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식 하나제약 부회장]

4차 산업혁명 등 산업전반이 급변하는 가운데 제약환경 역시 변화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에 있다. 전체 약업계가 혁신 및 퍼스트 제네릭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큰 관문을 넘어야 함은 물론 내부적으로는 투명한 경영을 비롯한 경영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시대변화를 반영한 공정한 마케팅과 영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글로벌제약기업들이 국내 제약사를 마케팅 및 영업파트너로 선정할 때 투명성이라는 잣대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면대면 친분을 통한 구시대적 영업을 통한 매출 올리기, 불법 리베이트라는 총알을 동원한 실적 올리기는 앞으로 통용될 수 없으며 이 같은 관행을 버리지 못한다면 매출은 비록 성장할 수 있을지 몰라도 기업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약업계에 입문해 한 회사에서 36년을 재직하고 이후 다국적 제약기업에서 수년간 또 다른 역량을 발휘한 원로인 최현식 하나제약 부회장을 만나 앞으로 제약사들의 바람직한 인재상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중요

최현식 부회장은 “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라고 강조하면서 제약기업들이 회사에 적합한 인재 육성에 가장 신경써야 한다고 밝혔다. 최 부회장은 기업들이 투자를 해서 필요한 인재상을 만들어 나가야 하며 기업의 뿌리와 윤리성 및 오너의 철학에 따라 우수 인재가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시대에 맞추어서 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을 지닌 사람을 키워야 하는데 연구개발은 물론 영업, 마케팅 등 모든 분야의 무한경쟁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 육성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최 부회장은 현 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지닌 적합한 인재상을 ‘TISO’로 압축했다. 최 부회장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 고문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이 부분을 강조했었다.

최 부회장은 “우리시대는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적인 시대였다”면서 “지금은 소프트웨어 시대라서 TISO를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TISO’의 T는 ‘Trust’로 상호 신뢰아래 만나서 정보를 얻어야 하며 I는 ‘Integrity’로 사람의 됨됨이를 의미하는데 속된 말로 싸가지 있는 인간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S는 ‘Solidarity’로 ‘너 죽고 나 살자’가 아니라 상호 윈-윈 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금은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속한 사회까지 포괄하는 ‘윈-윈-윈’시대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O는 ‘Openess’로 투명하고 당당하며 떳떳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

최 부회장은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해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을 금방 알 수 있는데 제약사 임직원들이 자신들의 몫을 제대로 하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다”면서 무한경쟁 시대에 이들 4가지 팩트가 경쟁력의 요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약업계가 창업 1세대에서 2~3세 경영 체제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경륜이 많은 인사들을 무조건 배척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최 부회장은 오랜 경륜에서 비롯된 지혜는 신세대의 지식보다 더욱 값진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지혜와 지식이 함께 공존하는 기업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자기 개발토록 셀프메니지먼트

최 부회장은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일정한 능력을 갖추었으므로 기업이 이들에게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상사들이 부하 직원들에게 소위 5가지 “ㄲ”을 주지토록 셀프메니지먼트를 해 성공적인 사회인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5가지 “ㄲ”은 바로 ‘꿈, 끼, 깡, 끈, 꼴’.

우선 직원들 스스로 “꿈”을 갖게 하고 이 꿈을 달성하기 위한 “끼”를 살려야 하며 과감하게 결단할 수 있는 “깡”이 필요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혼자 살 수 없고 함께 살아야 하므로 누군가와 “끈”을 만들어 끈끈한 관계를 유지토록 하고 일정 기간별로 자신이 살아온 모습, 즉 “꼴”을 피드백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제약산업 구조조정 불가피한 과제

최 부회장은 제약업계가 그동안 구조조정을 끝없이 주창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면서 구조조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 부회장은 “현재 수백여 제약사와 수천여 곳의 의약품 유통업체가 난립된 상태에서는 선두기업들이 앞서가는데도 많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글로벌 수준의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으로 구분돼야 하고 정부가 리베이트나 CP 등 규제를 원칙적으로 적용해 이를 준수하지 않는 기업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직 혁신신약을 내놓을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만큼 우리 제약산업의 강점인 퍼스트 제네릭과 개량신약을 특화시키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 부회장은 제약협회 거래질서위원장직을 맡았을 때 상황을 회고하면서 “당시는 이렇다 할 신약이 없던 상황에서 가격이라도 잘 받아야 한다고 판단, 이를 위해 기존의 가격질서 확립이 선결과제라고 보고 덤핑낙찰 등 질서문란 업체에 대해 모질게 대함으로써 많은 욕을 먹었다”고 말했다.

당시 중외제약 소속이었던 최 부회장은 “거래질서가 확립돼야 전체 제약업계가 잘 될 수 있으며 전체 제약이 잘 돼야 중외제약도 잘 될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악역을 자처했다”고 회고했다.

최 부회장은 “현재 제약업계 전체로 보면 시대흐름이 제약 산업이 부각되고 있으며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발돋움 하고 있는 만큼 전체 제약업계가 긍지를 갖고 열심히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제약산업이 두각을 나타낼 때까지 구조조정 등의 어려운 고비가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한 단계 뛰어넘는 도약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최 부회장은 “평생을 약업인으로 살아온데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보람된 시간도 많았다”면서 “오너는 시대에 맞는 경영철학을 갖고, 임직원은 목표 의식을 갖고 자기개발에 매진하면 대한민국 제약 산업을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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