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8돌 특집Ⅱ]국내 제약 R&D, 미래를 본다
주상언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 

우리나라가 글로벌 신약개발 국가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국내 제약기업들이 빅파마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연구개발 생산성을 확보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성공모델을 창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우수한 연구개발 역량과 훌륭한 신약개발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혁신신약의 글로벌 시장진출을 위한 해외 후기 임상시험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이 2020년 글로벌 신약 4개 창출을 통한 제약산업 10대 강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도전적인 신약개발 분야의 창조경제 모델, 성공하는 사업모델을 만들어야만 한다.

특히 미래 수요를 선점할 수 있는 개발대상 약물의 전략적 선택, 임상효능과 위험비용을 고려한 약물개발 최적 프로세스 설계, 그리고 라이센싱 아웃 전략 등 비즈니스 모델에 기초한 리스크 관리 등을 선진화하는 게 필수적이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은 2015~2017년 2단계 사업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 수준의 연구개발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KDDF만의 비즈니스 모델에 기초한 전주기 R&BD 지원을 통해 한국형 신약개발 성공모델을 창출하고 이를 산업계에 확산하는 신약개발 분야 사업개발 및 사업화 전문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다.

정부, 신약개발 '마중물' 역할

신약개발이 한국 경제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점에 누구도 이의가 없겠지만 글로벌 수준의 신약창출, 글로벌 제약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투자 생산성 수준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에 따라 범정부 차원에서 미래 신성장 산업인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제약산업육성종합계획이 그것이다.

글로벌 신약 10개 이상 창출, 글로벌 50대 제약기업 2개 육성이라는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연구개발투자 확대에서부터 제약기업의 특성과 역량에 따른 전문화, 약물스크리닝, 실험동물, 임상시험 인프라, 벤처캐피털 투-융자, 비즈니스컨설팅까지 신약개발에 필요한 모든 영역, 모든 개발단계에 따른 종합육성시책이 촘촘하게 이뤄지고 있다.

비록 이에 필요한 지원예산 총액은 2014년 기준 년간 2,493억 원으로 신약 1개 개발비용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그동안 지적돼왔던 국내 신약개발의 주요 장애요인들을 돌파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됐다는 점, 범부처 차원의 연계협력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바이오·의료기술 개발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을 통해 상업용 타깃확보,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최적화,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등을 중점 지원하고 있으며, 첨단의료복합단지 신약개발지원센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을 활용한 신약개발 연구 인프라를 집중지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첨단의료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신약개발 비임상·임상 단계를 중점 지원하고 있으며 시스템통합적 항암신약개발사업을 통해 국내 산·학·연이 발굴한 유망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공동 개발, 라이센싱 아웃하는 형식으로 지원한다. 이 외에도 글로벌 개량신약 연구개발센터 지원, 혁신형 제약기업 국제공동연구 지원 등 제약산업에 특화된 지원도 복지부 역할 중 하나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의료기기산업핵심기술개발, 충청 및 강원 광역경제권선도산업육성 등을 통해 신약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기술개발을 통한 글로벌 수준의 제품개발 및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제품 중심의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 시작된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은 3개 부처가 각각의 경계를 허물어 효율성을 높이고자 추진된 사례이다. 이는 글로벌 신약개발 성공모델 창출을 위한 핵심사업이자 대표 브랜드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그동안 진행된 1단계 사업을 통해 총 9건, 300억 원 규모의 라이센싱 아웃 성과를 창출했다. 그 중에는 해외 기업으로의 기술이전에 따른 기술이전 금액이 200억 원에 달하는 사례도 포함하고 있다.

한편, 국내 제약기업의 글로벌 시장진출을 위한 해외 임상시험 진행건수는 2014년 현재 총 48건(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지원과제 중 해외임상 건수는 총 8건)으로, 이들 해외임상 진행약물의 연평균 매출 예상액은 약 3천억 원 이상의 글로벌 혁신신약에 해당한다. 과거 20년간 지원해 온 정부 연구개발 투자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Therapeutic Development Process>



신약개발 역량 결집 위한 지원기능 강화

그러나 무엇보다 산학연, 개발단계별로 다양하게 존재하는 신약개발 역량을 한곳으로 결집시켜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대형성과 창출이 중요하다.

일단 성공모델이 창출되면 이러한 경험과 지식을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이에 자극받은 제약기업들이 글로벌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글로벌신약개발 지원을 위해 출범한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에게 주어진 역할은 바로 이러한 ‘성공모델 창출을 통한 산업계 체질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제약기업, 연구소, 대학의 신약개발 역량, 인프라 수준은 그동안의 정부 지원정책과 제약기업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이미 국제적 수준에 올라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미래 의약시장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한 독창적이고도 차별화된 개발 대상 선정, 과감하고도 공격적인 투자전략, 신약개발에 수반되는 장기간의 불확실성을 관리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 변화하는 경쟁환경에 따라 약물개발 전략을 유연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 관리역량, 개발된 약물의 라이센싱 아웃에 필요한 사업개발 능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는데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R&D 그 자체보다는 R&BD, 사업화 중심의 지원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신약창출 성공모델을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업단은 지원 프로그램을 ‘목적형 포트폴리오’와 ‘혁신형 포트폴리오’로 이원화해 운영한다. 목적형 포트폴리오는 라이센싱 아웃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전략적으로 선정하거나 빅파마 연계 공동투자 프로그램을 통해 과제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혁신형 포트폴리오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차별화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 등 와해성 신개념 치료제 개발 등을 지원한다.

또한 사업개발 기능과 전략기획 기능을 보다 강화해 선제 과제발굴, 해외 우수 물질 발굴, 적극적인 라이센싱 촉진을 위한 컨설팅 서비스 등 지원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라이센싱 가치 중심 과제 운영관리 시스템으로 글로벌 개발비용을 고려한 충분한 지원을 하되, 조기에 임상성공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개발 전략을 적용해 ‘Fail Fast Fail Cheap’ 원칙을 구현한다.

아울러 약물가치평가 모델에 따라 마일스톤별 약물가치의 증가 목표 수치를 정량적으로 정의한 뒤, 이를 기준으로 Go/No Go 의사결정을 함으로써 비즈니스 관점의 투자 결정이 이뤄지도록 하고, 개방과 협력을 통해 사업단 사업모델이 전체 산업계에 확산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처럼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은 우리가 가진 다양한 가능성을 최대로 끌어올려 국내에 글로벌 신약개발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전략기획 및 비즈니스 개발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신약개발 분야에서 창조경제의 성공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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