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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환자, ‘순차 치료’ 기다릴 여유 없다”
“폐암 환자, ‘순차 치료’ 기다릴 여유 없다”
  • 이헌구 기자
  • 승인 2019.11.1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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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환자가 2차 치료 기회 가진다는 착각은 금물”
첫 치료부터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고려해야…연구 결과 ‘입증’

나타샤 레일 교수(토론토대학교 의과대학)

“순차 치료를 고민할 때가 아니다. 면역항암제 사용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전 세계 폐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은 ‘KEYNOTE-001’ 연구의 주저자인 나타샤 레일 교수(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의과대학)가 최근 한국에 와서 던진 메시지다. 말기 폐암 환자는 다음 차수의 치료를 기대할 만큼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순차 치료 대신 처음부터 면역항암제를 써야 한다는 얘기인 것이다.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최적의 치료 옵션’을 두고 최근 학계가 초치료부터 면역항암제를 함께 써야한다는 임상적 근거에 주목하고 있던 가운데 세계적인 석학으로부터 나온 발언인 만큼 주목할 수밖에 없다. 본지는 나타샤 레일 교수를 만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의 유용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 면역항암제 사용에 대한 ‘최적의 시점’이 논의되고 있는지?

과거에 폐암은 ‘1년 정도 살면 다행’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나오기 전 시점의 얘기다.

그런데도 폐암은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가 많아 2차 요법을 기다릴 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즉 순차적인 치료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때문에 이제부터 관건은 ‘최적의 치료 옵션’을 찾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면역항암제를 최전선의 선택지에 놓았을 때다. 예를 들어 키트루다를 사용하는 시점에 따라 효능에 대한 저울질의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항암화학요법을 먼저 시행하고 면역항암제로 갈아탄 환자들은 좋은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은 애초에 키트루다를 먼저 사용한 환자들의 치료 결과를 따라 잡지는 못했다. 즉, 일찌감치 면역항암제를 사용할수록 치료 혜택이 더 우수했다는 의미다.

≫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를 쓸수 있는 환자 범위가 있는지?

과거에는 면역항암제를 빨리 쓰는 것에 대해 한계점도 존재했다.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를 단독으로 쓸 수 있는 환자가 전체의 1/3정도 밖에 안됐기 때문이다. 나머지 2/3는 여전히 항암화학요법을 쓸 수 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최근 4개나 나왔다. ‘키트루다로 빨리 치료할수록 치료 결과가 좋다’는 일관된 결과다.

실제로 지난 18개월 동안 편평/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을 함께 썼을 때 항암화학요법 단독투여 대비 더 좋은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기존에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사용하지 못하던 2/3의 폐암 환자에서도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 투여를 통해 뚜렷한 개선 혜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약 1/3)에서만 키트루다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이 범위 밖에 있는 환자들까지 커버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모든 환자들이 2차 치료의 기회를 가진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환자의 1/3은 치료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망할 수 있다. 다음 차수 치료의 기회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환자가 오래 생존할 수 있고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약을 먼저 쓰는 것이 맞다.

≫ 면역항암제 병용요법과 관련된 주요 연구 데이터를 설명해달라.

편평/비편평으로 구분해서 볼 수 있다.

우선 진행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에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과 관련된 최초의 주요한 연구는‘KEYNOTE-189’다.

항암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을 비교한 연구로, 항암화학요법 대비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사망 위험을 50% 이상 감소시키고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도 2배 정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역항암제 병용요법 8.8개월 vs. 항암화학요법 4.9개월).

반응률 역시 약 2배 가량 차이가 있었으며(면역항암제 병용요법 47.6% vs. 항암화학요법 18.9%) 전반적인 환자의 컨디션과 삶의 질도 개선시켰다.

치료가 조금 더 까다로운 진행성 편평 비소세포폐암에서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과 관련된 연구는 KEYNOTE-407이 있다.

전체 생존기간과 관련해 항암화학요법은 11.3개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15.9개월로 나타났다. 폐암 신약의 경우 2~3개월만 늘어도 좋은 치료 효과라고 볼 정도로 치료가 어려운 암인데 병용요법을 통해 생존기간이 4~5개월 더 늘어난 것이다.

주목할 점은 면역항암제를 2차에 썼을 경우 생존기간은 2~3개월 증가했지만, 1차 약제로 사용했을 때는 4~5개월이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 NCCN 가이드라인에선 ‘선호요법’에 면역항암제를 지목했다. 항암화학요법의 1차 사용은 ‘잘못된 치료’라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결론부터 말하면, 2019년도 현재 시점에서 1차 치료로 항암화학요법을 쓰는 것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

NCCN(미국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은 최신지견을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 결과들은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는 빠른 시점에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 연구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병기가 이를 수록 환자들이 더 건강하고 종양 부담도 덜해, 더 좋은 치료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다만 캐나다나 한국의 공공 보건의료 시스템에선 폐암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효과적인 치료제라면 국가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맞다. 면역항암제는 환자의 삶을 수년 째 연장시키고 일상생활의 복귀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폐암 치료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국가가 폐암과 면역항암제에 급여에 대해 재고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현재 OECD 국가 중 3/4는 면역항암제 1차 치료에 대한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국가의 노력에 한국도 동참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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