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지난해 성적표가 공개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체적으로 외형 성장에 성공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또한 일부 기업들은 이른바 ‘코로나 특수’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달성하며 호성적을 기록했다. 다만 대다수의 기업들이 수익성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받아, 정작 덩치는 커졌지만 내실 다지기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팜뉴스가 2021년도 경영실적을 발표한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사 57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늘어난 곳은 총 49곳으로 확인됐다. 제약‧바이오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덩치 키우기’에 성공한 셈이다.

조사대상 57곳의 2021년도 전체 매출액은 26조 6015억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 23조 3732억원 대비 13.8% 증가했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조금 달랐다. 영업이익 적자는 면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곳이 무려 23곳에 달했고,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거나 적자 폭이 확대된 기업도 11곳으로 집계됐다.

즉, 전체 중에서 절반이 넘는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전년보다 수익성이 악화한 셈이다.
 

# 코로나 2년…1조 클럽에서도 ‘엇갈린’ 희비

상위 제약‧바이오 업체 중에서도 매출 1조 클럽을 달성하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은 크게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기업, 그리고 코로나19 특수로 빛을 발한 CDMO 및 백신 제조 회사들이었다.

우선 지난 2020년에 제약‧바이오 업계 매출 1위를 기록했던 셀트리온은 2021년에도 매출 1조 9116억원을 달성하며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이는 2020년 1조 8491억원과 비교해 3.4% 성장한 수치이며, 이러한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2조원대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셀트리온은 매출 증가에 더해 영업이익 역시 늘어나면서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회사의 2021년 영업이익은 7524억원으로 전년 7121억원 대비 5.7% 증가했다.

셀트리온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곳은 유한양행이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6878억원으로 전년 1조 6198억원과 비교해 4.2% 늘어나며 전통 제약사의 자존심을 지켰다.

다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85억원, 991억원으로 모두 지난해보다 –40% 이상 감소했는데 이는 라이선스 수익 감소와 군포 공장부지 매각 기저효과, 영업·마케팅비 증가에 따른 여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TOP 3'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확인됐다.

수익성과 성장성 양쪽에서 모두 괄목한 성과를 달성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액 1조 5680억원으로 2020년에 기록한 1조 1647억원보다 34.6% 늘어났고, 영업이익 5373억원(83.5%↑)과 당기순이익 3935억원(63.3%↑)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호실적에는 이른바 ‘코로나19 특수’라 불리는 모더나 mRNA 백신 위탁생산을 비롯해 다수의 CDMO(위탁생산개발) 계약 성사를 이뤄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생산 본격화를 비롯해 기존 CMO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와 바이럴 벡터 등의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수익성 ‘빨간 불’ 들어온 중견사들…울상

중견 제약사들의 경우, 앞서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과는 달리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는 것이 눈에 띄었다.

올해 매출 7000억원대를 돌파한 제일약품은 2020년 12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작년에는 1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는 부진을 겪었다. 다만, 이러한 수익성 악화는 상품매출 비중이 높은 회사의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의 여파로 보인다.

제일약품 측은 “연결대상으로 포함된 자회사 온코닉 테라퓨틱스의 경상연구개발비가 증가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부진을 겪고 있는 일동제약은 역성장과 수익성 악화라는 악재가 겹쳤다. 일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5601억원으로 전년 5618억원보다 0.3% 줄었고 영업이익도 555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이러한 침체는 앞서 제일약품과 유사한 경향이 있다. 일동제약은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한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중이다.

실제로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그간 일동제약은 R&D 중심의 글로벌 신약개발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R&D) 조직과 프로세스 정비 등 제반 환경을 구축해 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에도 신약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 나갈 것이며, 특히 코로나19 치료제 임상과 당뇨병 치료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등 핵심 파이프라인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외에도 동국제약(2021년 매출액 5941억원, 전년비 6.3%↑), 동아ST(5932억원, 1.1%↑), 한독(5176억원, 2.8%↑), 휴온스(4369억원, 7.4%↑), 대원제약(3541억원, 14.8%↑), 동화약품(2930억원, 7.7%↑), 유나이티드제약(2210억원, 2.4%↑) 등의 기업들은 외형성장에는 성공했으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신풍제약, 경보제약, JW생명과학 등은 2021년 매출액이 전년보다 줄어들며 역성장을 기록했고 수익성 역시 전반적으로 악화되며 실적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