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을 맞은 제약주들이 전반적인 1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시총 상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약세흐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개별주들의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4일 본지가 코스피 의약품업종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39개 종목(우선주 제외)들의 최근 한 달(20거래일) 주가 추이를 집계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종근당(+37.1% YoY), 한미약품(+19.4% YoY), 유한양행(+13.8% YoY), 동아에스티(+5.3% YoY) 등 주요 상위사들은 양호한 1분기 매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최근 한 달, 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이들 종목 중 유한양행만이 +2.32% 상승하며 보합세를 띄었다.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바통을 이어가며 업종내 대장주로 군림한 바 있는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은 최근 20거래일 수익률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각각 같은 기간 -19.75%, -15.59%, -17.17%의 하락했다.

반면 영진약품(+100.75%), 제일약품(+51.76%), 신풍제약(34.59%) 등은 급등세를 보였다. 이어 시총 중하위 그룹인 오리엔트바이오(+32.67%), 국제약품(+25.54%), 슈넬생명과학(+21.70%), 파미셀(+10.42%) 등도 두자리 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영진약품은 KT&G생명과학과의 소규모 합병 이슈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타깃으로 하는 천연물신약의 미국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강한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제일약품은 개발 중인 뇌졸중 치료신약 ‘JPI-289’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JPI-289 식약처로부터 임상2a상 진입을 승인받은 상태다.

하지만 이들 종목들에 작용하고 있는 재료들이 ‘폭등’에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정당화시키기는 힘들다는 것이 시장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추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최근 세 달여 동안 영진약품은 223.39%, 제일약품은 125.65% 상승하며 상당히 부담스러운 밸류에이션을 형성하고 있지만, 매수가 또 다른 매수를 부르며 주가에 관성이 붙어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오버슈팅을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미 이들 종목들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시키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나오면 한순간에 가파르게 급락할 수 있다”면서 “종목을 보유하고 있어 수익구간에 있다면 수익극대화 전략이 유효할 수 있지만, 신규 진입은 리스크를 고려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스피 제약주들이 속해있는 의약품지수는 지난 4월 26일 9466.98p의 고점을 기록 후 지난 3일 8916.10p의 종가를 기록하며, 직전 고점 대비 6% 가량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현재 의약품지수는 위로는 9,600선, 밑으로는 8,100선의 밴드를 형성 중이다. 최근 시장에 존재했던 1분기 어닝시즌 기대감이 무색하게, 양호한 실적 발표에도 제약주들이 오르지 못해 상대적으로 체감 낙폭은 클 수 있지만 긴 호흡으로 바라보면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 28일 정부가 육성펀드 조성, 규제 철폐, 신약개발 임상 3상 R&D와 시설 투자 세액공제 등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담은 신산업 육성 정책을 발표하면서 제약주들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었지만 주가는 도리어 하락했다”면서 “지난해 4,400선이던 의약품지수가 현재는 두 배가 넘는 수준인 만큼 해외이슈 등 보다 강력한 재료가 출회되지 않으면 추가적인 대세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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