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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독제 깨지고 액체 흘러...코로나 대목 노린 ‘배짱 장사’?
손소독제 깨지고 액체 흘러...코로나 대목 노린 ‘배짱 장사’?
  • 최선재 기자
  • 승인 2020.02.1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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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티나게 팔린 손소독제 불량 사례 최근 급증....소비자 ‘공분’
“소비자 호구 취급하면 나중에 역풍 맞을 것” 경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가 기승을 부리면서 ‘손소독제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가 부실한 제품 포장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주문한 손소독제가 파손된 채로 배송됐다는 후기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손소독제 포장 박스가 찢어지거나 액체가 흘러내린 채로 배송됐다는 증언도 터져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분노를 표출하는데도 해당 업체는 묵묵부답이다. 보건당국 단속망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그 실태를 단독 보도한다.

마스크에 이어 ‘손소독제’ 대란이 현실화된 분위기다. 9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손소독제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274% 폭증했다. 손소독제 품귀현상으로 매점매석까지 일어나면서 손소독제 가격도 급격히 올랐다.

문제는 일부 업체가 생산한 ‘불량’ 손소독제로 인해 소비자들이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A 업체는 지난해 3월부터 대형포털 사이트 쇼핑몰을 통해 손소독제 500ml 제품을 판매 중이다. 해당 쇼핑몰에 들어가면 “씻지 말고 문질러만 주면 된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의약외품으로 더욱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효과적인 살균 효과를 느낄 수 있어 질병 예방을 위한 필수 아이템이다”란 홍보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을 구매한 후기만 약 3000건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끄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팜뉴스 취재결과, 소비자들이 최근 작성한 후기에는 A업체를 향한 성토가 가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파손된 손소독제 분출구 사진(제공=소비자 후기)
사진=파손된 손소독제 분출구 사진(제공=소비자 후기)

한 구매자는 파손된 손소독제 분출구 사진과 함께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가장 득 본 회사로 보인다”며 “하지만 어떻게 이런 식으로 포장을 했는지 고민을 해봤지만 결론을 낼 수 없었다. 누가 쓰던 제품을 배송 받은 줄 알았다”는 내용의 후기를 올렸다.

그러면서 “손소독제를 버리고 싶었지만 오히려 자연에게 미안한 짓이라고 생각했다”며 “환경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는 죄책감이 들어 제품을 구입한 자신에게 벌을 주고자 어쩔 수 없이 쓰려고 한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 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배짱장사 성토하는 소비자 후기
사진=배짱장사 성토하는 소비자 후기

다른 구매자 역시 4일 “업체가 ‘배짱 장사’를 하고 있다”며 “택배 상자가 도착한 이후 할 말을 잃었다. 상자로 족구라도 한 것 같다. 에어캡(뽁뽁이)도 없었는데 하나는 분출구 쪽이 부서졌고 하나는 분출구가 뽑혀진 채로 배송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에어캡에 싸서 출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물건을 판매하려면 그 정도 성의는 있어야 하는데 이해할 수 없는 제품 포장이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장사 잘돼서 기분이 좋겠지만 소비자를 호구로 취급하다가 언젠간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구매자는 3일 “박스를 뜯어보니 에어캡 포장 없이 제품을 넣어 내용물이 질질 흘러나온 상황 이었다”며 “새 제품인지도 모르겠다. 어디서 쓰던 제품을 넣어놓은 것 같다. 인터넷 쇼핑 수천 번은 했어도 이렇게 어이없는 경우는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해당 구매자가 올린 사진을 살펴보면 손소독제가 밖으로 흘러나와 포장재 안쪽 곳곳에 묻은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사진=손소독제가 흘러내려 박스에 묻은 모습
사진=손소독제가 흘러내려 박스에 묻은 모습

다른 구매자도 5일 “도착했을 때 택배 상자 모서리 쪽이 파손돼있었다”며 “원인이 판매 업체에게 있는 것 같다. 에어캡 없이 보낸다는 것은 상식 밖이다”라고 토로했다.

이 구매자가 올린 사진에 의하면, 손소독제 분출구 부분은 풀려 있었고 또 다른 제품은 분출구와 버튼 사이에는 새어 나온 손소독제가 묻어있는 상태였다. 그는 “버튼을 풀어보니 그 사이에서 내용물이 ‘퍽’하고 나왔다. 가루가 용기에도 묻어있다. 상당히 더럽다”고 덧붙였다.

더욱 큰 문제는 최근 보건당국이 꾸린 특별 단속망이 불량 손소독제 유통까지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지금 특별 점검단은 마스크와 손소독제 매점매석행위를 1순위로 단속을 벌이고 있다”며 “불량 손소독제 유통까지 단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원성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 구매자는 6일 후기를 통해 “사장이 직원들한테 ‘포장 신경 쓸 시간에 무조건 출고나 많이 하라’고 말한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구매자 역시 7일 “물건을 받아보면 돈 버는 데만 혈안이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입장도 다르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A 업체가 포장을 부실하게 했다. 그 책임이 있다”며 “택배 표준약관 제7조 제1항에 따르면 택배 이용자는 운송에 적합하도록 운송물을 포장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팜뉴스 취재진은 지난 7일 오전 내내 손소독제 포장재 훼손, 제품 불량 문제 등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A 업체에 e-mail, 전화 등으로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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