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는 AACR(미국암학회)이 오는 29일부터 내달 3일까지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다. 국내 10여개사가 참석해 신약 후보물질 발표를 통해 기술 수출에 대한 문도 두드린다.

5일 팜뉴스는 AACR(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에서 공개한 초록을 분석한 결과, 국내기업 중 AACR에 참여 하는 상장사에 한미약품, 종근당, 녹십자,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삼진제약, 영진약품, 제넥신, 코오롱생명과학, 엔지켐생명과학, 유틸렉스, 오스코텍, 큐리언트, 셀리버리, 신라젠이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로 110번째 개최되는 AACR은 전세계 4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암에 대한 기초 연구부터 임상 결과 공개 까지 다양한 정보들이 발표되는 자리다. 올해에는 40여개의 구두 발표를 포함해 170여개의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 된다.

올해 국내 기업들이 발표하는 포스터는 주로 신약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동물실험에서 나타난 결과를 토대로 항암효과의 규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초기단계의 연구 물질들도 처음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는 파이프라인 및 회사가치 재평가의 기회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다국적제약사와의 기술수출 타진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시장에서도 AACR 참석에 따른 연구 결과 발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AACR 초록 공개 이후 열린 지난 4일 증시는 의약품지수가 1.63% 상승했고 코스닥 제약지수는 5.26% 급등세로 마감했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유틸렉스 16.2%, 삼진제약 9.5%, 엔지켐생명과학 9.1%, 영진약품 7.8%, 제넥신 7.5% 등 모든 종목이 오름새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이번 AACR 초록에 실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현장발표 내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암학회를 기점으로 침체된 제약바이오산업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우선 한미약품은 4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발표한다. 급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HM43239, 소세포폐암치료제 HM97211, RAF표적항암제 벨바라페닙(HM95573 or GDC5573), A2AR길항제다. 여기서 HM97211과 A2AR 길항제의 경우 그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물질들이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벨바라페닙. 이 물질은 2016년 9월 제넨텍으로 약 1조원(계약금 1,000억원)에 기술 이전된 항암제로, 기존 RAF 저해제로 알려진 로슈의 젤보라프(베무라페닙)와 GSK의 타핀라(다브라페닙)와 비교해 우월한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그간 젤보라프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NRAS 돌연변이에 따른 내성 발생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도 이번 AACR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벨바라페닙은 BRAF 돌연변이 뿐만 아니라 NRAS, KRAS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 암을 잡는데 효과적이라고 밝히고 있는 만큼 젤보라프의 내성발생 이슈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

종근당은 종양혈관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파괴하는 혈액파괴제제(VDA)인 CKD-516을 발표한다. CKD-516은 종양억제 유전자 SMAD4의 결핍 암종에서 PD-1 항체와의 병용투여시 시너지 효과에 따른 면역 활성화로 항암작용이 강화된다고 초록을 통해 밝히고 있다.

녹십자는 면역관문억제제(CEACAM)를 타깃으로 MG1124의 단독 항암효과와 키트루다와의 병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의 합성신약 YH25248은 선택적 PI3K 억제제와 PD-L1 항체를 병용투여시 종양세포 억제를 나타내는 항암 효과를 발표한다. 또 항체신약 YH29143은 시험관 내 세포 기반 측정에서 T세포 활동을 증가시키고 Treg 세포 활동은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PD-L1 항체와 병용투여시 종양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AACR 발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MerTK 저해제의 항암효능을 확인한 동물 실험결과를 공개한다. MerTK(Mer Tyrosine Kinase)는 암세포에 대한 면역 억제 반응을 유발하는 단백질로, 이를 통해 암세포에 대한 항암 면역 반응을 활성화 한다는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회사는 지난 2016년 12월 애브비에 MerTK 저해제 면역항암제 DA-4501를 기술 수출했다. 계약 규모는 총 5억2천5백만 달러로 계약금만 4천만 달러에 이르는 대형 계약이다. DA-4501 임상 성공시 추가 마일스톤 유입 가능성도 높다.

영진약품은 경구용 CDK7 억제제인 YPN005를 TNBC(전이성 세균성 유방암)와 HCC(간세포암종)에서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암세포 확산이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TNBC에서 YPN005를 21일 동안 경구 투여한 결과 모든 쥐들이 생존하면서 유의미한 항암효과를 도출함에 따라 이번 AACR에서 공개될 새로운 연구결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HCC는 전 세계적으로 흔한 암으로 매년 약 78만건의 간암 신종이 진단되고 있으며 약 74만명이 이 질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경우 B형 간염바이러스(HBV)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HCV) 감염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진제약의 SJP1604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과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을 대상으로 치료약의 내성에 대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해결치료제로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제넥신은 하이루킨-7의 면역 항암 임상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초록에서는 종양미세환경에서 쥐를 대상으로한 실험을 통해 T세포인 CD8+ 세포수가 증가함에 따라 CD8+/Treg의 비율증가가 유도됐고 이로 인해 항암 효과가 나타났다고 언급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아직까지 제목만 공개된 또 하나의 포스터 발표. “하이루킨-7(Hyleukin-7)을 건강인을 대상으로 근육 내 피하주사를 투여한 결과 절대적인 림프구 수가 증가됐다”는 제목의 해당 임상결과가 이번 AACR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관심사다. 제넥신은 지난해 말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이루킨과 키트루다와의 병용 투여 임상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PD-1, PD-L1 억제제로 대표되는 면역항암제 개발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기업들도 면역항암제 개발이나 콜라보레이션에 치중하고 있다”며 “이번 AACR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올해 R&D 성과가 풍년이 되는 해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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