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치매’는 이제 직·간접적으로 누구와도 관여될 수 있는 사회적 문제가 됐다. 8년 전 이미 초고령사회가 된 일본은 치매가 있어도 살기 불편하지 않고 치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치매 인식 개선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진행된 ‘치매 극복의 날’ 행사들을 통해 앞으로의 치매 인식 교육 방향을 살펴본다.

≫ AR기술과 결합한 ‘치매 동화책’, 전 세대 치매 공감 

충청북도가 진행한 ‘치매인식과 태도 조사 연구’에 따르면, 치매 교육에 대한 경험은 70세 이상 치매 고위험군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근에는 여러 연령층에 대한 교육적 접근을 확대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과 결합한 치매교육 콘텐츠가 개발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온 국민 치매공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앙치매센터와 MOU 협력업체가 공동으로 증강현실(AR) 기술을 결합한 치매교육 동화책을 개발했다. AR동화책 ‘누가 내 케이크에 소금 뿌렸어’는 그냥 보기에는 평범한 책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카메라로 비추면 동화 속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고 대화도 걸어온다. 이 동화책은 치매에 대한 편견이 없는 초등학생이 흥미를 느낄 수 있을만한 스토리로 구성, 여기에 어른들도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신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울산시 광역치매센터에서는 지난 9월 9일 ‘누가 내 케이크에 소금 뿌렸어’를 무료로 배포, 시연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또 이 동화책을 대형 제작물로 탄생시키고 3D 입체 사진으로 동화 속 주인공이 돼 기념 촬영까지 가능한 체험존을 운영했다. 온 가족이 동화책 내용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동화 내용을 기반으로 한 창작 뮤지컬을 제작해 시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울산시 광역치매치매센터장 최승호 동강병원 신경과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700여 명의 시민이 치매 공감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치매는 가족과 주변인들의 이해와 조호가 필요한 질환인 만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질환 인식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예술이 불러일으킨 치매 공감의 바람 

울산시 광역치매센터가 기술을 활용했다면 예술을 통해 ‘치매 공감’에 한걸음 다가선 곳도 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 치매안심센터는 ‘제 11회 치매 극복의 날’ 기념행사로 예술단체 ‘벨라르떼’와 음악 공연을 기획했으며 전북 광역시매센터에서는 과거 ‘샌드아트’와 ‘유튜브’를 활용해 치매인식 개선 공감 콘텐츠를 제작한 바 있다. 이 영상에서는 치매환자, 가족, 이웃이 서로 힘을 모아 치매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았다. 강원도 광역치매센터도 치매극복주간을 활용해 치매노인과 가족의 일상을 담은 연극 ‘펜션에서 1박 2일’을 도민에게 선보였다.

그동안 주를 이루었던 인쇄책자 중심의 치매 교육 콘텐츠에서 예술, 과학, 첨단기술 등과 결합한 콘텐츠 전환은 청소년에서 노년까지 다양한 교육 접점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승호 울산 광역치매센터장은 “치매는 노년기에만 찾아오는 불청객이 아닌 만큼 유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기 까지 폭넓은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핵가족화로 인해 노인들과 접할 기회가 낮은 유아 및 청소년들은 노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이는 치매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유아기부터 발달주기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기관과 연계해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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