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약국경영 활성화
[부천시약사회 총무위원장 정민식]
 

2014년 일선 약국가는 법인약국과 원격진료에 관련된 문제들, 헬스&뷰티샵과 24시간 편의점의 시장 잠식 등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민초약사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 

약사들이 기존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약국 경영 활성화에 나서야할 때 이다. 실추된 소비자 신뢰 확보는 물론 약국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경영 측면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실천에 옮기는 2014년 한해가 되길 바란다.

인터넷 여론 선도에 앞장

우선 약사 각자가 정부 기관에 민원 제기와 건의를 한다든지 혹은 인터넷 여론을 선도하는 것에 일조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일들은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실행하기에 매우 힘이 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청구불일치와 한약사 문제 등에 있어 민초약사들의 민원은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국정원과 군(軍) 사이버사령부의 인터넷 여론전에서 보듯 인터넷의 영향력은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사이버 여론 선도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오픈 진열대 등 소비자 접근성 확대

좀 더 가시적이며 약국 매출과 수익에 상당한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일들은 ‘약사협동조합’의 가입과 ‘오픈 진열’에 있다고 사료된다. 2013년 팜 엑스포에서 부천시약사회 김대영 약사는 오픈 진열 효과를 논문으로 발표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김 약사는 폐쇄적 진열이 아닌 오픈 진열을 통해 ‘약사와 환자 간 나쁜 상담 흐름이 극적으로 개선됐고 약사의 복약지도 비중이 점증됐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사례와 POS자료를 통해 입증했다. 

그 당시 화제가 됐던 파스 진열대 사례를 살펴보면 냉감 파스에서 온감 파스 순으로 샘플과 함께 오픈 진열해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었더니, 오히려 약사와 상담을 하고 구매하는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필자는 기존의 오픈 진열에 약간의 팁을 더한 ‘적극적인 오픈 진열’을 2014년 약국가의 매출 증대 화두로 던지고 싶다. ‘적극적인 오픈 진열’은 특별하고 대단한 것이 결코 아니다. 약사라면 누구나 간단히 실행할 수 있고 많은 약사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던 아이디어들, 특히 임상적 경험들을 바탕으로 하며 환자 입장에서도 효과가 좋아 만족스러웠던 사례들을 오픈 진열시 POP로 소개하는 것이다. 


<경기도 부천시 팰리스약국 김대영 약사의 파스 오픈 진열대>

적절한 POP 활용과 상담

기존 오픈 진열에서는 각 제품 특장점을 표기한 POP와 상담을 통해, 특정 제품 구매 비율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런데 ‘적극적인 오픈 진열’에서는 특정 제품 구매뿐만 아니라 ‘고객의 추가 구매’를 목표로 한다. 

다시 말해 A라는 제품을 구매하려던 고객이 B라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에 그친다면 ‘적극적인 오픈 진열’이 될 수 없는 것이다. B제품뿐만 아니라 C라는 제품을 추가 구매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해야 ‘적극적인 오픈 진열’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첫째, 약사로서 임상적 지식을 활용하자. 냉찜이나 온찜만 반복하는 것보다는 냉온을 교대하는 것이 근육 강직이나 경련을 푸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은 냉온욕(冷溫浴)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여기서 착안해 ‘탁월한 효과 : 냉파스 12시간, 온파스 12시간씩 냉온 교대로 붙이세요’라는 문구를 써 보자.
둘째, 헬스&뷰티샵 등의 가격표시 사례를 간단히 벤치마킹하자. 즉, 가격 표시에 있어 ‘1개 3,500원/3개 1만원’이라고 적어 보자. 

제품 각각의 특장점만 설명하는 POP를 설치했을 때보다, 위와 같은 문구의 POP 두 가지를 추가함으로써 파스 매출 자체가 증가함을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스 한 개를 구매하려던 고객이 ‘냉파스 1만원 + 온파스 1만원 = 총 2만원’의 파스류를 구입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또한 냉온 요법으로 효과를 본 환자들은 다음에도 특정 약국을 방문해 냉파스와 온파스를 함께 구매한다. 

또 다른 예로서 파스류와 같은 저가품 외에, 비교적 고가 제품군인 비타민제를 생각해 보자. 고가의 제품들은 오픈 진열 시 각각의 특장점이 긍정적 구매 심리를 불러일으키는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고가의 제품군에서는 여러 개를 구입할 때 가격할인이 있다고 공표해 놓을 경우, 제품 단가 자체에 대한 혼란과 의구심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해당 가격 자체가 할인된 가격임을 알리는 ‘00만원 ==> XX만원’과 같은 POP홍보가 훨씬 효과적이다. 또한 비타민제를 필요로 하는 현대인들 상당수에게 특정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이 효과적이라는 것에 착안해 ‘OOO와 함께 드시면 ㅁㅁㅁ에 정말 좋습니다.  OOO X개월분 X만원’이란 문구를 오픈 진열대에 추가했다고 하자. 약국에서 비타민제만 구매하려던 고객이 건기식까지 추가 구매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할 것이다. 

이때 약사 스스로 해당 제품들을 실제 복용하면서 효과의 추이를 살펴보고, 가운 주머니에 상기 제품들 몇 알을 보관하는 샘플 통을 가지고 있다가 보여 주면서 설명을 한다면 고객이 구매를 결정함에 있어 상당히 효과적이다. 

다만, 의약품과 건기식을 함께 진열할 경우에는 건기식임을 표기해야만 하고, 건기식에 대한 POP 문구에서 금기되는 표현이 많음을 주의하여야만 한다. 


<매출 증대를 위해 두 가지 문구를 추가한 파스 오픈 진열대>


<상단의 간단한 POP를 통해 비타민제 구매 고객이 건기식을 추가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성이 반영된 건기식 등 활성화

이외에도 ‘적극적인 오픈 진열’의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인공눈물을 오픈 진열한 후, 오픈 진열한 케이스 위에 1~2만원하는 눈 영양제를 함께 진열하고 ‘안구 건조 ㅡ 눈 영양제 X만원’이라는 간단한 POP로 홍보해 보자. 인공눈물만 구입했을 고객이 눈 영양제까지 구입하는 다수의 사례가 발생한다. 

약국 밖으로 나가게 되는 제품들도 적극적 대처가 가능하다. 의료기기로 전환되는 임신테스트기의 경우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들을 오픈 진열해 가격 시비를 없앤 후 ‘서로 다른 회사 제품으로 함께 테스트 하면 정확한 임신진단 가능’이라는 POP를 통해 매출 증대까지 이룰 수 있다. 

임신테스트기로 자가 진단 시 약 95%의 정확도를 보이지만, 최근에는 제품 자체 결함으로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90%의 정확도를 보이는 제품들이라도 두 개 모두 임신 진단에 실패할 확률은 0.01(0.1*0.1), 즉 1%밖에 안 되므로 서로 다른 회사 제품으로 함께 테스트하면 정확하다는 설명은 과학적이며 설득력이 있다. 

또한 산부인과가 근처에 있거나 임신과 출산을 원하는 부부들이 많은 동네라면 임신테스트기를 오픈 진열한 케이스 위에 엽산을 같이 진열해 보자.(물론 엽산 제품이 건기식임을 표시해 혼합진열이 아님을 명확히 하자.) 

‘건강한 태아를 위해 여성은 물론 남성도 엽산을 함께 복용해야 한다’는 POP를 통해 엽산 매출의 증대가 눈에 보일 것이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이 ‘적극적인 오픈 진열’에서 추가적 매출은 약사의 임상적 지식과 결합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창출된다. 

이러한 ‘적극적인 오픈 진열’이 모든 고객에게 효과적일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고객에게서 실패하는 경우도 결코 없다. 

따라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고 실천해야 한다. POP와 아크릴 진열대는 몇 만원이면 장만할 수 있으며 재활용도 가능하다. 

‘적극적인 오픈 진열’은 약국의 수익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매출 자체를 증대시킴으로써 우리나라 헬스케어 시장에서 약국의 바잉 파워(buying power)와 점유율을 향상시키리라 사료된다. 그동안 헬스케어 시장의 제로섬 게임에서 약국이 패배자인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승리자가 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만 한다. 

많은 약사들이 오픈 진열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실천을 안 하거나 혹은 단편적인 이용에 그치고 종합적으로 활용을 못하는 현실에서, 2014년 갑오년 새해에 약사신문 논지제시를 통해 ‘적극적인 오픈 진열’이 약사들의 곳간을 풍족하게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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