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글로벌 M&A 규모가 총 130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들 인수합병 대부분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 세계 제약산업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로 돈이 몰리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서만 세엘진이 90억 달러에 인수한 쥬노테라퓨틱스(Juno Therapeutics), 노바티스가 87억 달러에 사들인 아베시스(AveXis)社가 대표적 사례로 이들 기업 모두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사실 희귀질환은 극소수 환자만이 걸리는 병인 만큼 시장 규모가 작아야 맞지만 실제 시장 상황은 그 반대다. 2016년 기준 희귀의약품은 전체 오리지널의약품 시장의 16.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전 세계의 투자가 집중되는 곳으로 예상보다 큰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

이 같은 희귀의약품에 대한 시장 ‘집중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당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이유로 꼽고 있다.

제약시장 분석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11.1% 성장해 2022년 209억 달러(약22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비희귀의약품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 5.3%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2022년에는 전세계 처방약 매출액의 21.4%를 희귀의약품이 차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각국 규제기관들이 희귀의약품에 대해 독점권 부여 및 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 등 제도적 지원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데다 희귀약으로 지정 받게 될 경우 ‘신속심사프로그램’ 대상에도 편승할 수 있는 만큼 장밋빛 시장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가격적 측면에서 봐도 희귀의약품을 투여 받는데 드는 연간 비용이 비희귀의약품 보다 5배 이상 높은 상황에서 이들 치료제의 대부분(93%, 미국기준)이 보험혜택까지 받고 있어 기업 입장에선 자금력과 R&D 능력만 된다면 개발에 뛰어 들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 두드리는 국내 제약사들도 점차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이 폐암신약 ‘포지오티닙’의 기술수출(스펙트럼社)을 통해 희귀약 시장에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 약은 EGFR Exon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로 미국 내 환자수만 약 7,200명 미만의 희귀질환이다.

특히 최근 회사가 미국암학회(AACR)에서 공개한 포지오티닙의 임상 데이터를 보면 당초 예상했던 객관적반응률(ORR)이었던 20% 수준이 64%까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와 함께 국산 블록버스터급 신약 탄생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증권 이태영 연구원은 “포지오티닙이 치료하고자 하는 EGFR Exon20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미국내 환자수를 고려할 때 허가 이후 최소 100,000 달러(약1억1천만원) 이상의 약가 책정이 가능하다”며 “신속 심사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도 매우 높아 빠른 출시가 예상되며 이를 기반으로 재평가한 포지오티닙의 가치는 7,101억 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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