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사에서 소장 중인 이충무공전서 원본[사진=한국콜마 제공]
현충사에서 소장 중인 이충무공전서 원본[사진=한국콜마 제공]

이순신 장군의 저작을 모은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가 현대어로 재번역된다.

서울여해재단(이사장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은 충무공 이순신 문집인 이충무공전서를 철저한 문헌고증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판본을 만드는 정본화(正本化) 사업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이달부터 2022년 10월까지 3년 6개월 동안 진행될 예정인 이번 사업에는 국내 최초로 난중일기를 교감(校勘: 여러 판본을 비교해 잘못된 점을 바로잡음), 완역(完譯)한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을 좌장으로 한문고전을 전공한 전·현직 교수들과 고전 번역 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한국역사연구원 이태진 원장(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문헌고증을 비롯한 사업 전반에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충무공전서는 1759년(정조 19년) 왕명으로 작성된 문집으로 검서관 유득공의 감독·지휘 아래 예문관에서 편찬했다. 총 14권 8책으로 정리된 전서에는 정조의 윤음(綸音: 임금이 신하나 백성에게 내리는 말)과 이순신의 시(詩), 장계(狀啓), 난중일기(亂中日記) 등 충무공에 관한 행적과 그를 칭송하는 관련 기록들이 집대성 돼 있다.

이충무공전서는 그동안 두 번에 걸쳐 한글 번역본으로 출간된 바 있다. 1955년 북한학자 홍기문이 간행한 리순신장군전집에 이어 1960년 노산 이은상이 홍기문의 번역을 한글 표현에 맞게 윤문한 이충무공전서 완역본을 간행했다.

하지만 이 두 번역본은 초기 번역서로서 모두 의미가 있지만 번역 문장이 오늘날 국어 표준법에 맞지 않거나 출전 및 지명 고증 오류와 오역 등이 남아 있어 학계에서는 재 번역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또 한문고전 특성상 복잡한 문장구조와 난해한 표현이 많아 일반 대중들에게도 쉽게 읽히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 정본화 사업은 이런 단점을 극복해 현대 용어와 문법으로 대체함으로써 대중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성웅 이순신이라는 인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사업을 주도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이순신의 리더십과 사상 전파를 통해 건강한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여해재단은 이순신의 정신을 선양하고 보급하기 위해 윤 회장과 뜻을 같이한 기업인들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 법인이다. 이순신 전도사로 알려진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이 고문으로 있으며 기업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순신학교를 운영해 지금까지 약 300명의 작은 이순신을 배출한 바 있다.

서울여해재단 관계자는 “이충무공전서가 간행된 지 224년만에 고전 번역 전문가에 의해 고전문법과 한글표준법에 맞는 문장으로 번역을 하게 됐다”며 “사업의 취지에 맞게 난해한 용어를 알기 쉽게 풀고 논란이 있는 내용을 새롭게 조명해 오류를 바로 잡고 가장 정확한 정본을 만들기 위해 철저한 문헌고증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충무공전서는 정조 왕명으로 이뤄진 국가적인 사업이었던 만큼 조선시대 출판문화를 알아볼 수 있는 표본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이순신 개인 전기와 임진왜란사 연구에도 빠질 수 없는 문헌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정본화 작업은 정조 때 간행된 초간본 원본을 정본으로 하되 후대 이본(異本, 6간본)을 모두 반영해 ▲교감(校勘)▲대교(對校), ▲표점(標點) ▲교열 등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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