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한미사이언스의 ‘온라인팜’ 현안에 발목이 잡혀 모든 현안이 뒷전으로 밀린 채 고민에 빠졌다.

유통협회 황치엽 집행부는 온라인팜이 약국을 대상으로 도매영업을 전개하고 타 제약사 제품까지 취급함으로써 골목상권을 침해, 도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면서 수개월 동안 한미와의 전쟁을 선언했으나 아무런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로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1인 시위도 지난번 확대회장단회의에서 다시 재개키로 했으나 다시 재개했을 경우, 과연 얼마나 이어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더욱이 한미약품을 압박하기 위해 광고까지 게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협회 집행부가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과의 만남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 역시 한미 측에서 응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일부 대형도매들이 온라인팜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온라인팜에 입점한 유통업체들도 단체로 탈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지만 실제 탈퇴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입점 도매가 탈퇴했을 경우 약국으로부터 쏟아지는 반품의약품이 업체별로 수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입점도매를 탈퇴하라고 강요할 명분도 희박해지고 있다.

또한 유통협회가 한미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불법 영업행위를 수집해 폭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 역시 이렇다 할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고 새로운 불법을 찾아내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온라인팜이 약국에 금품을 제공한 약사의 녹취록이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공개되지 않아 진휘를 확인할 수 없다.

도매 측은 온라인팜 영업사원이 약국에 금품을 제공한다면서 그 증거를 확보하려하지만 금품을 수수한 약국에서 협조하지 않는 한 이 역시 불가능한 일이다.

한마디로 유통협회 집행부가 온라인팜과 투쟁에 앞서 철저한 계획과 준비를 세우고 전략적으로 나서야 했는데 철저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부침으로써 자칫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투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공격당하는 한미 측보다 공격하는 도매 측이 곤욕스러울 것이다. 한미 측에서는 온라인팜 소속 영업사원들의 진로는 물론 앞으로 대대적으로 전개할 RFID사업까지 연계돼 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일 수 있다. 그렇다고 현재 크게 답답해할 것도 없어보인다.

오히려 먼저 전쟁을 선언한 유통협회 측이 일련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묘수가 보이지 않아 더욱 답답할 것이다.

이제는 단체의 힘으로 밀어부쳐서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합리적인 명분과 해법을 가지고 상대와 꾸준히 대화해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해법을 찾아야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시대이다.

유통협회 집행부는 이번 사안에 대한 해법을 신속하게 찾아 대처함으로써 무능한 협회 이미지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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