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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생’도 유튜버하는 세상…그들만의 ‘숨은 1인치’ 화제
‘약대생’도 유튜버하는 세상…그들만의 ‘숨은 1인치’ 화제
  • 최선재 기자
  • 승인 2019.11.27 0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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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공부하는 모습에도 시청자들은 ‘열광’…“약대 꼭 가고 싶어요”
전문가 “‘고소득 전문직’ 선망과 맞물리면서 매력포인트 발산한 것”

약대생들 사이에서 유튜브 브이로그 열풍이 불고 있다. 이들은 재기발랄한 방식으로 자신의 일상을 가감 없이 공개하면서 일선 약사들과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방송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기존의 브이로그 문법과는 차별성이 도드라진다는 점에서 약대생 유튜버들의 활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튜브에서 ‘브이로그(VLOG)’ 영상이 쏟아지고 있다. 브이로그는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자신의 일상을 촬영한 영상 콘텐츠다. 유튜브 ‘브이로거(vloger)’들은 특정 주제보다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흥미로운 사실은 약대생 유튜버 보원(Bowon)이 브이로그 영상을 통해 약대생들의 일상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보원은 ‘10분으로 보는 P 약대의 1년’, ‘약대 4학년 실험시간:생화학 실습’ 등 다양한 형태의 브이로그를 공유 중이다. 채널이 개설된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누적 조회수는 32만9,970건에 달한다.

그는 ‘정리지옥에 빠진 약대생의 하루’란 제목의 영상에서 시험을 앞두고 책상에 앉아 노트북에 병태생리학 개념을 정리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 영상은 일선 약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는 “약대의 학문들은 대부분 딱딱한 것 투성이어서 재미가 없는 게 사실이다”면서도 “그런데 옛날 생각이 떠오를 정도로 영상 내용이 구체적이라서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앞서 영상의 길이는 5분 정도에 불과하다. 심지어 보원이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만 등장할 뿐이다. 화려한 영상 기술이나 편집도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영상의 조회수는 단숨에 1만5,000회를 돌파했다.

한 시청자는 “영상을 보니까 약대를 꼭 가고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반드시 약대에 진학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시청자 역시 “주변에서 약대에 들어가기 힘들다고 하는데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약대생’의 평범한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지만 약사 직역에 대한 열망과 화학적 결합을 이루면서 ‘특별한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튜버 ‘휘모리’는 블리자드의 게임 ‘오버워치’의 본사 소속 한국인 탤런트이자 약대생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그는 ‘휘모리의 이중생활’이란 채널에서 ‘결승전과 우승팀 인터뷰 후 한인타운에서 떡볶이 만들어 먹기’ 등 오버워치와 관련한 뒷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휘모리는 최근 ‘약대 6학년의 생생한 약국실습 브이로그’란 제목의 영상에서 “약국에서 약대생들은 약을 직접 정리하면서 공부한다”며 “우리나라의 처방전에는 약이 상품명으로 적혀있다. 학교에서는 약을 성분명으로만 배우기 때문에 상품명은 모른다. 약국실습을 하면서 약의 실제 모습이랑 상품명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상의 압권은 책상위에 퍼진 알약의 형태만을 보고 휘모리가 의약품의 성분명과 상품명을 검색하는 장면이다. 스마트폰 화면에서는 연질캡슐 등 수많은 약들의 제형이 담긴 목록이 나온다.

다른 유튜버의 브이로그에서 찾을 수 없는 약대생만의 ‘숨은 1인치’가 신선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점이 오버워치 탤런트라는 색깔과 맞물리면서 나타난 ‘반전 매력’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휘모리 채널의 구독자수가 약 6000명에 달하는 이유다.

방송업게 종사자들도 약대생 유튜버들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피디는 “약대생들의 브이로그에서는 화면 전환마다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장치들이 없다”며 “하지만 오히려 이런 흠들이 ‘날 것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브이로그 홍수 시대에 도래한 상황에서 약대생들의 브이로그 영상은 특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먹방이나 여행같은 일상적인 콘텐츠 속에서도 전문적인 색깔이 녹아들어있기 때문이다”며 “그런 것들이 고소득 전문직이라는 직업적인 선망과 맞물리면서 주목을 끄는 것이다. 앞으로 약대생 유튜버들의 활약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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