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기능성 소화불량과 장내 환경 관리 (미세염증) 소재

기능성 소화불량이란 소화기관에 외형적으로 어떠한 확인된 병변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소화기계 질병이다.

기능성 소화 장애의 원인을 1) 미세염증에 의한 장내 환경변화 2) 소화기계 운동성 이상으로 분류하여 상편에서는 장내 미세염증을 완화할 수 있는 소재에 대해 다뤄보겠다.

용담(Gentiana scabra)은 iridoid 배당체를 주성분군으로 하는 생약이다.

용담의 주성분인 Gentiopicroside는 장염모델에서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016년 논문). 그리고 2017년 논문에 의하면 같은 성분이 알코올에 의한 위염 증상도 완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9년에는 용담의 상처치유 효능이 밝혀져 소화기계 미세염증을 완화하고 장관 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소재로 생각된다.

두 번째 소재는 UDCA, 2차 담즙산의 성분으로 간 담즙산 분비를 촉진하는 소재이다. 간에서 담즙산 생성을 촉진하여 지방 소화를 돕는 효능 외에 항염증 작용이 있어 장내 염증반응을 낮출 수 있다. 2019년 발표된 리뷰 논문에 의하면 UDCA는 장내에서 일어나는 염증반응의 각 과정을 억제함으로써 염증성 장질환을 억제한다고 한다.

이들 2가지 소재는 위장관 내 환경의 항상성 유지에 도움을 주어 기능성 소화 장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사진. 김성건 박사(약사)
사진. 김성건 박사(약사)

이번에는 소화제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필자가 운영하는 약국에 방문하는 내방객들이 니즈를 살펴보면 30~40%는 소화기계에 문제가 있어 그 증상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 소화기계 증상, 설사와 변비등을 제외하고 현대인들의 많은 수가 호소하는 증상은 소화불량이다.

대표적으로는 속이 꽉막힌 듯함, 가스참, 속쓰림, 신물의 역류 등 증상이 다양하다. 그리고 때때로 내시경을 했는데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는 억울함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은 전형적인 기능성 소화불량의 병리적 형태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이란 외형적으로 어떠한 병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소화기계 질병이며, 많은 이들의 삶의 질을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기능성 소화불량의 원인은 무엇이고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내방객들의 호소에서 원인을 파악해보도록 하겠다. 초반부에서도 언급했지만 실제 약국에서 소화불량을 호소하면서 명치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다. '꽉 막혀 있다'라는 것은 소화관 운동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손, 발은 우리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지만(수의근), 소화기관의 운동, 심장근의 박동은 우리의 의지대로 조절되지 않는다(불수의근). 하지만 음식물이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연동운동이 소화기관 전체로 퍼져나가야, 즉 일정한 리듬이 생겨야만 소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리듬은 신경계에서 제어되는데 스트레스와 같이 심리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자극이 가해지면 신경계는 소화기계 운동을 비정상적으로 제어하게 되는데 소화기계의 운동이 갑자기 멈추게 되면 뭔가 꽉 막힌 느낌이 들게 되며 당연히 소화가 안되는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궤양과 같이 내시경에서 두드러지게 보여지는 염증이 아니라 위장관에 분포하는 미세염증(Micro-inflammation) 또한 소화기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된다. 특히 주로 위에서 발견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니 균은 위점막의 방어인자를 파괴하여 염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궤양과 같은 가시적인 병리증상 전 미세 염증 상태로 지속적으로 위를 자극한다.

그리고 미세염증 반응은 장관에도 영향을 주는데 최근에는 장내미생물총(Intestinal Microflora)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염증성 장질환의 유병율도 증가하고 있어 위장관내 염증 관리가 기능성 소화불량 증상 유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소화기관의 연동운동이 원활하게 유지돼야 기능성 소화불량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장관내 미세염증을 관리하는 것이 기능성 소화불량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인 치료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다. 추가로 간단히 언급해둘 것은 소화효소제이다. 주로 알약 형태의 소화제들이 대부분 소화효소제이다.

과식과 같이 일시적으로 소화효소의 부족을 유발할 경우 또는 고령자의 경우가 아니라면 소화효소 결핍이 지속되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이것은 소화효소제가 소화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스트레스와 같은 외인성 자극에 의해 소화효소 분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컬럼에서는 소화기관의 운동성에 초점을 맞추고 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장관내 염증 관리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이끌어가도록 하겠다.

그렇다면 기능성 소화불량 증상을 완화해줄 수 있는 즉 소화기계 운동성을 정상화하고 또한 미세염증을 감소시켜 줄 수 있는 소재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위장관내 미세 염증과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미세 염증이란 염증의 병변이 확연이 확인되지 않지만 염증반응이 존재하는 경우이다. 감염병과 같이 외부에서 이식되는 형태로 병의 원인이 전이가 되는 경우가 아닌 만성질환은 여러 과정에 걸쳐 발병이 된다.

염증도 마찬가지이다. 갑자기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미세염증 반응의 축적으로 발생한다. 그리고 미세염증 상태에서도 염증에 관여하는 면역세포들이 일정부분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위장관에 영향을 주며 내시경과 같은 검사과정에서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기능성 소화장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반면, 미세염증 상태에서 염증을 억제할 수 있다면 실제 염증 또는 궤양의 출현을 지연시킬 수 있다.

2018년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기능성 소화장애를 보이는 환자들에게 미세염증이 확인됐다. 건강한 사람들과 기능성 소화장애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의 위와 장에서 면역세포들을 측정한 결과 기능성 소화장애 증상을 갖는 사람들에게서 높은 측정값을 보였다. 하지만 전신 염증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본 논문의 저자들은 국소적이면서 미세한 염증반응이 기능성 소화장애에 영향을 준다고 결론지었다.
 

앞서 필자가 언급한대로 위장관내 미세 염증 관리는 기능성 소화장애를 관리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어떤 소재들이 위장관내 염증반응을 억제해줄 수 있을까?

첫번째로 소화기계 염증억제 작용이 있는 생약 용담이다.

용담(Gentiana scabra)은 용담과(Gentianaceae)에 속하는 식물로 약용부위로는 뿌리 및 뿌리줄기를 사용한다. 용담은 iridoid 배당체(배당체는 구조에 당(포도당 등)이 결합된 물질을 지칭함)를 주성분으로 갖고 있는 꽃이 아름다운 생약이다.
 

주성분은 iridoid 배당체인 GP(GentioPicroside, 겐티오피크로사이드)이며 이 물질이 0.3~3% 가량 함유돼 있다.

2016년에 보고된 논문에 의하면 용담의 주성분인 GP가 장염동물모델의 병리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험실 대표적인 장염동물모델은 DSS(Dextran Sodium Sulfate)로 유발된 장염모델이다. 지속적으로 DSS를 투여하면 장에 염증이 유발되게 되며 이때 GP를 투여해 효능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GP처리된 동물들에게서 장의 길이가 유의미하게 길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통 장염이 생기게 되면 장의 길이가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를 측정하는 것으로 장염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용담의 주성분 GP는 장의 길이를 회복시켰고 동시에 염증을 매개하는 사이토카인(cytokine)을 생성을 억제했다. 사이토카인은 염증반응을 촉진시키는 생체분자이며 면역세포에서 생성된다. 결국 GP는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감소시켜 장염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으로 소개할 논문은 2017년에 발표된 논문으로 이 논문에서는 용담의 주성분인 GP의 위염억제능을 확인하였다. 알코올을 이용하여 유발된 위염동물모델에 GP를 처리하여 효능을 평가했다. GP의 처리는 염증을 억제하였고 그 기저 (underlying mechanism)에는 염증을 억제하는 단백질인 HSP70 (Heat Shock Protein 70)의 발현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2019년에는 용담추출물의 상처치유 효능이 보고됐다. 위와 장의 염증 반응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하며 또한 상처치유 효능도 확인돼 용담의 복용은 소화기계의 염증 반응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위장관 염증에 도움이 되는 소재는 UDCA(UrsoDeoxyCholic Acid, 우르소데옥시콜산)이다. 간기능 개선 일반의약품의 성분으로 잘 알려진 UDCA는 2차 담즙산(Secondary bile acid)이다. 1차 담즙산은 간에서 생성되며 쓸개에 저장된다. 쓸개즙이 담즙산인 것이다.

지방소화를 돕기 위해 소장으로 분비가 되며 계면활성효과로 지방소화효소의 지방접근성을 돕게 된다. 이들 지방산이 장내미생물에 의해 대사가 되는데 이때 장내미생물에 의해 생성된 담즙산을 2차 담즙산이라 명명한다.

UDCA는 2차 담즙산으로 이를 복용하면 간에서 담즙생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담즙산 자체가 콜레스테롤 구조이기 때문에 UDCA는 콜레스테롤 대사에 영향을 주어 담석을 용해하고 담관의 염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논문에 의하면 UDCA가 염증성 장질환의 병리작용을 억제한다고 한다. 본 논문에서는 2019년까지 발표된 논문들을 분석하여 UDCA가 염증성 장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했다.

-장 내피세포 사이토카인 분비 억제
-면역세포 유입억제
-면역세포 활성화 억제
-세포사멸 및 장관벽 손상 억제
-장 내피세포 회복
-점막층 회복
-장내세균총 회복

염증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면역반응이며 이를 견인하는 것이 사이토카인, 면역세포들이며 염증반응이 지속되면 주변 정상세포들이 손상을 입는다. UDCA는 장내에서 일어나는 염증반응을 전반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고, 2017년에 보고된 논문에 의하면 UDCA 장관세포의 결합을 더 치밀하게 해준다고 한다. 이는 장내부의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효능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UDCA는 장내세균총을 숙주에게 유리하도록 변화시킨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이처럼 UDCA는 소화기계의 염증반응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소재이며 동시에 지방소화를 도울 수 있는 담즙산 분비를 촉진시키는 성분이다. 앞서 언급했던 용담과 함께 복용 시 소화기계의 염증반응을 관리할 수 있고 실제 시중에 시판되는 소화제의 구성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속청큐, 종근당).

기능성 소화장애와 미세염증과의 상관관계가 밀접하다는 내용은 발표됐고 미세염증을 억제하는 소재의 활용은 위장관내 환경의 항상성 유지에 도움을 주어 여러 병리적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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