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프 사라진 교수(프랑크푸르트 J.W.괴테대학병원)]

세계적인 내성 분야 권위자인 크리스토프 사라진(Christoph Sarrazin) 독일 프랑크푸르트 J.W.괴테대학병원 교수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열린 C형간염 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 본지는 사라진 교수와 만나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HCV 내성변이’에 대한 해결책과 실제 임상현장에서 느끼고 있는 C형간염 치료제별 특징에 대해 들어보았다. 

C형간염바이러스(HCV) ‘내성변이’, 임상현상서 보는 심각성은
?

C형간염바이러스는 하루에도 1010~1013 정도 양이 복제되고 이중 수많은 복제오류가 생기는 가운데 HCV 뉴클레오타이드 1천개 당 하나 꼴로 변이가 발생한다.

C형 간염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의 경우, NS3나 NS5B 변이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NS5A 변이는 치료 바이러스지속반응률(SVR)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는 만큼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유전자형 1b형 C형 간염 초치료 환자에게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검사를 시행한 경우 NS5A의 내성관련 변이가 나타나는 비율은 41%에 달하고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15%를 기준으로 해도 이는 22%나 된다.

과거엔 내성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제는 미국간학회(AASLD) 가이드라인에서도 내성테스트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다만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긴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AASLD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전자형 1b형(GT1b)에 대해 3제 요법(치료 시작 시점 환자)은 내성 검사가 필요하지 않지만 Elbasvir(EBR)/Grazoprevir(GZR)은 GT1a환자 내성 검사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Ledipasvir(LDV)/Sofosbuvir(SOF) 경우도 치료 경험이 있고 간경변이 있는 유전자형 1a형(GT1a) 환자는 내성검사를 권고하고 있는 만큼 내성관련변이(RAV)에 영향을 받지 않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유럽간학회(EASL) 가이드에서도 GT1a 환자 치료 시 3제요법은 치료 시작 시점에 내성 검사가 필요하지 않지만 LDV/SOF와 EBR/GZR 모두 GT1a 환자 내성검사 여부에 따라 치료제 사용 요법이 달라진다.

특히 환자가 바이러스직접작용제제(DAA)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는 NS3와 NS5A, NS5B 모두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첫 DAA 치료시 실패가 발생하지 않도록 환자 내성 상태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치료 효과가 높은 치료제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내성변이검사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제파티어’, 과연 괜찮은가?

‘제파티어’는 내성변이검사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GT1b의 경우에도 데이터를 보면 내성이 없을 때는 99%이고 내성이 있는 환자의 경우 SVR 94% 정도로, 내성 여부에 따라 치료 효과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게 실제 한국 의료진의 설명이다.

또한 처음부터 내성변이검사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파티어를 사용한다면 모를까 만약 다클라타스비르+아수나프레비르 처방을 위해 1b형 내성검사를 했는데 내성이 발견됐다면 과연 제파티어(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를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견해도 함께 내놓고 있는 상황.

여기서 등장한 게 내성변이검사가 필요 없는 애브비의 3제요법(비키라/엑스비라)이다.

현재 1b형의 경우 내성변이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내성이 있으면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를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 요법의 경우 고가인 데다 신장질환 환자에게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장벽이 존재한다. 또 급여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치료에 실패했을 경우 과연 재치료에 대한 옵션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특히 한국과 같이 DAA 치료제 실패 이후 재치료에 대한 급여 옵션이 없는 국가의 경우 초기 치료에서 SVR(지속바이러스 반응률) 100%에 가까운 치료제를 통해 최대한 완치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라진 교수의 설명이다.

반대로 말하면 SVR 95%는 5%의 실패 확률이 있단 의미인데 재치료 옵션이 나오기 전까지 간 섬유화나 간암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만큼 적은 치료 실패 확률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의료진이 환자에게 완치의 중요성을 설득할 수 있다면 복용의 복잡한 과정 자체 보다는 내성검사 여부와 치료비용, 신장기능에 대한 부분까지 생각한 치료제 선택에 집중해야 한다.

비키라/엑스비라의 경우, 저녁에 한 알 더 복용하는 것이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치료기간이 12주로 제한돼 있고 환자에게 이러한 상황을 잘 설명한다면 단점으로 생각할 환자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비키라 / 엑스비라 관련 임상연구 결과는?

사라진 교수는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가 새로운 만성 C형간염 경구치료제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관련 임상연구를 소개했다.

우선 3,000명 이상의 환자 대상 연구 등을 진행한 결과 한국에서 가장 흔한 유전자형 1b형에서 SVR 100%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파이어(SAPPHIRE) 임상에서는 3제 요법의 안전성, 유효성을 알기 위해 위약 대조군을 포함했는데 이는 기존 출시된 모든 DAA 제제에 대한 임상들이 반드시 위약 대조군을 포함했던 게 아니었던 만큼 중요한 연구였다고 강조했다.

또 펄(PEARL) 임상의 경우도 유전자형 1a형과 1b형 환자 대상으로 3제 요법 단독과 리바비린 병용 시 SVR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던 만큼 주목할 만한 결과라고 조언했다.

사라진 교수에 따르면 이들 임상을 종합한 결과, 1a형은 3제 요법과 리바비린을 병용해 12주 치료 후 SVR 96%를 달성했으며 한국에서 유병률이 높은 1b형의 경우 리바비린을 병용하지 않고 3제 요법만으로도 이전 치료 경험(페그인터페론) 유무와 관계없이 12주 후 대부분 임상 결과에서 SVR 100%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닥순요법에 내성환자들의 치료제 선택은?

아직까지는 1세대 치료제 대상의 실패 관련 연구들이 많지는 않지만 유럽에서는 이에 대한 임상경험들이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다.

만약 DAA 제제로 치료에 실패했다면 내성검사를 통해 무엇에 대한 내성인지 확인하고 다른 클래스의 약물을 사용하거나 리바비린을 추가해서 더 길게 치료하거나 2치 치료를 시도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과 NS5A 모두 내성이 발견된 환자라면 타깃팅 할 수 있는 모든 동원 가능한 멀티플 제제를 사용하고 리바비린을 병용해 완치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을 경우, 소위 2세대 약물로 넘어가야 하는데 올해 내 애브비에서 NS5A에 대한 2세대 치료제를 유럽과 미국에서 런칭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기대도 상당히 크다.
이헌구<hglee@phar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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