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Transthyretin amyloid cardiomyopathy, ATTR-CM)' 진단법 중 핵의학검사(Nuclear scintigraphy)에 산정특례 적용 필요성이 제기된다. 심장 조직을 떼어내는 침습적 검사법에 한계가 있어 진단과 치료를 지연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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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일선 진료 현장에서는 ATTR-CM 환자 치료가 진단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에서처럼 핵의학검사를 인정하고 산정특례를 적용, 유병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트랜스티레틴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기는 ATTR-CM은 65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는 노화 관련 질환이다. 뇌신경세포 주위에 쌓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심장에 축적해 점점 근육이 뻣뻣하게 만든다. 결국 심근증, 심부전, 부정맥 등을 일으키기에 '심장에 생기는 알츠하이머'로 불린다. 발병 유형은 유전형(Hereditary)과 정상형(Wild-type) 있고 그 비중은 1대 9로 정상형이 많다. 

ATTR-CM 특징은 유전변이 인자가 120여개로 진단 자체가 어렵고 오진율이 높아 유병률 확인이 쉽지 않은 질환이라는 점이다. 그 이유에는 부종, 호흡곤란, 피로 등 같은 증상이 나타나 발병 의심이 어려운데다 심부전증 같은 심장 질환 오인 요소가 있기도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제한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ATTR-CM 치료제 '빈다맥스(타파미디스61mg)'를 개발한 화이자제약과 의료계에 따르면 정상형인 60세 이상 박출량 보존 심부전(HFpEF) 환자 약 11%에서 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이 확인될 뿐 정확한 환자 수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유전형 또한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뿐 정확한 유병률을 파악하지 못 하는 상태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질환 진단 자체가 매우 어렵고 늦어지고 있다.

아밀로이드 관련 질환자를 치료하는 손정우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팜뉴스에 ATTR-CM 환자인지 의심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손 교수는 "아밀로이드 질환 진단을 위해선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첫 번째로 의심이 가장 어렵다. 그 다음이 환자에게 진단 과정을 이해시키고 조직검사를 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가 ATTR-CM 진단이 어렵다고 한 배경에는 ATTR-CM 환자 진단에 사용하는 여러 검사 중 산정특례가 적용되는 건 심장 조직을 떼어내는 침습적 검사법만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ATTR-CM 진단에는 심장초음파, 핵의학검사, 심장MRI, 조직검사, 신경전도검사 등 여러 방법이 사용된다. 산정특례를 받기 위해선 심장 조직을 검사해 양성 진단을 해야 한다. 문제는 조직검사 양성 진단율이 100%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경우 환자에게 침습적 검사를 여러번 시행해야 한다. 환자나 의료진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손 교수는 "일반적으로 아밀로이드 관련 질환은 전부 조직검사를 하는 게 맞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ATTR-CM은 산정특례를 받기 위해 무조건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데 100% 양성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ATTR-CM은 정상형이 많고 전부 조직검사를 해도 100% 양성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계속 침습적 검사를 하는 것은 어렵다. 다시 검사하자고 하면 환자들이 지치는 경우가 있는데 잘 설득해서 치료하는 과정이 제일 어려운 부분"이라고 했다.

이와 달리 해외에서는 핵의학검사로도 100% 양성 진단이 가능함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 4월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ESC) 학술지는 ATTR-CM 진단과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심장에 축적된 아밀로이드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핵의학 검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핵의학검사에 산정특례 적용 필요성을 제기하는 이유다. 

핵의학검사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신체 내 장기의 생리적 또는 병적 상태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진단이 어렵거나 부담이 큰 검사가 필요한 경우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게 질병을 확인하는 검사법으로 알려져 있다.

손 교수는 "유럽 가이드라인, 외국 전문가 의견과 논문 데이터를 보면 조직검사 없이 핵의학검사로도 ATTR-CM 양성이 나오며 진단과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상형 ATTR-CM 환자에게 핵의학 검사만으로 산정특레 적용 가능한 길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ATTR-CM 환자의 적절한 관리와 치료 결과 개선에는 정확한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제약산업계와 의료계 입장이다. 실제 ATTR-CM 환자 생존기간 중앙값은 진단 시점으로부터 약 2~3.5년에 불과하다. 생존기간을 늘리기 위해 유병률을 높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진단 검사 시 산정특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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