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난소암은 완치했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한다. 효과가 있을 때 유지하는 게 답이다. 언제까지라는 얘기는 아직 위험하다."

"항암치료는 언제 끝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희승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명확하게 답했다. 오랜 기간 난소암 환자를 치료해온 그다. 임상 현장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성인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재발이 잦은 난소암 특성을 판단해 내린 결론이다.

지난 2017년 표적치료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 적응증에 난소암 건보급여가 적용되면서 재발 시 수술만이 최적의 방법이 아니게 됐다. 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제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따른다.
 

김희승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희승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신약 PARP억제제 등장에도 아바스틴은 1차 약제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다. 김 교수 환자 중에는 꾸준히 투여하며 5년 이상 생존하고 있기도 하다. 여성암 중 발생률은 낮지만 5년 내 사망률 4~5위에 해당하는 난소암에서 더 없이 좋은 결과다. 

김 교수는 재발 관련 고위험군에 가장 적합한 표적치료제 중 하나를 아바스틴으로 꼽았다. 보험 적용 이후 과거처럼 사용하기 어려운 약이 아니며, 치료 과정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사용하기 편한 약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예전에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이 '암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장면이 있었다. 이제 정말 그런 시대가 됐다. 상태가 나빠지는 환자도 많지만 어느 정도 건강 연령까지는 암을 보유하면서도 잘 살아갈 수 있다. 굳이 무리해서 암을 모두 제거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입증한 약이 아바스틴이다. 굉장히 큰 변화다"고 말했다.

팜뉴스는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를 막 진료하고 나온 김 교수와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 중간에도 그를 찾는 전화가 계속 울렸다. 아바스틴 장기 치료로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임상적 혜택을 전하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바스틴이 국내에 들어온 지 10년이 됐다. 아바스틴 출시 이후 진료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처방했다. 상당한 경험을 갖고 있는데 난소암 치료 효과는 어땠나

"원발성인 경우 국내에서 사용이 한정돼 있다. 처음부터 항암제와 함께 사용하기도 하지만 실제 대부분 연구는 3주 간격으로 쓰는 '유지 요법'에 대해 효과가 밝혀져 있던 게 사실이다.

임상시험 디자인을 봤을 때 국내에서는 1차 요법에서 18번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18번 이후에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고 이후에도 분명히 효과가 있다. 아무래도 고가이기 때문에 18번밖에 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경우라면, 그 이후에는 대책이 없다. 그런 면에 있어서 유지요법으로써 가치가 어느 정도 입증이 돼야 될 것 같다. 

그 이후 백금 민감성 재발성 난소암의 경우 국내에서 재발할 때까지 쓰는 것으로 보험 적용이 되어 있다. 이분들은 굉장히 오래 사용하고 있고, 실제 우리 병원에서 임상에 참여한 환자만 해도 150번 넘게 맞고 있다.

3주 간격으로 150번이면 5년이 넘어간다. 유지요법으로써 효과가 있는 약이라면 환자나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좀 더 오래, 모든 환자들이 쓸 수 있게 여지를 만들어주는 국가적인 환경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환자들이 궁금해할 부분이 아무래도 '언제까지 맞아야'하나 일 것이다. 재발 위험으로 유지요법을 계속 진행할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 기간은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나

"실질적으로 말하자면, 예전에는 5년 생존율을 완치로 봤다. 실제 대부분 암이 그렇게 하고 있다. 물론 5년 이후에 재발하는 비율도 있다. 암종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고형암에서 '종양이 없다'는 것을 기준으로 5년이 경과했을 때, 장기적으로 재발하는 비율이 3% 정도다. 이 비율 자체가 일반 고위험군 환자들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기에 보통은 경과 관찰을 한다.

그런데 최근 난소암은 답답해진 종양이 됐다. 난소암은 여성암 중 발생이 10위권에 들지 않는데 사망률로 따지면 4,5위를 다툰다. 예전에 거의 2,3위까지 올라갔는데 약이 좋아지면서 환자들이 오래 살게 되면서 내려간 수치다. 약이 좋아지기 전에는 5년 내 사망률이 높았는데 약이 좋아지다 보니 환자들의 병이 진행하면서 5년을 넘는 거다. 

최근 사망한 환자의 경우 수술했던 게 10~12년 전이다. 이 환자가 암이 진행해서 사망하게 되는 데까지 10년이 지났다. 그런 걸 계산했을 때 '언제까지 쓰는 게 답이다' 보다도 '효과가 있다면 유지를 하는 게 답일 수밖에 없다'가 현재까지 입장이다. 난소암 자체가 워낙 진행성에서만 발견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는 '언제까지만 쓰면 된다'라는 것은 아직 조금 위험한 결정이다."

▶5년 이상 생존율을 보인 환자 중에 기억나는 사례가 있나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 중에 5년 넘게 생존하는 환자가 있다. 지금도 저와 싸우고 있는데 5년 이상 3주마다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3주마다 방문하는 게 쉬운 것은 아니다. '환자분 몸 속에 암이 있고 이 약이 잡아주고 있습니다'라고 유지요법을 설명해도 '언제까지 맞아야 되냐'고  질문하신다. 그런 과정에서 이 환자분과 비슷한 상황에 있던 다른 환자가 치료를 중단했다. 정확히 3개월 만에 재발하는 것을 보고 그분도 더 이상 치료 중단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 

자세히 얘기하면 우리나라에는 암 환자에 적용되는 것이 두 가지인데 그중 하나는 '중증환자 산정특례'이고 다른 하나는 '보험'이다. 중증 산정특례는 환자들이 비용의 5%만 본인부담으로 내면 되고, 보험은 20%를 내야 한다. 

중증은 처음 적용 이후 5년 시점에서 3개월 전후로 평가해 종양이 없으면 적용을 끝낸다. 앞서 환자는 임상시험에 참여해서 계속 맞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른 분은 수술 후 깨끗이 떼어내고 아바스틴을 썼지만 결국 중증 적용이 만료됐다. 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치료를 거부해 정확히 3개월만에 재발한 것이다.

이 얘기를 인터뷰에서 꼭 하고 싶었다. 당시 심평원에 "환자가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에 중증 적용을 연장했다"고 설명했지만 심평원과 건보공단 측 얘기는 "교수님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이 환자는 중증이 아니고 보험 지급이 되니 보험으로 연장해준다는 것이지 중증이 아닙니다"라고 결론을 냈다. 서울대병원에서 생긴 첫 사례였다. 

결국 그 이후 우리도 중증 평가가 끝나가는 환자들에게 설명을 하고 치료를 더 받을 것인지 확인한다. 절반 이상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답한다. 

실제로 보험으로 본인부담금 5%를 내다가 4~5배가 오르면 '지금까지 괜찮은데, 나 깨끗하다는데' 라고 생각하고 중단했다가 재발한 환자가 늘고 있다. 그런 것을 보면 꼭 임상적 경험이 아니더라도 유지요법에 관련해서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약이 조절하는 시대가 됐다. 사회 경제적인 문화나 적용 범위가 달라져야 서로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 같다."

▶난소암은 5년 뒤라도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 써서 완치가 된다'라는 기준은 위험하고, 효과가 있을 때 꾸준히 쓰는 게 낫다는 얘기인가

"암이 재발하면 원래 부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제일 많다. 그런데 난소암은 특이하게 고등급 장애성 난소암이라고 해서 80%를 차지한다. 보통 나팔관에서 암성 변화가 발생해서 난소와 복강으로 퍼지게 된다. 그런데 각각 퍼지는 부위마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다 다르다. 

그러니까 어디 하나 잘 끝났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렇게 종양이 파종이 됐을 때는 몸 전체가 위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결국 약을 쓰고 수술하더라도 암은 어떻게든 재발을 일으키려고 한다. 

예를 들면 어떤 환자는 고강도 수술을 하다 보니 오래 생존하기는 하는데 암이 뇌로 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심장으로 가는 환자도 있다. 다른 데는 다 깨끗해서 설명할 방법이 없다. 

임상을 하면서 '암이라는 것이 참 천재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저렇게 손도 못 댈 정도의 위치로 재발할까.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내가 치료했던 부위는 깨끗하니까 다른 부위는 다른 데 가서 알아서 하십시오'하는 분위기는 아니게 됐다. 결국에는 환자의 전체적인 케어를 할 수 있는 상황으로 밖에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앞서 말한 그런 부위로 암이 발생했을 때는 환자를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방사선 치료나, 뇌를 열고 수술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동원해 치료하고 있다. 말이 난소암, 부인암이라고는 하나 사실 배를 열기도 하고 가끔 폐를 보기도 한다. 이런 부분들은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혼자 하는 것보다는 팀웍으로 같이 가는 방법 밖에는 없다."

▶1차 치료에서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은 무엇인가

"약이 아무리 발달해도 난소암 치료에서 변하지 않는 중요한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난소암은 워낙 항암 반응이 좋은 종양이기 때문에 수술로 최대한 종양을 제거하는 게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이고 표준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난소암 치료를 고려할 때 수술을 잘하는 의사를 만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항암제는 2000년대 초반에 들어왔던 파클리탁셀과 백금인 카보플라틴이 표준 요법이다. 국내에는 2017년도에 표적치료제 베바시주맙(아바스틴)이 도입돼 난소암까지 보험이 확대됐다. 최근에는 PARP억제제 등 여러 가지 표적치료제가 들어오면서 치료 옵션이 상당히 많아졌다."

▶아바스틴은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기전인데 PARP억제제 같이 호르몬, 유전자 등을 표적하는 신약도 많이 출시됐다. 표적치료제를 선택하는 조건이 있나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것이 아바스틴 다음으로 나온 PARP억제제다. 이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해당하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PARP억제제 중에서 제줄라(니라파립)의 경우 특정 유전적 돌연변이와 상관없이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어 각광받고 있다. 아무래도 국내 현실에서는 치료 효과 및 비용 측면에서 브라카(BRCA) 유전변이가 있는 환자들이 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건 사실이다.

PARP억제제의 가장 큰 장점은 경구약이라는 것이다. 환자들이 병원에서 처방만 받아가면 된다. 그런데 10명 중 2~3명은 복용을 힘들어한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용량을 계속 낮추게 되고, 복용을 설득하는 과정 등 외래에서 소요하는 시간이 상당하다. 

아바스틴이 좋은 점은 어떠한 유전자 변이 등에 상관없이 적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여러 가지 다른 유전적 조건 하에 썼을 경우 효과의 유무 등은 있지만 특정 임상 조건에만 해당해도 다 쓸 수 있는 표적치료제다. 그렇기 때문에 1차 약제에서는 빠질 수 없는 표적치료가 됐다.

새로 개발되는 여러 가지 약재들도 결국에는 아바스틴과 같이 사용하거나 따로 사용하는 등 병용 조합 관련한 연구가 기본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1차 치료제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아바스틴을 사용하는 특정 임상적 조건은 무엇을 말하는 건가

"(항암제는)기본적으로 생존율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처음 발표된 임상 시험에서는 재발까지 걸리는 기간을 약 4년 3~4개월 정도 늘리는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전체생존율, 얼마나 오래 사느냐로 봤을 때는 사실 큰 차이가 없었다.

그 이후 나온 임상 연구에서는 병기 4기로 암세포가 복강을 넘어가는 상황이거나, 잔여 종양이 많은 경우 아바스틴을 썼을 때 전체생존율을 올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결과적으로 재발 관련 고위험군에 있어서 아바스틴은 가장 적합한 표적 치료제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아바스틴의 부작용도 분명히 있다. 수술을 많이 받은 환자의 경우 드물게 합병증으로 장천공 등을 겪는다. 그렇다보니 수술을 주로 하는 의사들의 경우 아바스틴을 쓰기가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항암 치료가 고통스럽기 때문에 거부하는 환자도 많다. 아바스틴으로 치료할 때는 어떤가

"모든 약은 다 독성이 있다. 항암제도 독성이 있어 구토하거나 머리가 빠지거나 손발이 저린 경우도 있다. 근력이 약해져 못 걷는 환자도 있다. 앞서 언급한 PARP 억제제도 효과는 좋으나 소화기 계통에 부작용이 있어 거부하는 환자도 있다. 

아바스틴도 앞서 언급했던 장천공이나 고열 등이 있는데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실제 그렇게 많지는 않다. 장천공 등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외래 시 굳이 환자분을 설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아바스틴 장점이다. 의사와 환자 모두 편한 만큼 환자의 협조가 굉장히 좋은 약이다. 환자 본인이 느끼는 증상이 없고 의사가 좋다고 해 마치 몸을 보양하듯 맞으신다. 현재 환자들이 주사로 맞고 있어 추후 경구제제로 나온다면 더 좋겠지만 환자 협조 부분은 아바스틴의 가장 큰 장점이다."

▶아바스틴 투여는 어느 단계에서 결정하게 되나

"첫 번째는 환자를 당장 수술할 것인지, 아니면 항암 치료를 먼저 하고 수술할 것인지에 따라 아바스틴을 쓸 수 있는 역할이 달라진다. 국내에서는 수술 전 항암 치료 시에는 아바스틴은 쓰지 못 하게 되어있다. 사례별 심사를 한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선행 항암 요법에서는 항암 치료를 하고 종양을 모두 제거하는 경우가 많기에 저위험군으로 분류된 환자에게는 쓰지 못한다. 

그러나 수술을 먼저 한 환자의 경우 고위험 단계로 판명된 경우라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첫 번째로 수술을 언제 할 것인지 정할 때부터 아바스틴 사용 여부가 결정된다.  

두 번째는 아까 언급한 것처럼 조직이나 혈액을 통해 여러 가지 유전자 변이 등을 확인했을 때 PARP억제제를 쓸 것인지 아바스틴을 쓸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최근에는 PARP+아바스틴 병용이 보험은 안 되지만 허가가 돼 있어 같이 쓸 수 있다. 두 개를 같이 쓸 것이냐는 부분도 이때 결정하게 된다. 결국 문제는 비용이다."

▶국가적인 환경이 조성돼야 아바스틴을 유지요법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바스틴이 난소암 치료에 가져온 큰 변화나 가치가 있다면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원발성 질환을 처음 진단받았을 때는 유지요법이 도움이 된다. 좋은 약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재발성에 있어서는 임상적 지침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보통 표적치료제가 들어오기 전에는 재발하면 항상 수술을 고려하고 항암 치료로 끝내는 방식이었는데, 유지요법 단계가 들어가면서 수술의 역할이 약해졌다.

그 이유가 백금 민감성 재발에서 아바스틴과 관련된 연구가 있었다. 미국에서 진행된 GOG-213 연구이다. 이 연구 결과 흥미로운 점이 아바스틴 유지요법을 한 것과 하지 않은 경우 등을 비교했다. 마지막 항암 후 6개월 이내 재발 백금 민감성인 경우 어려움이 있으나, 6개월 이후 재발한 환자는 실제로 아바스틴 효과가 입증됐다. 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연구 결과를 봤을 때 종양을 제거한 환자와 아닌 환자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물론 더 깊이 들어가면 완전히 다 재발했을 때도 수술로 제거 하고 나서 사용한 그룹과 아닌 그룹 간에 차이가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재발성 같은 경우 1차에서 재발하고 난 이후 수술한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깨끗히 제거하는 게 더욱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합병증도 더 많아지게 된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재발성 환자군 비중을 봤을 때 수술의 역할이 아바스틴으로 많이 넘어간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수술과 약물 치료의 동등한 효과를 가질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바꾼 약 중에 하나가 아바스틴이다. 나같은 경우도 아바스틴 효과가 재발성에서 입증되고 임상적 경험이 있기 전까지는 재발 환자 수술을 열심히 하는 입장이었다. 재발 시 수술은 보통 수술보다 1.5배에서 2배 더 시간이 걸린다. 워낙 복잡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GOG-0213 : 백금계 감수성 재발 난소암 환자 674명을 대상으로 아바스틴+항암화학요법(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과 위약+항암화학요법의 임상적 유용성, 안전성을 평가한 3상이다. 아바스틴+화학요법 병용 시 전체생존기간(OS) 42.6개월로 대조군(37.3개월) 대비 5.3개월 연장했으며, 무진행생존기간(PFS)은 대조군(10.4개월) 대비 3.4개월 개선된 13.8개월로 나타났다. 객관적반응률(ORR)은 아바스틴 병용군이 78%로 대조군(59%) 보다 19% 증가했다.

▶난소암에 있어 수술의 역할을 아바스틴이 대체하게 됐다는 부분을 자세히 말해달라 

"재발성에서 적용되는 것을 말하며 임상연구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떤 재발성 임상에서는 아바스틴 사용률이 거의 80%, 90%가 되는 경우가 있었고, 적게는 15%, 20% 되는 그룹이 있었다. 확실한 것은 아바스틴 적용이 적었던 임상일수록 2차 수술에 관련된 역할은 더 커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바스틴 사용률이 높았던 GOG-213 경우를 보면 그 효과가 역으로 소실된 상황이었다. 

결국 약이 수술의 역할을 대체하는 시대로 갔기 때문에 재발성 수술에 있어서는 굉장히 신중하게 선택을 해서 정말 도움이 될 환자들에게 적용되도록 고려하고 있다. 난소암은 보통 파종이 되기 때문에, 다시 재파종이 된 환자의 경우 재수술을 할 것인지 아니면 표적치료로 일단 들어갈 것인지 신중한 결정이 필요해졌다."

▶아바스틴을 설명할 때 환자들이 가장 우려하거나 궁금해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요즘에는 정보가 많기 때문에 '내가 어떤 표적 치료제를 쓸 것인가'를 궁금해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환자들에게 우선 순위는 '보험'이다. 요즘 환자들은 보험 기준을 다 알고 찾아오기 때문에 설명하기가 편하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옵션인지에 대해서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다행인 건 아바스틴은 옵션이 꽤 많은 편이어서 환자들과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게 편하다."

▶난소암을 치료하면서 어떤 점이 힘든가. 유지요법이 중요하지만 환자들이 거부하는 경우가 있지도 않나

"아바스틴에 대한 선호도는 의사마다 다르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입장이다. 면역항암제나 새로운 신약들은 보험 기준 등이 다르긴 하지만 비용적인 부분이 더 올라가고 있다. 아바스틴은 예전처럼 비용이 높다거나 접근이 어려운 약이 아니다. 보험 측면에서 환자들에게 적용하기 좋은 약이다. 

이런 경험이 있다. 처음에 항암제를 쓰다가 재발했을 때 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병용해서 쓴다. 처음 항암제를 쓸 때 겪는 후유증 등이 재발 시에는 누적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좀더 심해진다. 표적치료제 때문이 아니라 항암제 누적에 의한 과잉반응 또는 부작용이다. 환자들 중에는 표적치료제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해 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잘 설득해 치료를 하지만 요즘에는 워낙 주장이 강한 환자도 있다. 이제 못 맞겠다고 할 때가 안타깝다.

환자들이 아바스틴의 합병증에 두려움을 가지기 보다는 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의료진들이 추천할 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면 그만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정부 급여 정책이 진료 현장에 있는 의료진이 체감하는 부분에서 온도차가 있다고 느껴진다. 난소암을 치료하는 의료진들의 활동이 있다면

"보통 이런 얘기가 나오면 '나라에서 적극 배려해 주면 좋겠다'라고 말하지만 국가에서 의료 보험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이 정해져 있는 게 사실이다.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모든 3상 연구 결과가 잘 나왔다 하더라도 바로 적용할 수 없는 건 꼭 난소암 뿐만이 아니다. 모든 암에 해당이 될 거라 생각한다. 

다만, 어떤 것이 가장 효과적인 모델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비용효과적 분석을 통해 다시 한번 정비가 필요할 것 같다. 현재까지는 약에 대한 보험 여부가 어떤 '연구'에 의한 근거 등을 통해 적용하고 있다. 이 논문이 이래서 어떤 것은 되고 안 되고 모여서 논의하는 게 실제 리얼월드 데이터와 다 맞는 것은 아니다. 이보다는 일반적으로 여러 약이 입증돼 옵션이 많아졌을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용효과적 모델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국가에서 평가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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