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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서 기회 찾는 제약업계, “20·30 지갑 열어라”
유튜브서 기회 찾는 제약업계, “20·30 지갑 열어라”
  • 최선재 기자
  • 승인 2019.09.0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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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머시론·벤포벨 이색 광고, 폭발적 조회수 기록
유쾌한 메시지로 ‘취향 저격’…매출 상승 효과 ‘톡톡’

제약사들의 이색 광고가 유튜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 광고들은 열광적인 지지를 얻으면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광고 효과가 직접적인 매출로 이어지자 제약사들은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2019년 2월 앱 데이터 분석 업체인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국내 모바일 앱 소지자 조사’에 의하면, 유튜브 앱 이용자는 4,714만 명이었다. 또 두 달 뒤 와이즈앱이 공개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세대별 사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은 유튜브였다. 대한민국에 ‘유튜브 전성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제약사들의 TV광고 영상도 유튜브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영향력을 재확인 하고 있다.

동아제약의 피로회복제 ‘박카스’는 유튜브 전성시대의 최대 수혜자다. 회사가 최근에 공개한 ‘박카스: 학과피로 간호사 편’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영상 조회수는 8월 29일 현재 317만건을 돌파했다.

광고는 어떤 내용일까. 일단 광고가 시작되면. 박카스 병은 ‘페이드 아웃’ 효과로 희미한 형태로 남는다. 오히려 ‘간호학과의 피로’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부각된다. 광고의 주인공은 찡그린 표정의 간호실습생.

 

주인공은 “환자분 포기하시면 안돼요”라고 절규한다. 하지만 반전이 나타난다. 환자가 아니라 마네킹이었던 것. 주인공을 향해 한 남자가 “아... 누가 환잔지 모르겠네”라고 말한 순간, 주인공은 “야, 연습은 실전처럼, 모름?”이라고 대꾸한다. 화면 전환 이후 간호실습 현장이 나온다. 수많은 실습생들이 마네킹을 상대로 연습 중이다.

이 때 주인공은 친구에게 “창문에 발 찧었을 땐 뭐 바름? 연고, 파스? 너 간호학과잖아”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 주인공은 격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된장이나 처발라”라고 대꾸한다. 그 이후 주인공은 인공호흡을 위해 손으로 마네킹 가슴을 압박하지만 문자 메시지 오는 소리가 계속 귓가를 때린다.

또 다른 친구들이 주인공을 들들(?) 볶는 것이다. “시험날만 되면 기억력이 떨어져.. 비타민 C 부족일까. D? Z? 너 간호학과잖아”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확인한 주인공의 얼굴이 굳는다. 주인공은 코와 귀에서 하얀 바람을 내뿜으면서 “너의 IQ가 모자란거야”라고 포효한다. 곧이어 “너, 간호학과잖아”라는 내용의 수많은 문구들이 주인공 얼굴 위를 덮는다.

 

광고를 본 대학생들은 유튜브 광고 영상에 댓글로 공감을 표현했다.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대로 공략했기 때문이다.

한 유튜브 회원은 “너무 공감한다. 광고를 정말 잘 만들었다”며 “제가 디자인과에 다닌다고 당신들의 얼굴을 잘 그리는 것은 아니다. 그만 그려달라고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회원 역시 “광고에 재치가 넘친다”며 “자동차학과 학생인데 차수리, 사고견적, 소모품 어떤 제품이 좋냐고 제발 그만 물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번 광고는 보다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20대 대학생의 포괄적인 피로를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학과피로'를 주제로 특정했다”며 “제작 당시 대학생들이 학과에 대한 고충들을 이미 대학생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야기 중인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제와 메시지를 가장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었던 학과가 '심리학과'와 '간호학과'라고 판단돼 제작했다”며 “유튜브 영상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사실 예상하지 못했다. 다만, 특정 학과를 소재로 삼은 광고여도, 다른 학과를 다니는 대학생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옆 친구에게 고충을 이야기하면서 재미있게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OTC 경구피임약인 알보젠코리아 머시론 역시 유튜브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광고의 주인공은 젊은 여성으로 일반인이다. 광고 영상은 주인공이 집안 테이블 위에 앉아있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장면 전환 이후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 결혼 생각은 있는지, 아이계획은 있는지”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동시에 캐리어 안에 있는 카메라, 옷 등 갖가지 물품위에 주인공은 머시론을 올려놓는다. 그 이후 주인공은 ‘아니!, 나니까“라고 외친다.

그 다음 장면은 바다가 등장한다. 경쾌한 음악이 나오면서 운동복을 입은 주인공이 모래사장 위에서 뛰고 있는 장면이 이어진다. 숨을 들이키는 주인공 옆에 “어떤 일을 잘하는지. 어떤 곳에 가고 싶은지, 어떤 꿈을 꾸든지, 어떤 내가 되고 싶은지”란 문구가 등장한다.

“나의 일상을 지키는 힘, 머시론. 판매량 1위 경구피임약”이란 문구가 나오면서 광고는 끝을 맺는다.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약 355만 건이다. 주체적인 여성상을 내세운 경구 피임약 광고가 유튜브 여성 이용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것이다.

알보젠 코리아 관계자는 “머시론은 여성 소비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점이 유튜브의 인기 비결같다”며 “머시론 광고와 홍보를 담당 중인 주요 실무진들의 성별과 연령대가 머시론의 주요 소비자군과 일치하는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유명 연예인이 등장한 이색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종근당의 고함량 활성비타민 벤포벨은 지난 5월부터 배우 배성우를 모델로 내세워 TV광고를 시작했다. 유튜브에서도 배성우가 출연한 광고 영상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상은 “인류역사상 한번도 피로는 정복된 적이 없었다’라는 성우의 목소리와 함께 피곤에 찌든 표정의 배성우가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곧이어 직장인 배성우는 땅을 쳐다보면서 골목길을 걷고 있는데 반전이 나온다. 배성우 뒤를 중학생, 초등학생, 유치원 가방을 멘 아이가 똑같이 땅을 쳐다보면서 일렬로 터벅터벅 걷고 있는 것.

 

배성우가 “피로한 당신을 위해!” 라며 금색 종에 부딪치자, ‘종근당’이란 영문 글씨가 새겨진 종 모습이 나온다. 그 이후, 넥타이를 풀어헤친 배성우가 벤포벨을 먹자 배성우의 표정은 밝고 활기차게 변한다.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는 289만 건. 영상 관련 댓글에는 “배성우가 너무 피곤해 보여서 공감이 갔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광고의 타깃은 30~50대 직장인이었다. 인지도가 높은 배성우라는 모델을 쓴 이유다”며 “친근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유튜브에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 광고 이후에 벤포벨 매출도 많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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