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다국적 제약사의 소유물로만 여겨졌던 여성 MR들의 비중이 국내사에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여전히 국내제약사들의 여성 MR의 비율은 남성 MR에 비해 미미한 편이지만 여성 파워가 확실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

여성 질환 치료제를 보유한 모 다국적사는 여성 MR의 비중이 약 50%에 달하며 그 중 최장 근속을 달성한 여성 MR은 10여년째이다.

금연과 비뇨기계 질환 등 남성 환자가 주 타깃인 치료제를 보유한 또 다른 다국적사의 경우 약 31%가 여성 MR이다.

다국적 제약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여성 MR의 비중이 높다. 그동안 제약영업에 대한 인식이 술자리나 접대, 야근, 리베이트 등을 떠올리게 돼 여성이 범접하기에는 너무 먼 직업으로 보였다. 하지만 다국적사를 따라잡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이제는 MR의 성 비중에서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타 영업직과 다르게 제약 영업의 경우 디테일이 매우 중요하다. 여성 MR들의 섬세하고 꼼꼼한 부분이 제품 소개나 어필에도 효과적인 장점이 있다”며 “국내사에서는 거의 보기 힘들었지만 최근 여성 MR에 대한 분위기는 많이 열려있다”고 전했다.

국내 대형 제약사로 꼽히는 A사의 경우 4.5%, 중견 제약사인 B사의 경우 1%가 여성 MR이었다. 비록 비율로는 다국적사에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3~4년 새에 확실히 늘었다는 게 국내사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중견 제약사 B사 관계자는 “현재 비율로는 1%밖에 안 되지만 과거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던 만큼 굉장히 많이 늘어난 것”이라며 “실무에서도 능력을 인정받는 여성 MR들이 많다. 다만 아직까지 여성들의 MR채용 지원이 남성들만큼 많은 편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같은 여성 MR의 증가는 다국적사의 근무여건을 국내사가 따라가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 제약사들의 장기근속 포상은 10년, 15년, 20년 단위로 주어지는데 한 국내 제약사의 경우 여성 직원에만 5년 근속 포상을 제공하고 있으며, 또 다른 국내 제약사의 경우 1년에 가까운 출산휴가까지 제공하면서 여성 MR 붙들기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장기간의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귀를 앞두고 있는 국내 제약사의 한 여성 MR은 “여성이라고 술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임신 당시 회사나 의사들의 배려를 많이 받았다”며 “당사의 경우 여성에 대한 복지 혜택이 잘 돼 있는데 덕분에 1년여의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귀를 앞두고 있다. 떨어진 감을 살리기 위해 최근에 관련 서적 등을 공부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여성 특혜로 인한 국내외 제약사 직원들의 반응도 극과 극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비율적으로 여성 MR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큰 반발이나 저항은 없다”고 밝힌 반면, 다른 다국적사 관계자는 “남자와 여자 비율이 50 대 50인데 출산휴가 외에 근속포상 등 여자들에만 해당되는 특혜제도들은 역차별”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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