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제약사인 애브비가 엘러간의 인수 계획을 전격 발표하면서 국내 보툴리눔 기업인 메디톡스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인이 바뀌었다고 메디톡스에게 호재라는 낙관적 기대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엘러간이 메디톡스로부터 받은 ‘이노톡스’와 유사한 파이프라인을 이미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엇갈린 시각에 업계와 투자자가 혼란을 겪고 있다.

28일 팜뉴스는 이 같은 ‘갑론을박’ 논란의 핵심을 짚어 봤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애브비는 엘러간을 630억달러(약73조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브비의 이 같은 결정에는 회사의 주력 제품인 ‘휴미라’가 바이오시밀러로 인해 시장 잠식이 예상되면서 에스테틱 품목으로 사업 다각화를 이뤄내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두 회사의 합병 소식은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메디톡스가 엘러간에 기술수출한 신경독소 후보물질 ‘이노톡스’가 그동안 임상 3상이 지연됐던 터라 이번 인수를 계기로 시판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메디톡스는 이노톡스의 시판여부에 따라 3,500억원이 걸려있는 상황이다. 제품이 시판 가능한 조건이 되면 메디톡스는 엘러간으로부터 최대 약 1,400억원과 이후 판매 마일스톤으로 약 2,100억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양사의 인수 소식이 알려진 이후 메디톡스 주가는 이틀간 4% 상승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주인이 바뀌었다고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엘러간이 이노톡스와 유사한 액상 보툴리눔 제품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자사제품과 개발 속도를 맞추거나 시판 자체를 아예 포기 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같은 지적의 배경에는 이노톡스의 임상과 상업화 계획이 발표되기까지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는 점에서 엘러간이 그 동안 독점적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고의로 임상을 지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보툴리눔 톡신제제를 가진 본티사를 인수하면서 이노톡스와 같은 액상형 제품을 2022년에 발매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의 단초가 됐다.

두 약물은 현재 전 세계에서 몇 없는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으로 동일한 ‘홀A 하이퍼’ 균주를 사용해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노톡스는 바이알(병) 형태이고 본티사의 액상 보톡스는 프리필드시린지라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는 존재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엘러간이 이노톡스 외 자체 파이프라인으로 유사한 제형의 액상형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다. 이때는 이노톡스가 시판되더라도 불리할 수밖에 없으며 최악의 경우 임상지연이나 중단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경우 엘러간 입장에선 금전적으로도 3,500억원을 아낄 수 있는 만큼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례로 다국적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가 록소온콜로지를 인수하면서 BTK 억제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후 한미약품에서 도입한 BTK 저해제 권리를 반환한 사례가 있는 만큼  현 상황을 무시하고 넘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와 관련해 메디톡스 내부 관계자는 일각의 우려해 대해 기우라고 반박했다. 우선 엘러간의 임상 및 상업화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엘러간의 문제가 아니라 메디톡스 내부의 문제였다”고 밝혔다. 이는 이노톡스 전용 제2공장의 cGMP 규격을 맞추기 위한 엘러간과의 검증이 늦어진데 원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기술수출 계약과 관련해서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동일한 제품을 개발 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만약 엘러간이 임상 등을 고의적으로 지연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회사가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상황을 전하면서도 “앞서 말했듯 지금까지 엘러간이 고의나 엘러간의 문제로 지연된 부분은 당연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같은 액상형이더라도 이노톡스는 동물성 원료가 아닌 식물성 원료를 사용했고, 인형청알부민을 배제했기 때문에 안정성 측면에서 이노톡스만이 가진 장점을 엘러간과 시장이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상업화 속도가 빨라질 것을 기대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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