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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랭크] 제약바이오 ‘황제주’ 따로 있다…‘진짜 주가’ 들여다보니
[팜랭크] 제약바이오 ‘황제주’ 따로 있다…‘진짜 주가’ 들여다보니
  • 김정일 기자
  • 승인 2020.01.13 0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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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제약바이오 ‘환산주가’ 순위
기업별 ‘액면가’ 100원부터 5천원까지 ‘천차만별’
환산주가 적용 후 제약바이오 ‘황제주’ 순위 변동
휴젤, 메디톡스 누르고 ‘톱’…코미팜, 5위 ‘껑충’

지난해 우리나라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주식 한 주당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휴젤이었다. 이 회사의 환산주가는 397만7천원. 단순히 눈에 보이는 주가가 아닌, 실제 모든 기업들의 액면가를 동시에 5천원으로 놓고 봤을 때의 얘기인 것이다. 시가총액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8조6천억원으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다. 본지는 지난해 국내 주요상장 제약사(코스피 의약품 및 코스닥 제약업종) 100곳의 환산주가와 시가총액을 분석했다.

 

≫ ‘액면가’ 5000원과 500원, 단순 ‘착시현상’…“보이는 게 다 아니다”

환산주가는 ‘액면가’가 서로 다른 종목의 현재 주가를 비교하기 위해 모든 주식의 가격을 5천원으로 동일하게 놓고 보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100원이던 액면가를 5,000원으로 높일 경우(액면병합), 주가는 50배 늘어나게 되는 구조다. 때문에 주가가 동일하게 5만원이라고 해도 액면가가 500원인 기업은 5000원인 곳에 비해 주식의 가치가 사실상 10배나 더 높은 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8년 5,000원이었던 액면가를 100원으로 쪼개면서 주식가격도 기존 250만원대에서 1/50 낮아진 5만원으로 떨어진 바 있다. 같은 주식이라도 액면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00개사의 평균 주가는 3만9,042원이었던 데 반해 환산주가는 23만7,361원이었다. 이처럼 환산주가가 6배나 높았던 배경에는 액면가가 500원 이하의 기업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 휴젤, 제약바이오 ‘황제주’ 등극

휴젤이 황제주로 등극한 건 지난해 연말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메디톡스가 왕좌에 있었다. 휴젤은 소송전에 휩싸인 메디톡스가 주춤한 틈을 타 주가를 한 발짝 앞지른 것.

지난해 9월3일, 휴젤과 메디톡스의 주가는 양사 모두 35만9천원으로, 액면가 역시 동일선상에서 출발했다. 9일 현재, 휴젤의 주사는 39만2천원으로 메디톡스 보다 6만2천원(16% 격차)이나 앞서고 있는 상태다.

휴젤이 환산주가 1위로 올라서게 된 배경에는 국내내수 보툴리눔 톡신 점유율 1위를 바탕으로 올해 중국에서 ‘보툴렉스’ 시판허가를 통한 수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만주를 소각하는 결단을 보이기도 했다. 시가로 치면 390억원 규모로 주주들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데 한 몫 했다는 평가다.

환산주가의 ‘금·은·동’은 휴젤(환산주가, 397만7천원), 메디톡스(300만9천원), 셀트리온(90만5천원)이 차지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86만6천원), 코미팜(76만2천원), 엔지켐생명과학(70만4천원), 한미약품(59만3천원), 휴온스(54만원), 녹십자셀(46만9천원), 셀트리온제약(39만8천원)이 뒤를 이어 10위권 자리를 선점했다.

반면, 1주당 가격을 5천원으로 환산해도 주가가 5만원에도 못 미치는 저평가 제약사도 있었는데, 명문제약(4만8,750원), JW신약(4만8,550원), 일양약품(4만5,100원), 진양제약(4만4,000원), CMG제약(4만2,500원), 삼성제약(4만1,950원), 동화약품(4만1,550원), 조아제약(3만7,800원), 광동제약(3만3,250원), 국제약품(2만3,150원), 에이프로젠제약(1만3,550원)이 대표적이었다.

 

≫ 액면가 5천원 유한·녹십자·동아에스티, 자존심 ‘글쎄’

휴젤, 메디톡스 등 72곳의 대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액면가가 500원이었다.

이 외에 액면가가 100원인 곳은 3개사로 코미팜, 프로스테믹스, 세운메디칼이었으며, 200원인 곳은 비씨월드제약이 유일했다. 액면가가 1,000원인 곳은 동성제약, 일동제약, 광동제약, 삼진제약, 동화약품, 삼일제약, 국제약품, 유유제약, 셀트리온 등 11개사였다. 2,500원 그룹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동국제약, JW중외제약, 종근당바이오, 일양약품, JW생명과학 등 9개사로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액면가가 가장 높은 5,000원인 기업에는 유한양행, 녹십자, 동아에스티, 일성신약이 포진해 있었다.

주목할 점은 대다수 투자자들이 이 같은 액면가를 무시하고 ‘겉으로 보이는’ 주가를 기준으로만 주식을 고른다는 점이다. 액면가가 높은 기업의 경우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만큼 주가 관리를 위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액면가가 2,500원 이상인 기업들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미약품을 제외하고 모든 기업들의 환산주가가 20위권 밖에 있는 등 중하위권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본지 분석 결과 드러났다. 예를 들어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고 있는 녹십자는 46위, 지난해 말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던 동아에스티는 49위, JW중외제약 80위, 일양약품 90위, JW생명과학 95위였다.

반면, 액면가가 100원 또는 200원인 기업에 환산주가를 적용할 경우 실제 주가는 상당한 수준으로 폭등했다.

실제로 코미팜의 주식가격은 1만5,250원으로 평범한 주가를 보이고 있지만, 환산 전 액면가가 100원인 이 회사의 주식을 환산주가로 재측정 할 경우, 76만2,500원으로 뛰었다. 주가 순위도 환산 전 50위에서 환산 후 5위로 수직상승 했다.

코미팜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적자인 상태다. 하지만 이는 같은 기간 740억원의 이익을 낸 한미약품과 347억원의 이익을 거둔 휴온스보다 높은 수준이다.

환산 전 1만4,450원(51위)에 그쳤던 비씨월드제약의 주가도 액면가를 동일선상에 놓고 봤을 때는 36만1,250원으로 14위에 해당했다. 이 회사의 액면가는 200원이며, 3분기 50억원의 이익을 냈다.

액면가 100원 기업인 프로스테믹스(환산전 3,490원)와 세운메디칼(환산전 3,225원)은 환산전 각각 97위와 98위로 주가가 절대적인 측면에서는 낮았지만 환산해 재평가 한 결과 각각 17만4,500원(35위)과 161,250원(39위)의 높은 주가로 계산됐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따돌리고 시총 1위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8조6,494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위는 셀트리온(23조2,292억원)으로 삼성의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두 회사의 시총을 합한 규모는 51조1,786억원으로, 이는 제약바이오주 전체의 53%를 차지하는 수준이었다. 삼성과 셀트리온 두 곳을 제외한 98곳 모두의 시가총액을 합쳐도 이 두 회사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어 한미약품이 3조4,430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유한양행(3조 218억원), 한올바이오파마(1조8,963억원), 메디톡스(1조7498억원), 휴젤(1조7,180억원), 대웅제약(1조5,932억원), 녹십자(1조5485억원), 셀트리온제약(1조3,567억원)이 10위권 내로 들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참여자들은 주식이 동일한 5만원이라도 액면가가 500원인 기업이 5000원인 기업보다 10배 비싸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며 “환산주가를 적용해 서로 다른 액면가로 인한 착시 현상에서 벗어나 정확한 주가의 높낮이를 비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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