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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우한발’ 사이토카인 폭풍, ‘박쥐’는 예외?
공포의 ‘우한발’ 사이토카인 폭풍, ‘박쥐’는 예외?
  • 최선재 기자
  • 승인 2020.01.3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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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숙주로 몰리고 있지만...정작 박쥐는 ‘면역왕’
인터페론 지속적인 생성 But 사이토카인은 ‘NO’

우한 폐렴 사태로 인한 ‘사이토카인 폭풍’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면역왕’ 박쥐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박쥐가 우한폐렴은 물론 사스, 에볼라 등 끔찍한 바이러스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는데도, 정작 박쥐 자신은 젊은이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사이토카인 폭풍’ 여파에서도 자유로운 동물이란 연구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보건당국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숙주가 박쥐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박쥐는 사스, 메르스 등 각종 호흡기 증후군 사태에서도 감염원으로 지목을 받았던 ‘전력’이 있는 동물이다. 우리 정부가 29일 박쥐·뱀 등 중국 야생동물 국내 반입을 전면 금지한 까닭이다.

심지어 중국의 유명 블로거는 최근 ‘박쥐 먹방’ 영상을 공개해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는 사건이 일어났다. 우한폐렴의 숙주를 ‘박쥐’로 지목하는 상황에서, 더욱 자극적인 공포감을 조성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박쥐에 대한 ‘혐오’ 감정이 극에 달한 이유다.

그렇다면 박쥐 입장에선 어떨까.

흥미로운 사실은 박쥐가 ‘면역 최강자’란 점이다. 박쥐는 사스와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천연 저수지’로 불릴 정도로 사람에게 가장 많은 전염병을 옮기는 동물이다. 하지만 감염 이후 생성되는 사이토카인 중 하나인 인터페론(당단백질)이 박쥐의 조직과 세포에서는 지속적으로 생성된다.

박쥐가 에볼라 바이러스를 비롯해서 수많은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멀쩡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배경이다. 바이러스 감염에 지속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최고의 면역 시스템을 갖춘 동물이 박쥐란 뜻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쥐는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병하지 않는 포유류다.

2012년 호주 동물 건강 연구소는 박쥐의 일부 종들의 DNA에선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자가 누락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포유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이토 카인 폭풍이 박쥐에서만큼은 예외가 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2015년 ‘메르스 사태’가 터졌을 당시 삼성서울병원 의사(35번환자·38·남)와 평택 경찰관(119번환자·35·남)은 현재 위중한 상태로 중환자실 병동에 입원했다. 기저질환이 없는 젊은 환자들의 좀처럼 개선되지 않자, 의료계에서는 ‘사이토 카인 폭풍’ 가능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명의 건장한 남자들을 사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사이토카인 폭풍이 박쥐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것.

또 다른 연구 결과도 이 같은 사실을 보여준다. 2019년 미국국립보건원에 발표된 ‘면역 시스템 변조 및 바이러스성 지속성“이란 논문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시 인터페론 등 사이토카인 생성이 억제되어 위험하지 않은데 사람 등 척추동물은 사이토카인 과다생산으로 인한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다른 척추동물 달리 박쥐만큼은 사이토카인 폭풍을 피해갈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사이토카인 폭풍에 대한 ‘치료제’를 박쥐 연구를 통해 밝힐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박쥐는 면역반응이 억제되어 바이러스 감염시 제거를 못하고 몸 안에 바이러스를 오랫동안 가지고 있다”며 “바이러스 저장소가 되는데도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기전을 밝힌다면 각종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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