인·고위험군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김: HIV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나 의료진이 각고의 노력을 해도 치료를 받고자 하는 용기가 없다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특수한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를 받기까지 여러 어려움과 망설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십분 공감한다. 그럼에도 주변 시선을 너무 신경 쓰거나 많은 고민하지 말고 도움받으러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생각을 단순화해 치료받으러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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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H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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