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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심평원, 로펌에 ‘국민혈세’ 퍼붓고도 승소율 논란
[단독] 심평원, 로펌에 ‘국민혈세’ 퍼붓고도 승소율 논란
  • 최선재 기자
  • 승인 2019.05.0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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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소송 승소율 현황 최초 공개 ‘숨은일인치’
외부로펌에 수임료 지급 등 혈세 ‘펑펑’…승소율은 ‘글쎄’
심평원 “패소 책임 묻지않아” 황당 해명 빈축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약사, 병원 등과 갖가지 법적인 다툼에 휘말리는 동안 외부 로펌에 사건을 맡기는 행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자문료와 수임료가 지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혈세 낭비’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2일 팜뉴스는 국회보건복지위 최도자 의원(바른미래당) 측으로부터 심평원의 최근 5년간(2014~2018년) 소송건수현황 자료를 단독 입수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심평원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321개 사건에서 소송 당사자가 됐다. 이 중 심평원이 소송을 제기한 사건은 6건, 나머지 315건에서는 피소를 당했다.

그렇다면 심평원이 승소한 사건은 얼마나 될까. 최근 5년간 심평원은 186건에서 승소했고 79건에서 패소했다. 진행중인 사건을 제외하면 승소율은 2014년 약 65%, 2015년 64%, 2016년 75%, 2017년 73%, 2018년 81%를 기록했다.

 

심평원이 소송에 대비하는 방법은 두 종류다. 자체적으로 심평원 법규송무부 소속 촉탁변호사들이 소송을 직접 수행하거나 외부 로펌에 맡기는 방식이다.

실제로 심평원이 최근 5년간 ‘직접수행’한 사건은 243건, ‘소송위임’한 사건은 78건이다. 전체 사건의 약 75%를 촉탁 변호사들이 담당했고 나머지 25%를 로펌에 수임을 맡겼던 셈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외부 로펌의 ‘승률’이다. 그들은 과연 심평원 법규송무부 보다 승률이 높을까.

진행중인 사건을 제외하고 법규송무부는 140건의 소송에서 이겼고 58건에서 패소했다. 승소율이 약 70%다. 로펌은 78건의 사건에서 승소했고 21건에서 패소했다. 로펌의 승소율은 약 68%다. 수임을 받은 로펌 변호사들이 심평원 변호사 인력보다도 승소율이 저조한 것이다.

그런데도 심평원은 최근까지 우면, 평안, 대륙아주 등 외부 로펌들에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수임료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심평원은 ‘요양급여비용불인정처분 등 취소’, ‘환류결정처분 청구’ 소송과 관련해 우면 측에 각각 1320만원과 880만원을 지급했다. 요양급여비용삭감처분 등 취소와 관련해 대륙아주에도 1650만원을 수임료로 지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소송이 1심 진행 중이라고 해도 1000만원에 달하는 수임료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아무리 공공기관이라도 수임료의 적정선을 넘은 것 같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심평원은 로펌 평안이 과거에 고액의 수임료를 받고 패소를 했는데도 수임 계약을 지속적으로 이어 오고 있는 중이다. 평안은 2015년 정산처분 취소청구의 소와 관련해 2200만 원의 수임료를 받았지만 패소했다.

하지만 심평원은 과다본인부담금확인처분취소 등과 관련해 평안 측에 수백만 원의 수임료를 주고 수차례 소송을 맡겼다. 심평원이 패소 책임을 묻지않고 공공기관의 세금을 특정 로펌에 낭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심평원 법규송무부 측은 “송무부 내 촉탁변호사는 본원과 지원의 소송·자문은 물론 유관기관 소송 보조참가, 각종 정책지원 등을 수행 중인 만큼 심평원 업무 전부를 담당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유사소송의 경우 소송대응의 연속성·효율성 제고를 위해 동일법인에 소송을 의뢰하고 있다”며 “소송 승패여부는 소송수행자의 고의·과실여부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별도 패소 책임은 묻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또 있다. 심평원 소송의 수임을 전담해온 우면, 평안, 대륙아주 등 5개 로펌은 심평원으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자문료까지 받아왔다는 점.

 

본지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심평원은 최근 6년간(2014~2019) 우면에 약 1840만원의 자문료를 지급했다. 평안과 대륙아주에도 각각 약 690만원, 610만원에 달하는 자문료를 냈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우면은 2008년부터 심평원과 최초로 위촉계약한 법인으로, 복지부 소송도 다수 수행하고 있는 보건의료 분야 전문·특화 법무법인이다”면서 “우면에 지급한 자문료는 최근 6년간 약 1800만원(연간 300만원 수준)으로 일반자문을 기준으로 연간 4건 수준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앞서 5개 로펌이 심평원으로부터 6년간 받은 자문료는 총 3900만원(건당 77만원). 하지만 외부 로펌의 승소율이 심평원 촉탁 변호사들보다도 떨어진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들 로펌에게 들어가고 있는 자문료가 ‘혈세낭비’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심평원 측은 “심평원 측의 적극적인 지원·대응과 해당 법무법인의 전문적 소송수행에 따라 승소율이 70%에 이르고 있어 이는 결코 저조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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