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건을 팔기는 했지만 사실상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원가율을 낮추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팜뉴스는 국내 주요상장 제약사 39곳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2018년 매출원가 구조를 분석했다. 2017년 53.9%였던 평균원가율은 지난해 54.4%로 증가하면서 수익성 부진을 부채질 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원가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소요된 비용과 상품(코프로모션)을 판매하기 위한 구입 당시의 원가를 나타내기 때문에 자체 제품이 많은 곳은 원가율이 낮고, 상품 비중이 높은 곳은 원가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경우 대체로 원가율이 높게 나타나면서 매출이익률이 3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나제약을 비롯한 일부 중소제약사들의 이익률은 50% 이상에 달해 고수익성이 확인됐다.

매출이익률이 저조한 곳은 광동제약이 대표적이었다. 이 회사의 매출원가는 79.5%에 달했다. 이어 경보제약 75.5%, GC녹십자 74.1%, 유한양행 72.8%로, 대체로 상위권 제약사들의 경우 매출원가가 전체 매출구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미약품의 경우 매출이익이 53.2%에 달해 1조 클럽에 가입한 제약사 중 가장 좋은 수익성을 보였다.

반대로 매출원가가 낮은 곳은 하나제약으로 33.3%를 기록했다. 이어 삼아제약 39%, 부광약품 40.8%, 경동제약 41.3%, 대원제약 42.3%, 이연제약 44.3%, 휴온스 44.7%, 진양제약 45% 순이었다.

특히 하나제약의 경우 제품매출(1508억원)이 상품매출(20억원)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매출원가가 낮은 이유에는 취급하는 주요 제품이 마약류관리법으로 유통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어 높은 시장진입 장벽에 따른 고정 매출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주요 원재료 가격까지 하락해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아리토정에 들어가는 아토르바스타틴칼슘은 지난 2016년 원/g당 1,200원 하던 것이 작년 680원으로 절반 정도 줄었으며 로스토정의 원재료인 로수바스타틴칼슘도 2016년 3,626원에서 지난해 2,739원으로 25% 하락했다. 이외에도 마취류 원재료인 레미펜타닐염산염은 지난해 74만원에서 72만1,017원으로 2.6% 감소, 원료 의약품 가격 하락을 톡톡히 누렸다. 원재료의 가격하락요인으로는 환율하락, 원재료 제조사간의 가격경쟁, 염변경 특허 회피된 원료의 등장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원재료 가격 인하 추세는 원료의약품을 매출로 삼는 제약사에게는 실적 직격타로 작용했다.

실제로 원료의약품을 주품목으로 수출하는 경보제약의 경우 지난해 항암제 원/kg당 API의 수출 가격이 536만1천원에서 282만4천원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 또 일반 API 수출 가격도 26% 인하됐다. 때문에 이 회사의 작년 영업이익도 30% 감소한 173억원을 기록했다. 급기야 올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65% 추락하면서 18억원에 그쳤다.

한편 몸집은 커졌지만 실속은 챙기지 못한 곳도 있었다.

유한양행은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0.7%, 3.9%의 외형 성장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매출이익률은 지난해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상품매출 비중으로 인해 매출원가가 낮아진 건데, 실제로 이 회사에서 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55%에 달했다.

또 혈액제제와 백신에 주력하는 GC녹십자도 수입하는 농축 글리세린의 가격이 약 9% 상승하면서 매출원가 비중도 증가해 매출이익률이 줄어들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원재료의 가격 변동폭이 커지면서 매출원가 변동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약가인하 압력 등 정부 정책에 따라 가격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코프로모션 상품에 지나친 의존성마저 확대된다면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공산이 큰 만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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