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고혈압 복합제가 국내 전체 고혈압치료제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ARB 계열 약물이 성장세에 접어든 반면 단일제는 정체 양상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시장 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3일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지난해 3분기(9월)까지 국내 고혈압 치료제의 처방 조제액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은 1조3346억원(전년 1조2824억 원) 규모로 전년대비 4%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단일제 시장은 6565억원으로 전년대비 0.08% 성장에 그쳐 정체된 양상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복합제 시장은 8.24% 급성장으로 판매고가 6780억원(전년 6264억 원)에 달해 5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단일제를 제쳤다.

 

유형별로 보면 전체 안지오텐신Ⅱ수용체차단제(ARB), 칼슘채널길항제(CCB), 안지오텐신전환효소저해제(ACE), 베타차단제(BB) 중 복합제를 포함해 ARB 계열이 71%(9483억원)로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했고 CCB계열 18%(2388억원), BB계열 7%(927억원), ACE계열이 2%(254억원), 기타 이뇨제 2%(197억원)로 뒤를 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고혈압약 시장이 ARB 복합제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ARB 복합제는 전년대비 8.4% 급성장 했으며 단일제에 있어서도 4% 성장을 이어나갔다. 또 복합제의 99%가 ARB 계열인 만큼 ARB 복합제가 대세라는 것 역시 확인됐다,

ARB 원료 성분으로는 발암물질로 논란이 된 발사르탄을 비롯해 칸데사르탄, 텔미사르탄, 로사르탄, 올메사르탄, 피마사르탄, 이르베사르탄 등 이른바 ‘탄’ 계열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다만 복합제 중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BB 복합제는 –11.5%(18억원), ACE 복합제 –11.6%(16억원), CCB 복합제 –19.4%(0.7억원)로 역성장하며 처방 실적이 지속적으로 급감, 시장 퇴출 위기까지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CCB 단일제는 –3.3%, ACE 단일제 –7.4% 판매고를 기록, 전반적으로 하락 흐름을 나타냈다.

ARB 복합제에서는 ARB+CCB가 5049억원으로 전체 복합제 중 75%(전체 고혈압 시장의 38%)를 차지하며 고혈압시장 전체의 판도 변화를 이끌었다.

제약사별로는 불순물 발사르탄 사태 이후 ARB+CCB 복합제 오리지널 제품인 ‘엑스포지’(발사르탄+암로디핀)와 ‘디오반’(발사르탄)·‘코디오반’(발사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의 처방실적이 급격히 증가한 한국노바티스가 19%가 성장하며 1152억원 실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국내사로는 종근당이 처방 실적 1059억원으로 1천억 고지를 점령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개량 신약 ‘텔미누보’(암로다핀+텔미사르탄)를 비롯해 ‘딜라트렌’(카르베딜롤)과 ‘딜라트렌에스알’로 이들 3품목을 합해 총 610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

한미약품은 6% 성장한 가운데 738억원의 처방 실적을 올렸다. 간판 ‘아모잘탄’(로사르탄+암로디핀)이 422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파이프라인 확대로 아모잘탄플러스와 아모잘탄큐가 급성장을 견인했다.

CJ헬스케어는 ‘로바젯’(에제티미브+로수바스타틴)이 44% 급성장하며 126억원의 처방실적을 올려 다수의 제네릭 상품들의 하락분을 만회했다.

보령제약은 20% 성장한 540억 원의 처방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는 ‘카나브 패밀리’의 호실적에 기인했다. 카나브(피마사르탄)는 334억원의 처방 실적으로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고 ‘듀카브’(암로디핀+피마사르탄)는 143억원으로 두 배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제품 ‘투베로’(피마사르탄+로수바스타틴)도 20억원 매출을 찍으며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한편, 새해에도 고혈압 복합제들이 출사표를 던질 전망이다. 안국약품의 ‘텔미로드큐’는 3제 복합제로 ARB 계열인 텔미사르탄과 CCB 계열인 암로디핀과 고지혈증 치료성분인 로수바스타틴의 조합 약물이다. 또 신풍제약의 ‘투스타핀’(로수바스타틴+암로디핀) 5/10mg도 지난 1일 출시했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고혈압시장의 추세는 복합제로 자리 잡아 가고 있으며 더 나아가 고혈압과 이상지지혈증의 동반 증가로 향후 3제 복합제 시장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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