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결산 재무제표를 확인해 점검하겠다고 경고해 약업계에 다시금 회계 주의보가 내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제약·바이오기업의 개발비 감리 시 중점적으로 점검한 항목 및 감리지적사례를 공개하고 올 결산 재무제표에 과거의 오류 사항을 자진 정정하면 별도의 제재를 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지난 달 28일 증권선물위원회 회의 결과 개발비 자산화 시점에 오류가 있는 제약사 10곳에 단순 경고와 시정을 요구하는 계도 조치를 내린 바 있다.

≫ 금감원이 지적한 자산화 불인정 사례는?

당국이 제시하는 연구개발(R&D)비의 감독지침의 자산화 단계는 신약의 경우 임상 3상, 바이오시밀러 임상 1상 개시승인, 제네릭 생동성 시험 계획승인 등이다.

금감원은 기업들이 개발의 성공 가능성이나 기술 이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자산화 가능 단계 전에 연구개발비를 자산화 했지만 객관적 입증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표 사례로는 개발 중인 신약이 임상 2상 완료 후 조건부 판매허가 신청이 가능해 임상 1상 개시 이후 지출액을 자산화 한 경우, 또 신약 판매 허가를 득하고 임상 초기 단계에서 지출한 금액을 자산화 한 경우에도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다른 국가에서 판매허가를 득했기 때문에 신약의 기술적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경우와 생물학적으로 동등한 물질을 확보했기에 바이오시밀러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경우도 객관적 입증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신약 판매허가를 득하거나 3상 임상 진행 중에 있어도 과거 임상 1·2상 단계에서 발생한 당시 지출액은 요건을 충족치 못했기 때문에 과거 재무제표를 수정해야 한다고 봤다.

금감원은 “연구개발비가 자산화 된 이후 임상시험 중단 등 사실상 개발이 중단됐는데도 비합리적 가정을 통해 회수가능 금액이 장부금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은 곳도 중점 확인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R&D 자산화 비율이 높은 곳과 회계처리를 바꾼 제약·바이오기업은?

본지는 3분기 보고서를 토대로 지난해 연구개발비 자산화 비율이 높았던 상장기업들을 올해와 비교 점검했다.

 

우선 86%의 가장 높은 자산화비율을 보인 코오롱티슈진은 바이오신약 ‘인보사’ 개발에 대해 2015년 미국 임상 3상 승인을 받아 그 해 6월부터 자산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바이로메드는 80%의 고 자산화 비율로 5개의 바이오 신약 개발을 하고 있으며 이중 2개가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회사는 지난해 분기보고서에서 한국 2상을 준비 중인 신약 VM206의 경우도 무형자산 처리했음을 밝힌 만큼 결산 시 수정 반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셀루메드의 경우 자산화비율이 74%에 달하고 개발 제품에 대해 상용화단계라고만 기록된 만큼 결산 시 지침 주석에 맞게 수정될 것으로 전망되며 셀트리온은 지난해 동기대비 자산화비율이 약 9% 감소했는데 회사는 감독 지침에 따라 소급 재작성 했다고 밝혔다.

메타바이로메드는 현재 110억 원 규모의 2건의 연구 과제를 개발 중으로 진행 정도에 대해 확인할 수 없어 지침 주석에 맞게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미팜은 자산화비율이 50%나 급감한 결과를 나타냈지만 정부보조금 사항만 수정됐을 뿐 전년도 사업보고서는 소급 수정하지 않은 만큼 결산기말 재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나이벡 역시 자산화비율이 39% 감소한 결과를 나타낸 만큼 전년도 사업보고서 소급 수정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안트로젠은 자산화비율이 10% 감소됐고 약 7억 원의 무형자산 손상 차손도 인식했다. CMG제약은 자산화비율이 31% 감소한 결과를 나타냈고 무형자산 손상 차손에 대한 사업보고서 수정이 발생했다.

팬젠은 자산화비율이 10% 증가했지만 바이오시밀러 임상 1상과 3상에 대해서만 자산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삼천당제약은 자산화비율이 35% 감소했지만 사업보고서는 연구 활동 서식 추가 및 보완만이 이뤄졌다. 또 회사는 약 10억 원의 무형자산 손상 차손도 인식했다.

대성미생물은 자산화비율이 16% 감소했으며 주요 연구과제 1건만 개발 중으로 진행 정도에 대해 확인할 수 없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산화비율이 29%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7.5% 감소했다.

세운메디칼은 향후 연구개발계획에 대해 진행 중인 보형물 임상계획 이외 현재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알보젠코리아는 자산화비율이 25%가 감소해 자산화 비율이 20%를 밑돌았다.

차바이오텍은 연구개발비에 대한 사업보고서를 수정했고 바이오신약 6건 중 1건 만이 임상 2상을 완료했다. 상각 및 손상차손 누계액은 333억 원을 기록했다.

이수앱지스는 연구개발비에 대한 사업보고서를 수정했던 가운데 신약개발과 관련 2건이 임상 1상에 머물러 있었고 2건의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1상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애니젠은 자산화비율이 무려 80%가 감소한 결과를 나타냈지만 전년도 사업보고서 소급 수정사항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결산기말 재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씨젠은 연구개발비에 대한 자산화를 대폭 수정 반영해 지난번 76%였던 자산화율을 2%로 수정 작성했고 인트론 바이오와 오스코텍도 자산화판단 오류 부분을 정정해 사업보고서를 수정하고 모두 비용 처리해 자산화비율을 ‘0’에 맞췄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개발의 특성상 임상3상에 진입하더라도 제품 시판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금융당국의 개발비 가이드라인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이 요구하는 개발비 공개수준은 거래당사자 간 기밀 영업보호도 있는 만큼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 역시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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